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3:57 (금)
한국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단계’...취약차주 부실위험 커져
한국 ‘스태그플레이션 초입 단계’...취약차주 부실위험 커져
  • 김창섭 기자
  • 승인 2022.10.24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경엽 “미국 등 주요국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
이승석 “내년 경기불황 국면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 커져”
2023년 상반기까지 금리 및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

[이코노미21 김창섭] 한국이 스태그플레이션 초입단계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및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취약가구와 자영업자 부채, 한계기업 부채 등 취약차주의 이자부담에 의한 부실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4일 개최한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정책’ 세미나에서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등 주요국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고 한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초입단계”라며 “향후 경제성장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9월 물가상승률이 8.3%로 2000년 이후 평균치(2.6%)를 상회하고 있으며 1분기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2.1%)대비 2.7%p 낮은 –0.6%를 기록했다.

다만 조 실장은 한국은 물가상승률은 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GDP갭(실질GDP와 잠재GDP 간 괴리) 역시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직전 단계라고 진단했다.

조 실장은 “방대한 재정과 금융을 통해 성장을 꿈꾸지만 호황 끝에는 항상 극심한 불황이 찾아 온다”는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팽창적 재정·통화정책을 오랜 시간 지속하면서 경기부양 정책의 정상화가 지연됐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겹치면서 초인플레이션이 촉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내년을 기점으로 경기불황 국면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올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0.7%로 1%를 하회했고 전년동기대비 성장률도 2.9%에 그쳤다. 이 부연구위원은 그동안 성장을 견인해 온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가 줄었다며 “역대 최고 수준의 수출실적에도 원유·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으로 수입이 더 크게 늘어나면서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소비자물가의 높은 상승세(5~6% 수준) 지속, 한은 기준금리 인상, 환율 급등 등이 최근 경기 둔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고용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는데 올 2분기 3.0%를 기록했던 실업률은 8월에 2.1%, 9월에 2.4%를 기록했다.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에 대해 이 부연구위원은 “미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으로 벌어진 한·미 정책금리 격차를 좁히고 고환율과 고물가 대응을 위한 것”이라며 “2023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및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그는 “1756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1600조원의 기업부채는 금리인상의 최대 장애요인”이라며 “88조원의 취약가구 부채와 442조원의 자영업자 부채, 171조원의 한계기업 부채 등 취약차주의 부채가 워낙 커 이자부담에 따른 부실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연구위원은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하는 등 대출구조 변화를 통해 채무상환 부담을 낮춰 가계부채의 구조적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45%까지 높이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2.3%, 내년 1.9%일 것”이라며 한국경제의 침체를 예상했다. 민간소비에 대해서는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실질소득 감소의 영향으로 올해 3.0%를 기록한 민간소비 증가율은 내년 2.5%로 줄어들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위축에 따른 수출둔화 추세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경기위축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고 올해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 감소의 영향으로 200억달러 중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면서 내년 3.5%의 물가상승률, 1455원의 원·달러 환율을 전망했다. [이코노미21]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출처=한국은행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출처=한국은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