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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비대칭적 금리인하는 부동산시장을 살리겠다는 의도
중국의 비대칭적 금리인하는 부동산시장을 살리겠다는 의도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2.08.25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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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F 금리인하 후 시장은 비슷한 폭의 LPR 인하 예상
그런데 LPR 금리는 5년물 0.15%, 1년물 0.05% 인하
LPR 5년 금리는 부동산 대출 금리를 정하는 주요 기준
부동산 대출금리는 통계를 작성한 1991년 이래 최저
LPR 인하는 신규주택구매자를 위한 조치

[이코노미21 양영빈] 8월 15일 중국인민은행은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Medium-term Loan Facility)와 역레포(7일물) 금리를 각각 0.1%씩 인하했다. 은행이 실물경제에 대출할 때의 기준 금리를 보통 LPR로 부른다. LPR(Loan Prime Rate)은 은행이 기업이나 가계에 대출할 때 기준으로 하는 대표적인 금리이며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MLF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실제 대출 금리를 정한다. MLF 금리와 LPR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LPR = MLF + 가산금리

8월 15 MLF 금리인하 이후 시장은 당연히 비슷한 폭의 LPR의 인하를 예상했다. 그런데 8월 22일 LPR 금리를 보면 5년물은 0.15%, 1년물은 0.05% 인하되었다. 비대칭적 금리인하가 가지는 통화정책의 함의에 대해 시장은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Bull Flattening의 모습을 띤다. 금리를 전체적으로 낮추었으므로 Bull(금리인하로 인한 경기 상승)이고 5년 장기금리가 1년단기금리에 비해 더 떨어졌으므로 이자율 곡선이 평탄화(Flattening)됐기 때문이다.

LPR 1년 금리는 보통 가계의 소비대출, 기업의 단기 운전자금과 관계가 깊다. LPR 5년 금리는 미국의 10년물 국채처럼 특히 부동산 대출 금리를 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현재 중국 당국은 시중은행의 부동산 대출 금리를 LPR – 0.20%까지 허용하고 있어 신용이 좋은 고객은 부동산 구입시 현재 5년물 LPR이 4.3%이므로 4.1%의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출처=중국외환거래센터
출처=중국외환거래센터

이번 LPR 금리인하로부터 중국 통화당국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제로코로나, 대출상환거부, 대출조기상환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부동산시장을 살리겠다는 의도이다. 부동산 대출금리는 통계를 작성한 1991년 이래 최저이다.

이번 LPR 인하는 30년래 최저 금리로 신규주택구매자에게는 희소식이다. 그러나 기존 주택구매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대체로 고정금리로 주택구매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설령 변동금리로 주택구매를 했더라도 1년에 한번 금리 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혜택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이번 인하는 신규주택구매자를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신규주택구매 수요가 과연 이번 금리인하에 얼마나 부응할 것인가에 있다.

올해 5월 20일에도 LPR 5년물은 4.60%에서 4.45%로 0.15% 하락했다. 이 당시에도 시장은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였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번 LPR 0.15% 인하는 인민은행이 부동산을 되살리기 위해 조바심을 내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현실은 안타깝게도 지난 번 조치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이미 대출상환거부, 대출조기상환으로 볼 수 있듯이 부동산에 대한 기대를 접기 시작했고 언제 어디서 또 다시 발발할지 모르는 코로나와 여전히 계속되는 제로코로나 정책은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를 상당히 위축시켰다. 5월과 8월의 LPR 5년물 0.15% 인하는 큰 효과를 기대하고 추진한 정책이라기보다는 인민은행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정책이다. 통화정책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별로 없을 때 재정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이 마저도 현재 상황에서는 어려운 상태이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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