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고통지수=실업률+물가상승률
상반기 20대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
상반기 20대 청년 체감실업률 19.9%
[이코노미21 김창섭] 취업난과 물가급등으로 전 연령대 중 20대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들의 채용계획에 대한 대학 전공자의 불일치와 일자리 증가 속도 등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고통지수를 재구성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20대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로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고통지수는 미국의 경제학자 오쿤(Arthur Okun)이 국민의 경제적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한 지수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해 산출한다.
올해 급격한 물가상승이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물가상승률은 5.2%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0.5%)의 10배에 달했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물가상승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데에는 청년들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21.6%), ‘교통’(12.0%), ‘식료품’(8.5%) 등의 가격 상승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경련은 “올해 청년들이 소비를 많이 하는 부문에 물가 상승이 집중되면서 취업 준비 중이거나 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이 생활비 상승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어붙은 취업시장도 영향을 끼쳤다. 상반기 기준 20대 체감실업률은 19.9%로 2019년(22.9%)에 비해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다. 20대를 이어 ∆60대(11.3%) ∆30대(9.5%) ∆50대(8.7%) ∆40대(7.9%) 순으로 분석됐다.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청년 취업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4년동안(2017년~2020년) 배출된 대졸자는 223.4만명인데 반해 신규 고학력 일자리는 126.4만개로 대졸자 규모의 약 57% 수준에 그쳤다. 특히 기업들의 이공계 인재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인문계 졸업자들의 취업문은 더 좁아지고 있다. 실제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채용하기로 계획한 인원 10명 중 7명(67.9%)은 ‘이공계열’ 졸업자가 차지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채용계획에 비해 전국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 중 ‘이공계열’ 비중은 2020년 기준 10명 중 4명꼴(3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노동시장의 인력수급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전공과 무관하게 취업하는 청년 비중이 절반 이상에 달할 정도로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5월 기준 통계청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20〜34세 취업자 일자리‧전공 불일치율은 50.7%에 달했다.
또한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20대들의 재무 건전성이 불안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간(2017년~2021년)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 부채 증가율은 48.3%로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2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20대의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34.9%로 전체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23.5%)의 1.5배 수준이었다. 20대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7년 24.2%에서 2020년 32.5%까지 증가했다가 2021년 들어 29.2%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전경련은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은 주거 마련을 위한 전세대출 비중이 높고 지난 증시 및 부동산 활황기에 다수의 청년들이 과도하게 빚을 내서 투자를 하거나 집을 매수하는 등 채무부담이 이미 높은 상황”이라며 “올해 연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