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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 해외대출 거시건전성조정계수 1에서 1.25로 확대
인민은행 해외대출 거시건전성조정계수 1에서 1.25로 확대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2.10.27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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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건전성조정 계수는 기업들이 해외로부터
외환을 차입할 때 차입금액에 제한을 주는 수치
차입할 수 있는 한도 늘려 환율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과거와 달리 시장환율과 고시환율 괴리가 크게 나타나

[이코노미21 양영빈] 25일 중국인민은행과 외환관리국은 기업들의 해외대출 거시건전성 조정계수를 1에서 1.25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거시건전성 조정계수(Macro-prudential adjustment parameters)는 기업들이 해외로부터 달러 등의 외환을 차입할 때 차입금액에 제한을 주는 수치이다. 이 수치가 1에서 1.25로 확대된다는 것은 어느 기업의 최대 외환 차입금액이 1억달러였다면 이제는 최대 외환 차입 한도가 1억25백만달러로 확대된다는 의미다.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의 목적을 “해외로부터 외환을 차입하는 기업들의 차입능력을 키우고 대차대조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거시건전성조정계수를 1에서 1.25로 상향 조정한다”고 이야기했다. 매우 짧게 한 문장으로 발표했지만 이번 조치의 숨은 목적은 환율안정화에 있다고 봐야 한다.

기업들이 달러 등의 외환을 취득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째, 보유한 인민폐를 동원해외환 시장에서 달러를 살 수 있다. 둘째, 해외의 금융기관이나 기업으로부터 달러를 빌릴 수 있다.

첫째 방법은 인민폐를 팔고 달러를 매입하기 때문에 위안화 환율 약세를 조장한다. 연준의 양적긴축과 금리인상으로 촉발된 전세계적 달러 강세에 위안화 역시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최근의 환율 흐름을 보면 위안화 약세 폭이 매우 커짐을 알 수 있다.

둘째 방법은 기업이 위안화를 매각하지 않고 직접 외국 금융기관 또는 기업으로부터 달러를 차입는 것이다. 이 방법은 달러를 직접 차입하므로 환율에 영향이 매우 작다.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기업이 직접 인민폐를 매각해 달러를 획득하는 것 보다 차입할 수 있는 한도를 늘림으로써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24일 시주석의 3연임이 확정됐을 때 홍콩 항생계수는 전일대비 7.3%의 큰 하락이 나왔다. 역외 위안화 달러대비 환율도 7.2268에서 7.3177로 올랐다. 그러나 25일 인민은행의 발표 이후 최고점인 7.3748에서 현재는 7.2737로 하락했다.

USDCNH(인민폐 달러대비 역외환율) 추이

출처=야후파이낸스
출처=야후파이낸스

중국 당국이 최근 대형 국유은행들을 통해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이 환율 안정에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외환시장 직접 개입 외에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환율 안정에 보조적인 수단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인민은행은 2021년 1월 7일에 거시건전성조정계수를 1.25에서 1로 내린 적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강한 도시봉쇄로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유로 전세계로 향한 수출이 늘었고 인민폐 환율의 절상이 당국의 걱정거리였다.

2021년 1월 인민은행의 거시건전성조정 계수 변경과 인민폐 환율 추이

​​​​​​​출처= 연준(https://fred.stlouisfed.org/series/DEXCHUS#)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series/DEXCHUS#)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거시건전성조정 계수 변경은 단기적으로는 환율에 영향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환경이 환율을 압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 조치 역시 위안화 환율에 단기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최근 인민폐 환율의 움직임에서 특이한 점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고시환율(fixing rate)와 시장환율의 관계이다. 중국 외환 당국은 매일 고시환율을 발표하고 고시환율을 중심으로 ±2%의 범위 내에서 시장환율이 형성되도록 하고 있다. 그림에서 빨간 선은 시장환율이고 파란 선은 고시환율이다. 과거에는 고시환율과 시장환율이 밀접하게 움직였음을 그림에서 볼 수 있다.

인민폐 고시환율, 시장환율, 거래범위 추이

출처=트위터(@MarketInterest)
출처=트위터(@MarketInterest)

최근 상황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녹색 원을 보면 고시환율이 시장환율을 따라 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파란색 원을 보면 시장환율이 거래범위의 상단(고시환율+2%)을 위협하자 정책당국이 대형 국유은행을 동원해 외환 시장 개입을 한 것을 보여준다. 인민폐 환율이 고시환율에서 많이 벗어나 정책당국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개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와는 달리 시장환율과 고시환율의 괴리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전세계적인 강달러의 분위기에서 환율 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고 외환 보유액도 3조달러에 달하고 있어 지금 수준의 외환시장 개입은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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