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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의사록에 '인플레이션' 90번 언급…경기침체 언급 없어
미 연준 의사록에 '인플레이션' 90번 언급…경기침체 언급 없어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2.07.08 15: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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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외부 요인이 크다는 인식 유지
필요시 1일물 역레포 한도 증액 명시
연말 연준 보유 국채〮MBS 규모 4000억달러 감소할 것

[이코노미21 양영빈] 미 연준 의사록에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90번이나 언급된 반면 경기침체에 대한 언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태도는 확고한 반면 경기침체는 여전히 우크라 사태 등 외부 요인이 크다는 인식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6일(현지시간) 발표된 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위원들이 미국 경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전망을 엿볼 수 있으며 연준이 향후 금융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인가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의사록의 주요 주제는 크게 다섯가지이다.

첫째, 필요에 따라 1일물 역레포(ON RRP) 한도를 증액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시했다. 1일물 역레포의 한도는 현재 참가 기관 당 매일 1600억달러인데 이를 증액한다는 것은 이후의 양적긴축 과정에서 1일물 역레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짐을 의미한다. 양적긴축을 통해 시장에 새로 나오는 미국국채나 MBS를 인수할 주체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레포시장 금리가 1일물 역레포(ON RRP) 금리보다 높아야 하는데 아직 시장의 준비는 덜 되어 보인다. 다음 그림에서 연두색은 1일물 역레포 금리, 빨간색은 레포시장 금리, 파란색은 1개월 국채 금리이다. 부드러운 양적긴축을 위해서는 최소한 레포시장 금리가 1일물 역레포 금리보다 높아야 하는데 여전히 ON RRP 금리보다 낮아 양적긴축이 거칠게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출처=미국 연준(FRED)
출처=미국 연준(FRED)

둘째, 연말까지 연준이 보유한 국채 및 MBS 규모가 4000억달러 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 놓았다. 현재 연준은 매달 국채는 300억달러, MBS는 175억달러 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10월부터는 국채는 600억달러, MBS는 350억달러를 줄여 나갈 계획이다. 최근의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자세히 보면 규모가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6월 15일 연준 대차대조표 크기는 8조9324억 달러였고 7월 6일에는 8조8918억달러로 전부 406억달러 감소했음을 볼 수 있다.

​​​​​​​출처=미국 연준(FRED)
출처=미국 연준(FRED)

셋째, 금리 인상으로 연준이 보유한 채권에서 평가손실이 나타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현재 연준이 보유한 채권의 총규모는 8조3500억달러이며 금리가 인상될 때마다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처분할 때는 주로 만기청산을 방식을 사용하므로 당분간 평가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만기 근처에서는 처음 채권매입 당시의 수익률에 가까워지므로 큰 문제는 없다는 발표를 했다.

넷째, 상설레포기구에 3개의 새로운 은행이 가입해서 총 9개 은행이 이 기구에 가입했음을 발표했다. 상설레포기구는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이 부족할 때 중앙은행으로부터 직접 대출을 받은 제도인 재할인 창구와 비슷하다. 재할인 창구의 가장 큰 단점은 이 제도를 이용하는 은행에 낙인 효과가 생겨 오히려 은행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상설레포기구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낙인효과가 없도록 한 것인데 이전의 6개 은행에서 새로운 3개 은행이 추가로 참가함으로써 상설레포기구의 유용성이 제고될 전망이다.

다섯째, 이번 의사록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90번 정도 나오는데 비해 많은 시장 참가자들의 또다른 중요 관심사인 경기침체에 대한 언급은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확고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연준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지속될 경우 훨씬 강도높은 입장(금리인상폭 확대)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연방준비금 선물을 통해서 본 시장이 바라보는 7월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폭은 94%의 확률로 75bps이다. 7월 다음 FOMC는 9월에 열리는데 9월 FOMC의 금리인상폭은 83%의 확률로 50bps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연준의 확고한 태도로 미루어 보건대 75bps 인상이 연준의 선택지안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기침체에 대한 언급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은 연준이 경기침체는 여전히 외부충격(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붕괴, 코로나) 요인이 크다는 인식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부충격에 대해 딱히 동원할 만한 정책 수단이 없는 연준은 금리인상으로 총수요를 줄이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세운 듯하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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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호 2023-12-15 23:49:35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궁금한게 있어서요~ 역레포는 연준이 국채를 담보로 시중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거래 / 레포거래는 금융기관들이 가지고있는 국채를 담보로 연준에게 돈을 빌리는 거래 / 이때, 레포거래는 시중금융기관과 연준 사이에서만 가능한가요, 아니면 시중금융기관들끼리도 가능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