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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1일물 역레포 규모 사상 첫 2조달러 돌파
미 연준 1일물 역레포 규모 사상 첫 2조달러 돌파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2.05.27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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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물 역레포는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머니마켓펀드를 위해 만든 제도
연준 제공 1일물 역레포와 미국 정부 보증 1개월 국채는 무위험 채권
1개월 국채 금리 1일물보다 높아야 하는데 현재는 오히려 0,25% 낮아
이는 구조 문제거나 미확인 요인으로 금리 왜곡요인 있다고 볼 수 있어
양적완화에서 양적긴축으로 전환하면 여러 문제들이 부각될 것

[이코노미21 양영빈] 연준의 1일물 역레포(Overnight reverse reop, ON RRP) 규모가 5월23일 사상 처음 2조달러를 돌파했다. 현재 연준의 대차대조표 전체 크기는 9조달러에 육박하는데 부채를 보면 주요 항목으로 1일물 역레포는 2조달러, 유통화폐는 2조2700억달러, 지급준비금은 3조3600억달러, 재무부가 연준에 예치한 예금인 재무부 일반계정인 TGA는 8900억달러가 있다. 이 네가지 항목이 전체 부채의 93%를 차지한다.

 

최근 1일물 역레포 규모 추이. 출처=미국 연준 FRED,
최근 1일물 역레포 규모 추이. 출처=미국 연준 FRED,

5월23일 처음으로 1일물 역레포가 2조달러를 돌파했을 때 여러 곳에서 현재의 금융 시스템이 무엇인가가 상당히 잘못되어 있다고 평가하거나 심지어는 금융시장의 붕괴를 점치고 있는 곳도 있었다. 2020년 시작한 양적완화로 5조달러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유동성을 제공했으나 이중 2조 달러를 역레포의 형태로 연준이 다시 흡수한 것은 분명한 문제가 있다.

현재 1일물 역레포의 규모는 2조달러 근처이고 금리는 0.80%이다. 또한 1개월 만기 미국 국채의 금리는 0.55%이다. 보통 채권의 금리는 채권의 위험과 만기까지의 남은 시간에 비례한다. 연준이 제공하는 1일물 역레포와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1개월 국채는 무위험 채권이라고 할 수 있다. 위험성만을 따진다면 1일물 역레포와 1개월 국채는 동등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둘 사이의 금리는 만기를 비교하면 되는데 1일물은 말 그대로 만기가 하루이며 1개월 국채는 만기가 1개월이므로 당연히 1개월 국채의 금리가 높아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금리는 1개월 국채가 무려 0.25%나 낮아 시장 구조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거나 아니면 알 수 없는 요인으로 인해 금리 왜곡 요인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1일물 역레포는 2013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주로 단기자금시장 참여자(머니마켓펀드 MMFs)들을 위해 만든 제도이다. 연준에 예치를 하고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주체는 은행이다. 은행은 지급준비금을 예치해 현재는 0.90%의 이자를 받는다. 머니마켓펀드는 지급준비금의 이자를 받을 수 없는 대신 1일물 역레포 이자인 0.80%를 받을 수 있는데 두 이자율이 현재 미국 연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금리의 상단과 하단 역할을 하고 있다.

만기 1개월짜리 단기 국채의 금리가 만기 하루짜리 1일물 역레포보다 낮다는 것은 단기 국채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미국 시장에서 단기 국채는 환매조건부거래(레포)에 많이 이용된다. 금융 기관들 사이에 자금을 빌려줄 때 담보가 있어야 하는데 바로 단기 국채가 가장 선호하는 담보이다. 1일물 역레포는 연준에게는 레포거래가 된다. 즉, 1일물 역레포 거래에서는 연준이 MMFs에게 연준 소유의 담보를 제공하고 MMFs는 연준에 보유 현금을 빌려주게 된다.

보통 민간 금융기관 사이에 거래하는 경우에 1주일 레포로 하면 현금을 빌려준 쪽은 국채를 담보로 받는데 1주일 후 정해진 시간에 담보를 되돌려주고 약간의 이자를 받게 된다. 이 경우 1주일 사이에 담보를 받은 상대방은 그 담보를 처분할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공매도를 해도 무방하다. 만기에 담보를 되돌려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1일물 역레포에서 MMFs가 연준으로부터 받은 담보는 MMFs 자유롭게 처분할 권리가 없다. 연준의 명의상 담보일 뿐 레포 거래처럼 담보 처분권이 없다. 레포 거래에서는 심지어 담보를 받은 사람이 그 담보를 기반으로 재담보를 삼아 자금을 빌리기도 한다. 이러한 거래에서 최고의 담보는 만기 1개월짜리 국채이며 높은 인기로 인해 생기는 수요가 1개월 국채 금리가 1일물 역레포 금리보다 작게 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1일물 역레포의 또다른 역할은 양적완화(QE)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당초 QE는 장기 국채의 이자율을 낮추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소비를 진작시키는 일종의 낙수효과를 기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경험이 그랬고 미국 역시 2009년 양적완화 이후 바라던 낙수효과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고 미국은 독특한 세금 제도로 인해 기업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융통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양적완화 결과 은행은 늘어난 예금은 실물경제에 대출되지 못하고 연준의 지급준비금 계정에 그대로 맡기는 상황이 지속되었으며 그 결과 금융위기 이후 바젤3 규약에 의해 엄격해진 은행의 레버리지 비율 규제인 자기자본/자산총액 비율(SLR 비율)의 최소한도에 다다랐으며 SLR 비율을 다시 늘리기 위해 자산을 줄여야 했는데 바로 이 상황에서 은행이 보유 예금을 MMFs로 밀어내고 MMFs는 이 예금을 1일물 역레포에 투자하기에 이르렀다.

1일물 역레포는 이중의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 연준의 기준금리의 하단 역할을 한다. 둘째, SLR 비율이 최소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은행의 자산을 감소시킬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전통적으로 중앙은행은 자금의 최종대부자로 표현되는데 비해 이 두번째 1일물 역레포를 통해 연준은 자금의 최종수요자 역할을 하게 된다. 연준은 발권력을 가지고 있는 기관이다. 따라서 연준이 자기가 발행한 화폐를 빌린다는 것은 일종의 형용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다소 비합리적인 일이 발생하는 것의 주요 원인은 대규모로 진행된 양적완화라고 할 수 있다.

연준은 6월 1일부터 양적완화의 반대라 할 수 있는 양적긴축(QT)을 시작한다. 이것을 연준은 대차대조표 정상화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현재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비정상임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양적완화는 이미 4차에 걸쳐서 진행되었고 이번 양적긴축은 마지막 양적완화 이후 새로 시작하는 양적긴축이다. 처음 양적긴축에 비해서 규모는 거의 2배이고 속도 역시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이미 2019년 첫 양적긴축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이번 양적긴축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정상화 과정에서 1일물 역레포, SLR 규제, 양적완화 부작용 등의 문제들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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