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 거래 통해 조기상환 자금 마련
태광그룹도 자본확충 지원하기로
[이코노미21 임호균] 흥국생명이 오는 9일 예정대로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 콜옵션 행사로 흥국생명발 사태는 진화 수순에 들어갔다.
흥국생명은 7일 “2017년 11월 발행한 5억달러(발행 당시 약 5571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예정대로 9일 행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최근 조기 상환 연기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결정으로 태광그룹도 사회적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 5억달러 가운데 4000억원을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 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매조건부채권은 발행자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흥국생명의 입장 변화는 시장 충격에 대한 부담감, 금융당국의 우려 등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된다.
앞서 흥국생명은 외환 신종자본증권의 조기 상환일을 앞두고 지난 1일 잠정 연기를 발표해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미행사한다고 밝힌 후 해당 채권 거래가격은 30% 가까이 급락했으며 우리은행, 동양생명 등 다른 은행과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 가격까지 떨어졌다. 또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국내 회사 발생 외화표시 채권(Korean Paper) 가격이 급락하는 등 한국물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됐다.
이번 상환 결정으로 금융시장에서의 혼란을 안정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기존 결정으로 인해 야기된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한 사과드린다”며 “향후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자본건전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흥국생명의 콜옵션 행사 결정 발표 직전인 이날 오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흥국생명 측의 자금 여력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이번 사태가 사실상 해결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