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 2009년 3월 20일 이후 최고치
외환당국 시장개입 시사했지만 역부족
강달러는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여파
[이코노미21 임호균] 달러대비 원화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5원 오른 달러당 1409.7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준의 고강도 금리정책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의 반응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상승한 1398.0원에 개장한 후 바로 1400원을 넘어섰다. 장 마감 직전에는 1413.5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141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최고치다.
외환당국이 시장개입을 시사했음에도 환율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최근 환율상승에 따른 투기심리가 확대되는 등 일방적인 쏠림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필요한 순간에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엄격히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해서는 우리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해서 쏠리고 있다고 생각해 대응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단행한 금리인상 여파다. 연준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p 올리고 이후에도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뒤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은 내년 실업률 전망치(4.4%)를 두고 전형적인 경기침체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소프트랜딩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며 "경기침체가 얼마나 심하게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파월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점도표를 보면 FOMC 위원들의 연말 금리 전망 중간값은 기존 3.4%에서 4.4%로 1%p나 올랐다. 내년 금리 전망은 기존 3.8%에서 4.6%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0년 만에 최고치인 111원대로 뛰어 올랐다.
한편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3%(14.90p) 내린 2332.3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 넘게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2309.10p까지 빠지며 2300선을 위협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