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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와 PCE 그리고 2% 인플레이션 목표란 무엇인가
CPI와 PCE 그리고 2% 인플레이션 목표란 무엇인가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2.11.17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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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소비자물가지수),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CPI는 매달 10~13일, PCE는 마지막 금요일에 발표
CPI가 PCE보다 1.1% 더 높게 인플레이션을 측정
연준, 2012년에 PCE 기준 2%를 인플레 목표치로 정해

[이코노미21 양영빈] 최근처럼 인플레이션 발표에 관심이 많았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발표되는 날에는 전세계의 금융시장 종사자들이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인플레이션 발표를 기다린다.

올해 6월 세인트 루이스 연준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세편의 블로그를 발표했다. 이 기사는 세편의 블로그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발표되는 인플레이션은 크게 세가지가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Price Index), 생산자물가지수(PPI: Producer Price Index)로 경제의 물가를 측정한다. CPI와 PCE는 모두 소비자를 중심으로 본 장바구니 물가를 나타낸다. PPI는 생산자의 생산비용을 가늠하는 척도이다.

CPI는 매달 10~13일에 발표되고 PCE는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발표된다. PPI는 CPI를 전후로 해서 발표되는데 대체로 CPI 발표보다 나중에 발표된다. 2022년 12월에는 PPI는 12월 9일에 CPI는 12월 14일에 발표된다.

CPI와 PCE는 모두 소비자의 생활비를 나타내는데 바스켓(장바구니)에 포함되는 상품의 종류와 비중에 따라 차이가 난다. CPI는 소비자에 ‘의해(by consumers)’ 직접적으로 지출되는 상품의 물가지수이다. 반면에 PCE는 소비자에 ‘의해(by consumers)’ 그리고 소비자를 ‘위해(on behalf of consumers)’ 지출되는 상품의 물가지수이다.

‘의해’는 소비자의 지갑으로부터 지출된 것을 의미하며 ‘위해’는 직접 소비자가 아닌 제3자가 소비자를 위해 지출한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고용주가 노동자를 위해 지출하는 건강보험을 생각할 수 있다. 고용주가 지출하는 건강보험은 PCE에는 포함되지만 CPI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CPI를 계산할 때 보는 바스켓은 2년 주기로 변경되지만 PCE 바스켓은 매달 바뀐다. 다음은 CPI와 PCE에 포함된 여러 항목들의 가중치를 나타낸다.

CPI와 PCE 항목별 가중치

​​​​​​​출처=BEA, BLS(https://research.stlouisfed.org/publications/economic-synopses/2022/06/22/inflation-part-2-how-do-we-construct-and-choose-an-index)
출처=BEA, BLS(https://research.stlouisfed.org/publications/economic-synopses/2022/06/22/inflation-part-2-how-do-we-construct-and-choose-an-index)

주택에는 쉘터(임대료, 자가주거비)와 주택보수 등의 비용이 포함된다. 주택의 가중치가 CPI는 42%, PCE는 23.5%로 큰 차이가 난다. 또한 의료에서도 각각 8.4%와 22.1%로 두 지수의 비중치가 매우 다름을 알 수 있다.

CPI는 대체로 PCE보다 먼저 발표되고 언론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지수다. TIPS(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라는 물가연동국채는 인플레이션에 연동해서 원금이 변하는 국채이며 물가는 CPI를 기준으로 한다. 또한 생활비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사회보장이나 다른 정부지원 프로그램도 CPI를 기준으로 한다.

CPI의 단점은 외부 충격으로 특정 상품 가격이 급등했을 때 예를 들면, 깻잎 가격이 올랐을 때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적게 깻잎을 소비하고 그 대신 상추를 더 소비하는 현상인 ‘대체효과(substitution effect)’를 제때에 반영하지 못하는 결함이 있다. CPI 바스켓이 2년마다 바뀌기 때문이다. PCE는 매달 바스켓이 바뀌므로 ‘대체효과’를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00년도부터 현재까지 두 지수를 보면 대략 CPI가 PCE보다 1.1% 더 높게 인플레이션을 측정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CPI와 PCE의 지수 수준 추이

출처= 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WrZ3)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WrZ3)

CPI와 PCE 인플레이션 추이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WrZg)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WrZg)

연준의 양대 책무는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이다. 물가안정은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지속적’이 중요한 것은 경제주체들 사이에서 장기 계약을 할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지속성에 대한 경제 전반의 합의가 없다면 장기 계약이 성사되기 힘들고 따라서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연준은 어떠한 물가지수를 볼 것인가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얼마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2012년에 이르러서야 연준은 PCE 기준 2%를 인플레이션 목표치로 정했다.

연준 노력의 성과는 2012년을 전후로 한 기간의 인플레이션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린스펀 시기(1996년 이후) 부터 연준이 2% 목표를 명시한 2012년까지와 2012년의 인플레이션을 보면 다음과 같다.

두 시기의 인플레이션 추이

​​​​​​​출처=세인트루이스연준
출처=세인트루이스연준

2%를 기준으로 상단(2.5%)과 하단(1.5%)를 보면 전기에는 이 범위안에 들었던 비율이 39.25%였고 2012년 이후에는 49.51%로 연준의 정책이 성공적이었음을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발언은 파월의 흑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를 만회하기위해 파월은 그 이후 물가안정에 대한 강력한 견해를 여러 번 피력했다.

공급망 붕괴, 러우 전쟁, 경기침체 등의 굵직한 지뢰들을 무사히 통과해 2012년 이후의 성공 스토리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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