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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재정수지의 미스터리...예산 적자 1년전에 결정돼
중국 정부 재정수지의 미스터리...예산 적자 1년전에 결정돼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2.06.28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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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중국 재정적자 3.7%에 불과 반면 미국은 14.5%
중국 재정수지 관리가 잘되는 것은 재정수지 산출 특성 때문
1년전 계획했던 예산전망치 다음해 결산치와 일치
매년 3월 전인대에서 지난해 재정결산과 새해 재정 예산 확정
적자규모가 계획보다 커지면 각종 기금에서 보충, 작으면 반대로
중국 일반공공예산 수입과 지출의 차이는 한국의 관리재정수지에 해당

[이코노미21 양영빈] 중국국가통계국 등이 발표하는 자료는 해석이 쉽지 않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회계원칙과 다른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자료를 해석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다음 그림은 GDP 대비 중국의 누적 일반공공예산의 전년 대비 수입과 지출을 보여준다. 일반공공예산 수입과 지출은 재정 수입과 지출을 의미한다. 이 자료를 읽을 때 월별 누적자료의 의미에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2106년 6월의 누적 일반공공예산 수입과 지출은 전년대비 각각 7.1%, 15.1% 늘었다. 이 수치는 일반공공예산 수입과 지출을 보았을 때 2016년 1월부터 6월까지의 누적 값이 2015년 1월부터 6월까지의 누적 값에 비해 얼마나 변화했는가를 보여준다. 해당 월별로 비교한 값이 아니라 누적 값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출처=중국국가통계국
출처=중국국가통계국

그림에서 보면 2017년 12월의 누적 재정 수입과 수출이 7.4%, 7.7%로 거의 비슷함을 알 수 있다. 12월까지 누적 지출과 수입이 전년동기 대비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2017년의 재정적자(GDP 대비 -3.7%)가 2016년의 재정적자(GDP 대비 -3.8%)와 거의 비슷함을 의미한다.

최근 재정 현황을 보면 2022년 5월까지의 누적 재정 수입과 지출은 전년대비 각각 -10.1%, 5.9%로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어 향후 재정운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중국의 재정적자를 보면 매우 견실해 보인다. 2020년 재정적자 수준이 3.7%에 불과해 코로나 사태에도 정부의 재정지출이 2016년 ~ 2018년 시기보다 오히려 더 작았다. 미국의 2020년 재정적자가 GDP의 14.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중국의 재정수지 관리가 매우 훌륭한 것처럼 보인다. 중국의 재정수지 관리가 잘되는 것은 정책당국의 훌륭한 관리보다는 중국 재정수지 산출의 특성으로부터 기인한다.

중국은 매년 3월 전인대회에서 지난해 재정에 대한 결산을 하고 동시에 그해의 재정에 대한 예산을 세운다. 재미있는 사실은 1년 전에 계획했던 예산 전망치가 다음 해의 결산치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22년 전인대회 발표를 보면 2021년 결산을 할 때 “일반공공예산 수입은 20조2538억위안이고 지출은 24조6321억위안이다. 예산안정조절기금, 정부성기금예산, 국유기업경영예산 등에서 보충하면 적자는 3조5700억위안이 된다.”고 발표했다.  

일반공공예산 수입과 지출의 차이는 4조3783억위안인데 다른 기금에서 충당한 결과 적자 규모가 3조5700억위안이 된 것이다. 3조5700억위안은 바로 전년인 2021년 전인대회에서 설정한 예산적자 규모이다. 중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하는 예산적자는 전년도 3월 전인대회에서 결정된다. 여러 경제 상황으로 인해 만약 적자규모가 계획보다 더 커지면 각종 기금에서 보충하고 적자규모가 계획보다 적으면 각종 기금으로 보내면 되기 때문에 중국의 예산적자는 항상 전년도 전인대회 발표를 보면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

중국의 일반공공예산 수입과 지출의 차이는 우리나라의 관리재정수지에 해당한다. 각종 기금운용의 결과 발생하는 수지를 통합재정수지(기금수지를 포함한 전체 수지)에서 뺀 것이 관리재정수지다. 국민연금 같은 기금은 연금수혜자가 납부자보다 적을 때는 지속적인 흑자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재정수입이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어 보통 국가의 재정수지를 발표할 때 관리재정수지를 발표하는데 당해 년도에 발생한 수입에서 지출을 뺀 값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의 재정수지는 우리나라의 관리재정수지에 해당하는 일반공공예산이 적자면 기금으로부터 충당하고 흑자면 기금에 적립하는 방식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매우 기괴한 통계치라고 할 수 있다. 다음 그림은 정부발표치와 일반공공예산수지를 비교해서 본 것이다.

 

출처=중국국가통계국
출처=중국국가통계국

2022년 전인대회를 보면 올해의 재정수지 적자는 3조3700억 위안으로 정해져 있다. 2021년의 3조5700억 위안에 비해 2000억 감소했는데 상반기 대대적인 코로나 봉쇄로 재정수입이 급감한 사정을 감안하면 올해의 재정수지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더군다나 2022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5.5%인데 상반기가 매우 힘들었기 때문에 하반기에 적어도 7~8% 성장을 해야 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완화적인 통화정책만으로는 역부족이고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정책이 요구된다. 지금 중국 경제계에서 특별국채 발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특별국채는 중국의 회계 처리 과정에서 재정적자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정책당국자들이 선호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광의의 개념으로 보면 특별국채 역시 재정적자에 포함돼야 한다. 전년도 전인대회의 예산계획에 맞추기 위해 필요에 따라 기금으로부터 받거나 기금으로 보내는 행위는 정확한 재정수지를 파악하는 것에 방해만 될 뿐이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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