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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 의정부 시대를 연다
한국기원, 의정부 시대를 연다
  • 이재식 기자
  • 승인 2022.11.04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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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회장 기부로 현재의 홍익동으로 이전
현 건물 좁고 오래돼 불편, 국제대회 운영도 어려워
내년 5월 착공해 내후년 8월 준공 목표로 진행 중

[이코노미21 이재식] 한국기원 의정부 이전이 바둑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후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한국기원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실력자였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후원금을 모아 관철동 시대를 연 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기부로 현재의 홍익동으로 이전했다.

두 사람은 모두 당시의 최고 권력자였거나 재벌이었고 이후로도 한국기원 이사장과 총재는 주로 재벌회장이나 비중 있는 정치권 인사가 취임했다. 그것은 한국기원이 그만큼 상징성 있는 기관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바둑과 실질적인 연관성이 없는 인사들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바둑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재벌회장이 이사장이나 총재로 취임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호적이지만, 정치권 인사에 대해서는 비우호적인 경우가 많았다. 어차피 상징적인 자리라면, 한국기원의 재정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재벌회장에게 더 호의적인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다.

현재의 한국기원은 좁고 오래된 건물이다. 4층이긴 하지만 승강기가 없고 주차장이 좁아 불편함이 이만저만 아니어서 규모가 큰 바둑 경기나 국제대회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익명을 원한 프로기사는 한국기원의 현실을 이렇게 전하기도 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국제경기가 온라인 대국으로 열리는 경우가 많아요. 얼마 전 최정 9단이 중요대국을 지하에서 두는 것을 봤는데, 공기도 안 좋고 환경이 너무 좋지 않았어요. 물론 그것 때문에 졌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대국을 하는 기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기자도 신진서 9단과 커제 9단의 세계대회 결승전에서 어이없는 해프닝을 본 적이 있었다. 더 이상 중요할 수 없는 결승전에서 신진서 9단이 마우스미스를 한 것이다. 마우스미스에다 운까지 없어 최악의 자리에 착점을 하게 됐으니 그 바둑을 이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봐야 된다. 육상과 비교하자면 100미터 달리기에서 상대가 30미터를 먼저 출발했는데, 그것도 최정상급 선수들끼리의 경기라면 이기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신진서 9단은 투혼을 발휘했지만 아쉽게 그 바둑을 놓쳤다. 얼기설기 전선이 널려 있는 환경 탓이라는 비난도 많았고(실제 담당자가 징계 받았다.), 무선마우스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비난도 많았지만 근본적으로 시스템이 완비된 온라인 전용경기장을 마련하지 못한 탓이라는 의견도 있었다.(대국이 열릴 때마다 컴퓨터를 설치하고 옮겨야 하니까.)

한국기원 의정부 이전을 추진했던 당시 사무총장 김영삼 9단을 포함해 의정부 이전을 찬성하는 바둑 관계자들의 말은 일관되게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기원의 덩치가 결코 작지 않고(심지어 방송국도 있다), 이전 비용이 만만치 않아 자력으로 이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김영삼 전 사무총장의 말에 따르면 화성과 서울시까지 다양한 지역을 이전 대상지로 검토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의정부 이전에 반대하는 바둑 관계자들의 논리는 명료하다. 거리가 멀고 의정부시의 이미지가 한국바둑을 대표하는 한국기원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대회가 열리기에는 서울이나 공항과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숙박시설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논리도 든다.

거리가 멀다는 것은 프로기사들이나 한국기원 직원, 기자들을 포함한 바둑 관계자들의 개인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서울이나 공항과의 접근성 역시 경우에 따라 다른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 다만 기자 역시 의정부시보다는 외곽이라도 다른 서울 지역이나 하다못해 ‘판교 정도면 어떨까?’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이니 반대하는 분들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딱 막히는 것이 대안이 뭐냐는 것이다. 김영삼 전 사무총장은 속된 표현으로 ‘쑤셔볼만 한 데는 다 쑤셔봤는데 답이 없다’는 거다. 한국기원 박진서 경영기획팀장에게 이렇게 질문을 해봤다. ‘만약 어떤 이유에서라도 의정부시로의 이전이 안 되거나 다른 대안이 없다면 어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현재 건물을 쓰는 수밖에 지금으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 리모델링을 하게 되더라도 건물의 크기와 구조의 문제로 인해 한계가 있어 고민”이라고 답변했다.

의정부시는 얼마 전 지자체 선거를 통해 새로운 시장이 취임했다. 통상 전임 시장이 추진 하던 프로젝트를 이어 받아 하는 걸 반겨하지 않고, 하물며 소속 당도 다르니 부정적인 견해가 있지 않을까 의정부시 체육시설조성팀 채윤식 주무관에게 질문했다. “시청의 입장에서는 특정 종목에 대한 대규모 지원에 반대의견도 들어야 하고, 시민들에게 한국기원과 바둑전용경기장을 유치함으로써 의정부시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리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고, 이미 설계 용역도 들어가서 내년 3월이면 용역 결과가 나온다. 우리는 내년 5월에 착공해 내후년 8월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원래는 올해 9월 착공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한국기원 박진서 경영기획팀장 역시 “한국기원 이사회를 통과했고, 의정부시도 국비, 도비, 시비 다 승인이 났다. 공사비는 400억 정도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자재비도 오르고 추가 예산을 편성해야 할 거 같다. 그 문제는 의정부시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추가 예산은 편성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기자의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한국기원과 의정부시 간에 공식 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라 MOU가 체결된 상태인데 진행에 차질이 있을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다시 질문을 했고, 그에 대해 한국기원 박진서 경영기획팀장은 “의정부시 담당자에게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통상적인 진행 과정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답했다.

의정부시는 한국기원과 국제바둑경기장 유치로 인한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고, 실제 그럴 것이라고 생각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국기원 이전,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면 진행이 확실시 되지만 의정부시 관계자들 일부와 한국기원 내외부의 반발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그것을 한국기원과 의정부시가 어떻게 설득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이코노미21]

의정부 바둑경기장 조감도. 출처=한국기원
의정부 바둑경기장 조감도. 출처=한국기원

 

 

의정부시 바둑전용경기장 사업 개요

○위 치 :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403번지 일원

○규 모 : 지하 1층 / 지상 4층 (건축연면적 10,000m2)

○내 용 : 바둑경기장, 바둑TV, 한국기원 사무국 등

○일 정 : 2023년 5월 착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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