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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유럽중앙은행도 ‘빅스텝’...경기침체 우려도
고물가에 유럽중앙은행도 ‘빅스텝’...경기침체 우려도
  • 임호균 기자
  • 승인 2022.07.22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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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등 3개 정책금리 0.5%p씩 인상
6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8.6%
물가상승률 연 2% 수준에...추가 금리인상 예고

[이코노미21 임호균]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금리 0.5%p 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0.25%p)을 상회한 것으로 물가안정에 방점을 둔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의 통화당국도 기존에 제시한 선제적 지침보다 큰 폭의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향후에도 주요국 중앙은행은 고물가 대응을 선호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ECB는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와 수신금리, 한계대출금리 등 3개 정책금리를 0.5%p씩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0.5%p 높여 각각 0.5%, 0.75%로 제시됐다. 2014년부터 마이너스를 유지해온 수신금리는 0%가 됐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ECB가 긴축에 나선 건 유로존의 치솟는 물가 때문이다. 유럽연합(EU)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6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6%를 기록했다.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다.

ECB는 성명에서 “물가상승률을 중기 목표치(연 2%) 수준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향후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망 교란 및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 문제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는 유럽 입장에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럽 싱크탱크 브뤼겔의 마리아 데메르치스 부소장은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 ECB는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면서도 “에너지 위기 때문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다른 나라보다 더 높은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ECB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중 한 명인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한 연설에서 “9월 이후 금리인상폭은 유럽의 경제상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각 국의 연이은 금리인상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최근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일부 공급 요인에 의한 영향이 크지만 중앙은행들은 대부분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지금은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단계에 불과하기에 이러한 대응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임금-물가의 악순환 예방을 위해서는 통화정책보다 심리차단 대책이 요구된다”며 “중앙은행은 향후 공급확대를 통한 인플레이션 완화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신용배분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급락한 것도 ECB가 빅스텝에 나선 배경이다. 유로화는 지난주 한때 유로당 0.999달러까지 내려가면서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등가(패리티·1유로=1달러)를 밑돌았다. 이날 금리 인상 발표 후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달러대를 회복했다. [이코노미21]

사진=유럽중앙은행
ECB는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와 수신금리, 한계대출금리 등 3개 정책금리를 0.5%p씩 올린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왼쪽). 사진=유럽중앙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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