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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추락에 일본 당국도 우려...안전자산 지위 ‘흔들’
엔화 추락에 일본 당국도 우려...안전자산 지위 ‘흔들’
  • 임호균 기자
  • 승인 2022.04.19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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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엔화 가치 20년 만에 최저치 기록
일은 총재 “급속한 엔화 가치 하락 마이너스를 키운다”
엔저현상 용인하면서 통화완화정책 고수하던 모습과 달라져

[이코노미21 임호균]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자 일본은행(BOJ)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엔화 약세는 전체적으로 일본 경제에 플러스로 작용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 등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쿄 BOJ 총재는 이날 중의원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서 "상당히 급속한 환율 변동"이라며 "급속한 엔화 가치 하락은 마이너스를 키운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의 이날 발언은 그간 고수하던 태도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이어 그는 급속한 엔화 변동이 중소기업이나 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생각이라고도 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이날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서 "현재 경제 상황에서 환율이 좋다고 볼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최근 높아진 원자재 비용과 여전히 느린 일본의 임금 상승세를 언급하며 엔화 약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했다.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으나 일본의 임금 상승 속도가 여전히 낮아 기업이 증가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을 말한다.

슌이치 재무상은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상승이 기업과 가계를 더 힘들게 할 수 있다”면서 엔화 환율 변동과 관련해 미국 등 통화당국과의 밀접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구로다 총재와 스즈키 재무상의 이날 발언은 엔저현상을 용인하면서 통화완화정책을 고수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들의 발언으로 이날 오전 126엔 후반대까지 치솟았던 달러·엔 환율은 126엔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구로다 총재는 기존 통화완화 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 전체에 플러스가 된다는 평가를 바꾼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의 물가상승은 에너지 가격상승이 주요인이며 일본정부의 목표 물가상승률 2%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가능성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엔화의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달러·엔 환율이 150엔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코노미21]

구로다 총재와 스즈키 재무상의 이날 발언은 엔저현상을 용인하면서 통화완화정책을 고수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사진=일본은행
구로다 총재와 스즈키 재무상의 이날 발언은 엔저현상을 용인하면서 통화완화정책을 고수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사진=일본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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