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21 이상훈] 전기자동차에서는 유해 배기가스 및 온실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지만 통합 실험 측정 결과 상당한 수준의 미세먼지가 발생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전기차 보급 정책과 함께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다각적인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6일 “내연기관 및 전기자동차 주행 중 엔진 연소, 타이어・브레이크 마모, 도로 마모, 도로 재비산먼지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통합적으로 실험 측정하는데 성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로 재비산먼지는 도로변에 가라앉아 있던 오염원이 차량의 이동 등으로 인해 대기중에 흩어져서 발생하는 먼지를 말한다.
자동차 미세먼지의 종류는 엔진 연소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배기 미세먼지와 타이어, 브레이크, 도로 등이 마모되거나 도로변에 가라앉아있던 먼지가 차량 이동으로 인해 다시 흩어지면서 발생하는 비배기 미세먼지로 구분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브레이크 마모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량만 연구됐다. 타이어나 도로 마모 등 다른 비배기 미세먼지의 경우 발생량 측정이나 현상 규명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수행되고 있지 않았다. 그간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국가 배출목록에 수록된 배출원별 배출계수를 사용한 추정치로 산정돼왔다.
차종별(내연기관 및 전기자동차), 배출원별(배기 및 비배기) 통합 실험 측정을 통해 미세먼지 발생량을 산정하는 것은 기계연의 시도가 세계 첫 사례다.
이석환 기계연 탄소중립연구소 모빌리티동력연구실 박사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타이어 마모 시뮬레이터, 브레이크 마모 시뮬레이터와 더불어 이동형 도로먼지 측정 차량을 활용해 국산 소형 SUV를 대상으로 차종별 미세먼지 배출량을 통합 실험 측정했다.
그 결과 가솔린, 디젤, 전기자동차(회생제동 90%) 측정 결과 순서대로 각각 PM10(미세먼지) 기준 42.3㎎/㎞, 43.2㎎/㎞, 47.7㎎/㎞, PM2.5(초미세먼지) 기준 14.5㎎/㎞, 14.1㎎/㎞, 13.9㎎/㎞ 수준의 미세먼지가 발생했다. 회생제동은 주행 중인 자동차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돌아오게 해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는 것이다.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의 브레이크 작동 시 구동 모터를 발전기로 사용하도록 해 자동차가 감속할 때 잃어버리게 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여 배터리에 저장한다.
최신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엔진 연소 및 후처리 장치의 발달로 인해 배기 미세먼지의 배출량이 낮으며 이에 따라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90% 이상은 비배기 미세먼지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솔린 자동차에서 발생한 42.3㎎/㎞의 미세먼지 중 도로 재비산먼지, 도로 마모, 타이어・브레이크 마모 순으로 각각 19.3㎎/㎞, 10.7㎎/㎞, 11.3㎎/㎞로 측정됐으며 배기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량은 1.0㎎/㎞에 불과했다. 전기자동차(회생제동 90%)의 경우 총 47.7㎎/㎞의 미세먼지 중 도로 재비산먼지, 도로 마모, 타이어・브레이크 마모 순으로 각각 23.5㎎/㎞, 13.7㎎/㎞, 10.5㎎/㎞가 발생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