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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의 연설이 주목 받은 이유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의 연설이 주목 받은 이유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2.09.01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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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나벨, 파월의 주장에 근거를 더해줘
80년대 초반부터 2007년까지의 대안정기를
팬데믹과 우르라 전쟁으로 현실화하는 대변동기와 비교
대안정기 특징, GDP 성장률과 인플레의 표준편차 작아
대안정기와 비교시 현재의 변동성은 거의 20배에 달해
슈나벨 “현 상황이 반드시 대변동기로 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
“중앙은행의 강력한 통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억제해야”

[이코노미21 양영빈] 8월 25일부터 8월 27일까지 열린 잭슨홀 미팅의 모든 관심은 파월 연준의장의 입에 모여 졌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얼마나 준비돼 있는 가를 보여준 중요한 회의였다. 파월은 매우 강한 어조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을 확실하게 약속했다.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는 파월의 연설 외에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인 이사벨 슈나벨의 연설 내용도 큰 주목을 받았다. 파월의 주장은 지금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치중했으며 역대 연준의장들이 잭슨홀 미팅에서 했던 연설과 비교해 보면 가장 짧은 발언이었다.

반면에 슈나벨 집행이사의 연설은 현 상황과 향후 전망 등을 곁들여 파월의 주장에 근거를 더해 주었다. 슈나벨은 과거 80년대 초반부터 2007년까지의 대안정기(The Great Moderation)를 팬데믹 과 러-우 전쟁으로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는 대변동기(The Great Volatility)와 비교한다. 대안정기의 특징으로 8분기(2년) 수치로 측정한 GDP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의 표준편차가 작은 값을 가지는 것을 들 수 있다. 80년대 초반 이후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의 변동성(표준편차)이 극적으로 감소함을 볼 수 있다. 금융위기 당시 4년 정도 변동성이 급증했지만 이내 평년 수준으로 회귀했으며 이 수준은 최근 팬데믹과 러-우 전쟁 이전까지 계속되고 있다.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의 8분기 표준편차

출처=세인트루이스 연준
출처=세인트루이스 연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의 표준편차 또는 변동성이 작다는 것은 정책 당국자들과 시장에게는 좋은 소식이 된다. 대안정기를 이끌었던 주요 요인으로는 적절한 통화정책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적 행운이 있었다. 거시경제적 행운이란 외부충격이 있어도 거시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던 상황을 말한다. 대안정기와 대변동기의 특징은 명확하다. 유럽의 GDP 성장률 변동성(Volatility)은 최근 2년의 변동성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이었던 2009년의 5배나 높다. 대안정기와 비교해보면 현재의 변동성은 거의 20배에 달한다.

슈나벨은 증가한 변동성의 주요 요인으로 기후변화, 팬데믹, 러-우 전쟁을 꼽으며, 경제에 충격이 왔을 때 충격을 완화하는 또는 변동성을 감쇄하는 요인으로 세계화, 탄력적 에너지 공급을 말한다.

80년대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함께 가속화된 세계화는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으로 정점을 찍었으며 세계 인구의 절반이 세계화를 통해 연결됐다. 풍부한 노동력과 생산설비는 상품 수요가 갑자기 폭증하더라도 물가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다. 미국의 셰일혁명은 원유와 가스의 공급 가격탄력성을 상당하게 높였다. 세계화와 탄력적 에너지 공급은 대안정기에 물가와 임금 안정을 주도한 쌍두마차였다.

최근 선진국들의 정책을 주도한 성급한 녹색 전환과 러-우 전쟁은 탄력적 에너지 공급의 중요성을 처절하게 느끼게 했다. 크레딧스위스의 분석가인 졸탄 포자는 세계화와 탄력적 에너지 공급의 좌절로 인류가 대변동기의 문턱에 서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슈나벨은 현재 상황이 반드시 대변동기로 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만만치 않은 환경에 처했지만 중앙은행의 강력한 통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을 확실히 해야함을 주장한다. 2008년 금융위기처럼 세계화와 탄력적 에너지 공급에 힘입어 위기 직후 전세계 경제가 짧은 시간내에 회복해 대안정기가 유지될 것인가는 이번 위기의 성격과 깊은 관계가 있다. 대안정기에 가끔 나타나는 충격에 불과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대변동기의 시작인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슈나벨은 이러한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현 상황에서 강력한 통화정책을 주문한다. 강력한 통화정책이 실행되면 그동안 연준이 애용했던 대안정기에 알맞은 포워드 가이던스는 이제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게 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로 금리인상을 제시했던 방식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강력한 통화정책은 기대인플레이션의 고삐가 풀리지 않게 하는 중요한 도구로 작동한다. 유럽과 미국의 통화정책은 앞으로 상당기간 긴축 기조로 가게 될 것이다. 연준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자금 차입자들에게는 매우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와 파월 연준의장의 연설은 유럽과 미국 모두 강력한 긴축적 통화정책을 예고하고 있으며 기업과 가계의 주의 깊은 대처가 매우 필요한 때이다. [이코노미21]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 출처=슈나벨 트위터 캡쳐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 출처=슈나벨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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