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21 양영빈] 허난촌진은행(河南村镇银行)으로 촉발된 뱅크런 사태가 일단락되고 있다. 문제가 된 은행은 허난의 지방 소도시 은행들로서 전부 4개 은행이 연루됐다. 중국 공안은 전부 234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며 허난은행감독국과 허난성지방금융감독관리국이 함께 예금주의 피해를 보상 중에 있다.

피해 예금주에 대해 8월 30일 시작해 소액부터 50만위안까지 보상을 집행하고 있다. 중국 예금보험에 의해 보장되는 최대 금액은 50만위안이다. 따라서 50만위안을 초과하는 피해액은 4개 은행에 대한 자금추적이 완료되는 대로 보상할 예정이다.

뱅크런 사태 초기엔 예금주들의 보호대상을 판단하는 것에 대한 이견이 존재했었다. 지방 소도시 은행들 역시 예금이 은행의 펀딩 원천이었다.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전국적인 대규모 은행과는 달리 예금을 끌어들이는데 있어 지방 소도시 은행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를 해결했던 것이 휴대폰 앱을 통한 예금 모집이었다. 예금 모집을 하면서 13%~18%에 달하는 고율의 금리를 제공하는 미끼 상품(이재상품, 理财产品)을 내세워 은행 자금 펀딩을 이끌었다. 고금리 상품들은 중국 정부가 말하는 대표적인 위험상품에 해당한다. 그 동안 금융당국은 여러 차례에 걸쳐 고금리를 약속하는 상품들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에는 은행에 맡긴 자금은 그것이 예금이든 펀드 상품이든 안전하고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믿음이 팽배했다. 이러한 이유로 지방 소도시 은행들의 불법적인 자금모집이 가능했다.

이러한 상품은 예금이 아니다. 우리나라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펀드와 같은 성격을 지닌 것이며 펀드의 운용실적에 의해 과실을 보상 받는 펀드이므로 예금보험의 대상이 아니다. 현재까지는 예금보험의 대상이 되는 순수한 예금과 그렇지 않은 펀드에 대한 상세한 자료는 나와있지 않다.

문제가 된 은행들은 펀드 가입자에게 약속한 금리를 지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허난의 은행들은 조성된 펀드를 다른 곳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려야 했는데 그동안 대부분의 지방 소도시 은행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영역은 주로 부동산이었다.

부동산은 영원히 오른다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우리나라보다 더 뿌리깊은 중국 사회에서 펀드들이 향한 곳은 대부분 부동산이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시행된 3개의 홍선(Three red lines) 정책은 개발업체의 레버리지 사용을 급속도로 위축시켰으며 그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부동산 경기가 다른 곳에 비해 훨씬 나빴던 이른바 3선, 4선 지방 소도시의 부동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지방 소도시의 부동산 침체는 지역 은행들의 손실로 직결됐으며 허난 지방 소도시 은행의 뱅크런 사태는 허난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다른 지방 소도시 은행들 역시 마찬가지의 문제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이 펀드를 만들어 불완전 판매를 했다는 결론이 나면 이에 대한 책임은 은행에 있다. 그러나 불완전 판매의 귀책사유가 은행과 가입자 모두에게 있다면 보상의 범위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허난은행감독국, 허난성지방금융감독관리국은 예금주에 대한 보상안은 먼저 50만위안까지 보상하지만 추후 조사를 통해 위법적인 고금리 펀드 상품에 가입한 것이 드러나면 보상금을 회수한다는 방침이 포함돼 있다. 순수한 예금보험 대상자와 고금리 펀드 상품에 투자한 것을 분리해서 보겠다는 것이다.

부동산의 침체는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펀드들의 몰락을 가져왔으며 부동산만을 바라보고 불법적인 자금모집을 통해 단기에 큰 수익을 올리려 했던 영세한 지방 소도시 은행들의 몰락을 가져왔다. 허난의 문제는 허난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3선, 4선 도시 전체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코노미21]

양영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