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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무역적자 지속될 것”...에너지가 급등에 구조적 요인까지
한은 “무역적자 지속될 것”...에너지가 급등에 구조적 요인까지
  • 김창섭 기자
  • 승인 2022.09.06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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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단가상승이 무역적자 증가분의 78% 차지
무역수지 단가요인으로 472억달러 감소
수출물량이 단가상승에 따른 마이너스 상쇄 못해
유가 110달러였던 2011년 무역수지 308억달러 흑자
원자재가격 안정돼도 흑자 규모 줄어들 확률 높아

[이코노미21 김창섭]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무역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자 증가액의 약 80%가 에너지·석유제품 단가 상승 때문인데다 중국에 대한 수출 둔화와 무역구조 변화 등 구조적인 요인도 무역 적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최근 무역수지 적자 원인 및 지속가능성 점검’에 따르면 올해 1~8월중 무역수지는 247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454억달러 감소했다. 이중 에너지·석유제품의 단가 상승 요인이 –353억달러로 전체 무역적자 증가분의 78%를 차지했다.

무역수지를 전체 단가요인과 물량요인으로 나눠보면 단가요인으로 472억달러 감소하고 물량요인으로는 18억달러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정도는 867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수출단가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폭 395억달러 증가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물량요인은 올 들어 수출물량의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165억달러로 작년 372억달러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무역수지가 과거 고유가 시대와 달리 역대 최대 적자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은 에너지류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마이너스 요인을 수출 물량요인이 상쇄하지 못한 구조적 영향도 있었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110달러를 웃돌았던 직전 고유가 시대인 2011년엔 무역수지가 연간 308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에도 높은 에너지류 가격에 의한 수입물가 급등으로 단가 요인이 -444억달러를 기록했으나 물량요인이 340억달러 증가해 당시 전년동기대비 무역수지 흑자폭 감소액이 103억달러에 그쳤다.

수출입의 구조적인 요인도 무역적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수출구조상 과거 무역흑자에 크게 기여했던 휴대폰·디스프레이·선박·자동차 수출이 둔화 흐름을 보여 과거 고유가시기인 2011∼2013년과 달리 에너지·광물부문에서의 적자를 충분히 보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8월중 무선통신과 디스플레이는 각각 173억달러 적자, 131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선박 역시 89억달러 적자, 256억달러 적자를 각각 보였다.

자동차·반도체·스마트폰 등 주력품목의 해외생산 확대도 무역수지의 지속적인 약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매출액 기준 제조업 해외생산은 2010년 2150억달러에서 2019년 3680억달러로 1.7배 증가했고 국내 제조업체의 해외생산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다만 가공·중계무역이 증가하고 해외투자에서 이자·배당소득이 발생하면서 경상수지에서는 영향이 일부 상쇄돼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외 현지생산을 통한 수출이라는 점에서 통관을 기준으로 하는 무역수지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경상수지의 구성항목인 상품수출에는 포함되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구조에 있어서도 글로벌 가치사슬(GVC) 참여 확대로 생산구조상 중간재 수입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출이 늘어나도 순수출의 증대 효과는 줄어드는 추세다. 또 IT부문의 생산·투자 확대로 반도체 제조장비, 이차전지 관련 수입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석유류를 제외한 총수입이 자본재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기계류중 반도체장비 수입 비중은 2017~2018년 평균 31.6%에서 2021년 37.3%로 증가했다.

한은 측은 당분간 무역수지가 국제유가가 90달러대로 조금 낮아졌다고 해도 절대 수준이 높고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당분간 적자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원자재가격이 안정될 경우 무역적자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과거보단 그 규모가 줄어들 확률이 높다고 봤다. 국제유가가 연평균 10달러 하락하면 원유수입과 석유제품 수출입 금액변동을 통해 연간 무역수지가 90억달러 내외의 개선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추산되나 구조적 요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해외생산 확대, 중간재 수입의존도 심화 등 국내 수출입 구조 변화,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 및 자급률 제고 등의 영향으로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축소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코노미21]

한국은행 본점. 사진=이코노미21
한국은행 본점. 사진=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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