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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헤지펀드 런던금속거래소에 손해배상 소송 제기. 왜?
세계적 헤지펀드 런던금속거래소에 손해배상 소송 제기. 왜?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2.06.08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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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펀드, 어소시에잇 펀드 4억5600만달러 손배소 제기
올해 3월 8일에 있었던 니켈 폭등 사건이 소송 원인
LME, 니켈 선물에서 이상 거래 있었다고 판단해 거래 취소 단행
홍콩거래소가 LME를 인수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

[이코노미21 양영빈] 세계적으로 유명한 헤지펀드인 엘리엇 펀드와 어소시에이트 펀드가 6월 6일 런던금속거래소(이하 LME)를 상대로 4억5600만달러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의 원인은 올해 3월 8일에 있었던 니켈 폭등 사건이다. 당시 니켈 선물은 톤당 4만8천달러에서 순식간에 10만달러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니켈 선물 매도 당사자들에게는 상당한 양의 마진콜이 발생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LME는 당일의 모든 거래를 무효화하는 것과 1주일간 니켈 선물 거래 정지를 공표했다.

당시 니켈 선물을 매도한 대표적인 주체는 중국의 청산그룹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그룹은 주로 니켈을 원료로 스테인레스를 생산하는 업체였다. 원자재나 원료를 대상으로 하는 선물 시장에서 대규모로 선물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쪽은 원자재를 채굴하는 업체이거나 원자재를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이다. 예를 들어 지금 원자재를 채굴해서 6개월 이후에 납품하는 경우, 원자재 생산업체는 원자재 수요 회사와 현재가격으로 계약을 한다. 문제는 6개월 후에 원자재를 넘겨줄 때 원자재 생산 업체의 가장 큰 고민은 현재 가격과 6개월 이후 가격의 차이를 두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다. 이럴 때 원자재 회사는 상품선물 시장에서 매도 포지션을 취해서 원하지 않는 가격변동에 대한 헤지를 한다. 현재 가격이 톤당 1만달러이고 6개월 후의 가격이 1만5천달러로 상승했다면 원자재 회사는 실물에서 톤당 5천달러의 수익이 발생하고 동시에 선물 매도 포지션에서 5천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므로 가격 변동을 헤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상품선물은 정산 방법으로 일일정산 규칙을 따르며 이는 매일의 선물 가격 변동에 대해 납부해야 할 증거금이 변동하게 됨을 의미한다. 매도한 측은 선물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선물 매도 포지션에 대한 증거금이 오르게 되고 추가로 증거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때 추가 증거금을 납부하지 못하게 되면 거래소는 매도 포지션을 강제로 청산하는 절차를 밟게 되고 매도측은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자금이 풍부한 회사라면 추가 증거금 납부에 의해 문제해결이 가능하다. 만기까지 기다리면 의도했던 가격변동에 대한 헤지를 할 수 있지만 중도에 선물 가격의 변동이 심한 경우엔 자금 여유가 없는 회사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는데 이게 바로 중국의 청산 그룹이 처한 상황이었다. 당시 청산 그룹의 평가 손실은 80억달러라고 알려져 있었다.

LME는 니켈 선물에서 이상 거래가 있었다고 판단했으며 초유의 거래 취소를 단행했는데 항간에서는 이것이 청산 그룹을 구제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의견이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3월의 비상 조치가 홍콩거래소가 2012년 LME를 인수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이다.

홍콩거래소의 LME 인수는 중국 금융이 세계로 진출하는 것과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 전세계 금속 선물 시장의 선도적 거래소를 운영함으로써 금융에 대한 국제적 경험을 쌓고 나아가 중국 내 선물거래소(상해거래소, 정주거래소, 대련거래소)들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전략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니켈 선물 거래 취소 사건은 그동안의 노력을 한 번에 무용지물로 만드는 악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소송의 결과를 떠나 어떤 금융 시장이 국제화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상황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 거래 자체를 취소하는 행위는 국제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코노미21]

런던금속거래소 홈페이지 캡쳐
런던금속거래소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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