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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긴축에서 연준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재무부?
양적긴축에서 연준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재무부?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2.09.08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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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국채 매달 600억달러, MBS 매달 350억달러 양적긴축
재무부, 8월 3일 재무부의 펀딩 계획에 대해 바이백 가능성 발표
재무부의 바이백은 새 국채를 발행해 오래된 국채 매입을 의미
바이백 통해 단기국채 공급한다면 양적긴축의 부작용 크게 완화돼

[이코노미21 양영빈] 9월부터 연준은 국채는 매달 600억달러, MBS는 매달 350억달러 규모의 양적긴축을 하게 된다. 양적긴축을 할 때 연준은 보유한 국채나 MBS를 직접 매각하는 방법보다는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나 MBS를 만기정산을 하는 방식으로 보유 채권을 줄여 나간다. 이때 재정균형을 가정한다면 국채의 발행자인 재무부는 600억달러의 국채를 새로 발행해 연준이 아닌 다른 주체에게 판매해야 한다.

양적긴축(QT)는 양적완화(QE)의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지만 양적긴축의 순서가 정확히 양적완화의 역순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양적완화에서 연준은 민간의 국채와 MBS를 인수했고 이 과정에서 은행의 지급준비금과 예금의 증가가 일어났다. 금융위기의 결과 한층 엄격해진 은행에 대한 규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SLR(보조 레버리지 비율) 규제이다. SLR 규제는 은행의 자본금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자기자본/전체자산)을 대형은행의 경우에 5% 이상으로 정해 놓았다. 영업환경이 좋지 않게 될 때 은행이 자기자본으로 충분히 대응할 여력을 높인 것이다. SLR 규제에서 여전히 논란이 되는 것은 전체 자산에 은행이 보유한 지급준비금을 포함한 모든 자산이 무차별적으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지급준비금은 연준이 양적완화를 하면서 자동적으로 늘어난 자산이다. 은행의 영업활동에 의해 생겨난 능동적인 증가가 아니라 연준의 통화정책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증가한 자산이다. 은행으로서는 효율적인 경영에 방해 요인이다. 은행의 자기자본이 단기적으로 큰 변화가 없다면 양적완화를 하면 할수록 SLR 비율은 점점 악화(감소)될 수밖에 없다. 팬데믹 이후 연준의 강화된 양적완화는 은행의 SLR 비율을 임계치에 다다르게 했다. 연준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SLR 비율 산정에서 지급준비금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1년간 SLR 면제를 택했지만 2021년 4월부터 다시 원래 방식의 SLR 산정방식으로 회귀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은행의 예금과 지급준비금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SLR 비율을 상승) 익일물 역레포(ON RRP)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은행의 숨통을 틔워 주었다. 연준도 팬데믹이라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아랫돌 배어 웃돌 괴는 식의 임시방편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는 다음 그림처럼 ON RRP의 폭발적 증가로 나타났다.

출처=미국연준(FRED), ON RRP 금리와 규모
출처=미국연준(FRED), ON RRP 금리와 규모

이런 방식을 통해 양적완화로 은행에 밀려들어오는 예금을 MMF가 대신 받게 했으며 MMF에게는 ON RRP에서 이자를 받게 했다. 현재 ON RRP의 금리는 2.3%이고 은행의 지급준비금에 대한 금리(IORB)는 2.4%이다. 이 두 금리는 연준에게는 매우 중요한 금리다. 연준은 FOMC에서 정책금리를 정하는데 현재의 금리 범위는 2.25%~2.50%이다. 정책금리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ON RRP는 바닥 역할을 하고 IORB는 천정 역할을 한다. 다음 그림을 보면 실제 시장에서 결정되는 금리인 SOFR이 ON RRP에 매우 근접하고 있으면 알 수 있다.

출처=미국연준(FRED) IORB, SOFR, ON RRP 금리
출처=미국연준(FRED) IORB, SOFR, ON RRP 금리

양적완화의 단계별 순서를 보면 ①국채(MBS) 매입 → ②지급준비금(예금) 증가 → ③ON RRP 증가의 순서로 진행됐다. 양적긴축은 양적완화의 반대과정이긴 하지만 순서가 정 반대 역순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오지 않고 양적긴축을 진행하려면 순서가 정 반대이면 가장 좋다. ON RRP는 은행이 흡수하기 힘들었던 과도한 유동성이라고 볼 수 있다. ON RRP가 먼저 감소하고 지급준비금(예금)이 나중에 감소하면 은행시스템의 유동성에 큰 무리를 주지 않고 양적긴축을 수행할 수 있다. 적어도 현재 ON RRP 잔액인 2조2천억 달러가 양적긴축에 사용될 수 있으므로 당분간 상당한 여유가 있게 된다.

MMF는 규정에 의해 투자할 수 영역이 ON RRP, 단기국채, 우량채권 등으로 제한돼 있다. 따라서 ON RRP부터 감소되기 위해서는 MMF가 보유한 ON RRP를 팔고 단기국채(T-Bills)를 매입해야 한다. MMF는 민간기업이므로 억지로 단기국채를 매입하게 할 수는 없다. 단기국채 금리가 ON RRP 금리보다 높게 되는 경우에만 MMF가 ON RRP를 팔고 단기국채를 매입할 유인이 생긴다. 앞의 그림에서 민간의 자금 수급에서 결정되는 SOFR 금리가 ON RRP를 초과하거나 단기국채금리가 ON RRP 금리보다 높게 형성될 때 양적긴축이 부드럽게 진행될 수 있다.

현재의 금리인상은 단기국채 뿐만 아니라 ON RRP, IORB 금리 모두를 같은 크기로 올리기 때문에 단기국채 금리가 ON RRP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오르기는 힘든 상황이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8월 3일 재무부의 펀딩 계획에 대해 바이백(buyback) 가능성에 대한 발표를 했다. 재무부의 바이백은 새로운 국채를 발행해 오래된 국채를 매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 트레이딩 데스크 경력의 조셉 왕(Joseph Wang, FedGuy)는 바이백의 순기능으로 세가지를 꼽는다.

첫째, 단기국채(T-Bills)을 발행해 장기국채(T-Notes)를 매입(바이백)하면 재무부의 부채구조가 개선된다. 경제에 존재하는 장기국채가 감소하고 단기국채가 늘어나므로 평균적인 만기는 감소하게 되고 정부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정부 부채의 평균 만기는 74.3개월 즉 6년 2개월이다. 정부 부채의 만기를 줄일 수 있다면 정부의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으므로 재무부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출처=미국재무부(TBACQ32022)
출처=미국재무부(1년전과 비교한 국채 금리의 기간별 구조)

둘째, 바이백을 통해 단기국채 공급이 늘어나면 단기국채의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MMF가 ON RRP를 처분하고 단기국채에 대한 매입을 가능하게 한다. 부드러운 양적긴축이 가능해지는 요건을 만들어 준다.

셋째, 재무부의 바이백은 미국 국채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국채 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하고 전세계 금융시장을 지탱하는 버팀목이지만 2020년 3월 미국 국채시장의 치명적 약점을 드러낸 바 있다. 현금을 위한 투쟁(Dash for cash)으로 알려진 당시 급박했던 상황은 미국 국채시장이 이제는 더 이상 안전한 출구(Safe haven)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런 현상은 만기가 긴 국채에서 두드려 졌는데 국채 시장의 호가 스프레드를 통해 계산한 유동성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미국재무부(TBACCharge2Q2022) 미국 국채시장 유동성(2, 3, 5, 7, 10, 20, 30년 물)
출처=미국재무부(TBACCharge2Q2022) 미국 국채시장 유동성(2, 3, 5, 7, 10, 20, 30년 물)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 시기에 미국 국채 시장의 유동성이 매우 감소했으며 특기할 만한 것은 최근 유동성 지표가 두 위기 수준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례 없는 큰 규모의 양적긴축이 진행될 때 미국 국채 시장이 충격에 매우 취약하게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재무부의 바이백을 통해 단기국채를 공급한다면 이러한 양적긴축의 부작용을 상당히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미국 행정부는 향후 매년 1조달러의 재정적자 계획을 하고 있다. 양적긴축으로 1조달러의 국채와 MBS를 민간과 해외부문이 흡수해야 하며 여기에 더해 재정적자로 1조달러를 더 인수해야 한다. 대략 2조달러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국채와 MBS를 정부와 연준을 제외한 주체가 최소 2년간 인수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과제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8월 계획은 9회말 노아웃 만루 상황에 출격한 구원투수와 같은 막중한 임무에 대한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과연 재무부는 연준의 구원투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인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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