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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치 20여년 만에 최저...달러당 132엔대
엔화가치 20여년 만에 최저...달러당 132엔대
  • 김창섭 뉴미디어본부장
  • 승인 2022.06.07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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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본과의 금리차 확대 때문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도 엔화 약세의 요인
일본은행 금리 완화기조 이어가겠다는 방침 고수

[이코노미21 김창섭] 달러 당 엔화가 2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엔화 가치 하락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정책과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에 일본 정부가 고수하고 있는 완화기조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장중 한 때 1달러 당 132.74엔에 거래됐다. 이는 약 200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달 9일 1달러 당 131엔 대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로 엔화가치가 다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일본과 금리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닛케이신문은 엔화 약세를 억제할 만한 재료가 부족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의 긴축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달 15일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높다.

고유가 등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도 엔화 약세의 요인이다. 일본은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달러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 현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120달러 수준으로 3월 초순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츠비시 UFJ모건스탠리 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씨는 "달러가 아무리 비싸도 실수요가 발생하면 달러를 사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금리 완화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6일 긴축정책을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일본정부는 엔저가 유지되면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오히려 무역적자가 확대하는 등 부작용이 더 크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른바 ‘나쁜 엔저’에 대한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엔저를 관광산업 부양의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0일부터 해외 단체여행객을 허용한 상태다. 일본 입국자 수가 늘면 엔화 수요가 늘어 엔저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는 정치적 부담이 있어 당장 실현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이코노미21]

일본 쿄토. 사진=이코노미21
일본 쿄토. 사진=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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