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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32년만에 150엔 무너져
엔·달러 환율, 32년만에 150엔 무너져
  • 이상훈 기자
  • 승인 2022.10.21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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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4%p까지 벌어져 자본 유출 위험이 커진 탓
일본 재무상 “필요하면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어”
일은 총재 “최근의 엔저, 경제에 마이너스이고 바람직 안해”
환율이 145.90엔까지 오르자 시장에 개입했으나 오름세 못꺽어
일본 정부의 국가부채 때문에 금리를 ‘못 올린다’는 해석도 있어

[이코노미21 이상훈]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개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막대한 국가채무로 인해 금리정책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오후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 21일 오후 1시34분 기준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50.38엔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4%포인트 수준까지 벌어지면서 자본 유출 위험이 커진 탓이다. 일본은행(BOJ)은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0.25% 선에서 유지하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일 오전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전날보다 0.005%포인트 오르며 0.255%에 머물렀다. 일본은행의 목표 수준(0.25%선)을 벗어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일본은행과 다른 중앙은행과의 통화정책 격차가 심한 만큼 (10년물 국채금리 급등은) 결국 수익률곡선통제 정책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시장 전망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필요하면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스즈키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기에 의한 과도한 변동은 용인할 수 없다”며 “외환시장의 동향을 긴장감을 느끼며 주시하는 동시에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응을 취한다는 생각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최근의 엔저는 급속하고 일방적으로 진행돼 경제에 마이너스이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일본은행은 지난 9월 22일 환율이 달러당 145.90엔까지 오르자 약 24년 만에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개입 직후에도 엔화 약세는 지속돼 며칠 지나지 않아 개입 전 수준을 회복했고 한 달 뒤 150엔을 넘어섰다.

니시무라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엔화 약세에 대해 “경제적으로는 플러스 면과 마이너스 면의 쌍방이 있다”며 “특히 지금은 급격한 변화로 엔화약세의 마이너스 면이 조금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출 사업자에게는 좋은 환경이 된다”며 “지금까지 수출하지 않았던 중소기업 등은 큰 기회라고 생각하므로 종합경제대책 중 수출을 더 확대하기 위한 여러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금리를 ‘안 올리는 것’이 아닌 ‘못 올리는 것’이라는 해석도 많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56%에 달하는 1016조엔(약 1경원) 수준의 막대한 국가채부를 보유하고 있다. 약간의 금리인상으로도 일본 정부가 내야 할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코노미21]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사진출처=일본은행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사진출처=일본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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