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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연속 대중 무역수지 적자 원인은
3개월 연속 대중 무역수지 적자 원인은
  • 신만호 선임기자
  • 승인 2022.08.09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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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최근 대중 무역적자 원인과 대응 방안’ 발표
중간재 무역수지 악화, RCEP에 따른 관세인하 등 영향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저가 공세 강화...LCD 수입 3배↑
최근 중국경제 급락으로 대중 수출도 감소세 지속

[이코노미21 신만호] 최근 3개월 연속으로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진 것은 중간재 수입 증가, 디스플레이 수입 급증, RCEP에 따른 관세인하 등 영향인 것으로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9일 발표한 ‘최근 대중 무역적자 원인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최근 대중 무역적자는 배터리·반도체 등 중간재 무역수지 악화, 디스플레이 등 생산 감소,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따른 관세인하 등 복합적 요인들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자재·중간재 품목은 이차전지의 원료가 되는 ‘기타정밀화학원료’의 대중국 수입액이 지난해 상반기 38.3억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72.5억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배터리 중간재인 ‘기타축전지’의 수입액도 지난해 상반기 11.1억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21.8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가전 관련 품목은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했다. ‘기타무선통신기기부품’의 경우 같은 기간 수출액은 18.2억달러에서 1.8억달러로 약 90% 감소했고 수입액은 7.3억달러에서 3.1억달러로 57% 감소했다. ‘기타컴퓨터부품’의 수입액은 5.1억달러에서 4.5억달러로 약간 감소했으나 수출액은 7.3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79%나 급감했다. 이런 현상은 중국의 경기악화로 인한 소비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수입에서 각각 약 20%, 10% 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무역수지는 올 상반기에 143.4억달러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기타집적회로반도체’는 같은 기간 0.6억달러 흑자에서 0.9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대중 무역적자는 디스플레이 등 산업구조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저가공세로 한국에서 사업을 줄이고 있는 LCD 품목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수입은 12.9억달러로 전년도 4.5억달러에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역규모도 17.4억달러에서 8.3억달러로 급감해 대중 무역적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

‘휴대용컴퓨터’의 경우 상반기 대중 수출은 400만달러에 불과한데 반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올 상반기 19.3억달러로 전년대비 약 2억달러 늘었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해외산업실장은 “중국의 기업들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국제정치적 위험요인이 늘어나는 만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로우테크( Low-tech) 부분에서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1일 발효된 RCEP도 대중 무역적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RCEP 발효로 양허 상품 품목 중 배터리 핵심 소재인 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의 수입이 늘어 상반기 수입액(11.7억달러)이 지난해 전체 수입액(5.6억달러)을 넘어서 역대 최대 수입액을 기록했다. 특히 대중 무역적자가 발생한 기간 중 5월 수입액은 2.9억달러, 6월 수입액은 4.8억달러였으며 그 규모는 각각 5, 6월 전체 무역적자액의 26.9%, 40.3%에 달했다. 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의 관세율은 기준세율 5.5%에서 RCEP 발효 후 0%로 낮아졌다.

보고서는 한중 FTA는 양국의 수출과 수입에 이익 균형점이 잘 맞았던 반면 RCEP 은 원자재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과 맞물려 단기간에 수입이 늘어난 결과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경제 급락으로 대중 수출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OECD, 세계은행 등 국제기관들 뿐만 아니라 주요 투자은행(IB)은 대체로 중국경제의 하반기 소폭 회복을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대중 수출도 소폭 회복세로 돌아선다면 대중 무역적자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중 무역적자 양상이 단기적으로 우크라 사태 및 중국 도시봉쇄 등 공급망 취약성 뿐만 아니라 RCEP 특혜 관세 영향에 따른 수입 증대로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특히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중간재 공급망 다변화, 물가안정, FTA 활용도 제고가 어렵다면 중국산업의 경쟁력 상승과 더불어 교역구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보고서는 한중 FTA 업그레이드의 신속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RCEP 채널 활용과 함께 한중 기업 간 협력플랫폼 구축을 가까운 시일에 추진해 한중간 실질적 협력채널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급망 취약성 개선을 위해서는 한중 첨단기술 품목의 교역 규제완화를 제안하는 한편 취약 원자재 확보를 위한 지원 확대도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에 편중된 중간재 수출 다변화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대중 무역적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배터리 소재 등은 중국산 제품이 가성비가 뛰어나 공급처를 다각화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나 국제정치적 요인으로 대중 교역구조 변화가 쉽지 않은 만큼 한중 FTA 업그레이드나 RCEP 활용을 강화하고 수입 다각화와 기술력 확보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21]

1월 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RCEP 15개국 현지 상의 연계 간담회.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1월 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RCEP 15개국 현지 상의 연계 간담회.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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