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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에 포함되는 귀속임대료 산정 방식이 나라마다 다름을 아시나요?
GDP에 포함되는 귀속임대료 산정 방식이 나라마다 다름을 아시나요?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01.11 14: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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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및 자가거주비 GDP 통계에 포함돼
미국은 시장임대료, 중국은 감가상각 방식
미국 방식이 중국보다 과잉 반영돼
중국, 방식 바꾸면 GDP 늘어날 가능성 높아
한국, 귀속임대료 GDP에 포함하지만 물가에는 불포함

[이코노미21 양영빈] 현재 전세계적으로 GDP 통계는 유엔과 세계은행이 권고한 국민계정체계2008(System of National Accounts: SNA2008) 방식을 따른다.

GDP 통계를 내는 방식은 SNA2008이라는 큰 틀에서는 같지만 세부적으로 통계를 내는 방식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따라서 GDP 수치만을 통해서 각국의 경제 상황을 비교할 때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귀속임대료에 대한 통계이다. GDP 통계가 달라지면 당연히 물가 통계도 필연적으로 변하게 된다.

GDP는 한 경제가 1년간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최종 생산물의 총액이다. 서비스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이미용 서비스, 오락, 수송, 교육 등이 포함된다. 무주택자가 지출하는 임대료는 주택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지불하고 금전적 거래가 성립했으므로 GDP 통계에 당당하게 들어간다. 자가소유주택은 집 주인이 스스로에게 주택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간주하는데 금전적 거래가 없더라도 GDP에 산입한다. 문제는 이때 얼마를 GDP에 산입할 것인가이다.

우리나라 귀속임대료(자가주거비)

보통 자가소유주택의 경우에는 주택소유자가 소유 주택을 월세 또는 전세로 내놓았을 때 원하는 임대료를 설문 조사를 통해 구한다. 이러한 임대료를 귀속임대료(Imputed Rent)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자가주거비’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의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 통계 중에 ‘임대료 및 수도 광열’라는 항목에서 무주택자가 지출하는 임대료와 주택소유자의 귀속임대료(자가주거비)를 합한 값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임대료 및 수도 광열’ 비용은 2022년 3분기에서 41조원이고 3분기 GDP는 494조원이므로 ‘임대료 및 수도 광열’ 비용이 GDP에서 차비하는 비중은 8.3% 정도이다.

미국 귀속임대료

미국 역시 보통 월세 세입자가 지출하는 임대료와 귀속임대료(Imputed Rent)의 합을 주택서비스(Housing service)로 측정한다. 미국에서는 귀속임대료를 자가주거비용(Owner’s Equivalent Rent: OER)이라고 하며 전체 GDP의 12% 정도를 차지한다. 미국에서 월세 임대료와 자가주거비용이 주택서비스(Housing service)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25%, 75% 정도이다. OER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주택서비스, OER, 임대료, 농촌의 지출 액수 추이(단위 10억달러)

출처=미국경제통계국(https://apps.bea.gov/scb/2021/05-may/0521-housing-services.htm)
출처=미국경제통계국(https://apps.bea.gov/scb/2021/05-may/0521-housing-services.htm)

미국에서 주택관련 서비스에는 주택서비스로 계산하는 임대료 외에 주택을 수리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도 더한다. 이 두가지를 합한 것을 주택업 또는 주택 시장(Housing market)으로 분류한다. 미국에서 주택시장, 주택서비스, 주택투자가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6%, 12%, 4% 정도이다(두번째 그림 참조).

GDP 대비 주택업, 주택서비스, 주택 투자(수리) 비율

출처=미국의회(https://crsreports.congress.gov/product/pdf/IF/IF11327/10)
출처=미국의회(https://crsreports.congress.gov/product/pdf/IF/IF11327/10)

OER이 미국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 정도다. 월세는 3% 정도이고 월세에 비해 3배나 된다.

중국 귀속임대료

중국 역시 귀속임대료를 GDP에 포함한다. 그런데 귀속임대료를 산출하는 방식이 미국 방식과 매우 다르다. 미국 방식은 시장임대료 방식이라 할 수 있고 중국은 감가상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귀속임대료는 그 기준이 임대료가 아니라 자기주택을 소유한 경우 그 주택의 감가상각비용을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보자. 10년전에 매입한 집값이 100만위안, 건축 비용이 80만위안, 현재의 집값은 부동산 경기가 좋아서 300만위안으로 오른 상태를 가정해 보자. 주변의 임대료 시세는 같은 평형의 주택이 월 1만위안이라면 미국 방식으로 귀속 임대료는 매년 12만위안이 된다. 그러나 중국의 감가상각 방식을 적용하면(현재 중국의 감가상각율은 2%이다) 매년 감가상각 금액은 1.6(80*2%)만위안이 된다. 여기에 관리비 같은 서비스까지 더한다면 전체 감가상각비는 대략 2만위안 정도가 된다.

미국 방식으로 계산한 것과 중국 방식으로 계산한 금액이 비록 가상적인 계산이지만 무려 6배가 차이가 난다. 두 방식은 각각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미국 방식은 집값이 오름에 따라 임대료가 같이 오르고 주택가격이 GDP와 물가에 과잉 반영하게 된다. 중국 방식은 집값이 오르더라도 처음 신축한 집이 판매된 시점의 건축비용을 기준으로 계산하므로 변화된 시장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주택가격이 GDP와 물가에 과소 반영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중국도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주택 건축 비용이 상승하므로 미국 방식과 차이가 크게 안 날 수도 있지만 감가상각 기간이 대략 15년임을 고려하면 현재 중국 방식과 미국 방식은 여전히 큰 차이가 나게 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주택서비스와 주택 투자를 합한 것을 GDP에서 부동산업으로 분류한다. 중국 GDP발표에서 부동산업으로 분류된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파트 같은 건물을 건축하는 것이 아닌 건물로부터 나온 임대료와 건물 유지보수을 위한 주택투자 등을 합한 수치이다. 부동산 개발은 건축업라는 항목에서 따로 관리한다.

올해 코로나가 있기 전인 2019년 중국 GDP를 보면 GDP 총액은 98조6155억위안, 부동산업은 7조445억위안으로 부동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7.1%이다. 중국의 부동산업은 미국의 주택업(주택서비스+주택투자)에 해당하는데 미국에서 GDP 대비 비율은 16% 정도이다. 중국의 7.1%와 비교했을 때 무려 9%포인트 가까운 차이가 난다. 자세한 중국 자료가 없어 확신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차이는 귀속임대료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GDP에서 월세, 귀속임대료, 주택 수리 및 유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중국 자료는 귀속임대료, (전)월세, 주택 수리 및 유지가 모두 하나로 된 것이어서 세분해서 볼 수 없다. 우리나라 자료 역시 세가지 항목이 하나로 된 것이지만 주택 수리 및 유지 대신에 수도, 광열비가 있다. 주택관련 비용이 차이가 나는 것은 각 나라의 주택자가비율의 차이와 관계가 있다.

귀속임대료와 GDP, 인플레이션

GDP를 구성하는 동일한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차이가 크다면 이것은 GDP 계산에 심각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한 때 중국 경제 규모가 2030년에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코로나제로 정책 이후 이 관측은 이제는 불가능한 목표가 됐다. 중국이 2030년에 미국을 추월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하다. 바로 SNA2008 회계 기준을 미국 것으로 바꾸면 손쉽게 2030년 미국 추월 목표를 해결할 수 있다.

중국의 주택소유비율은 83%로 전세계 최고 수준에 가깝다. 따라서 통계 추산 방식이 바뀌면 GDP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실제 2022년 7월에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시장경제연구소 부연구원인 왕루이민(王瑞民)은 귀속임대료 계산 방식을 미국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글을 발표했다. 국가 발전 정책의 핵심 연구소 중의 하나인 국무원 산하 시장경제연구소에서 이런 글을 발표했다는 것은 머지않아 통계작성 방식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통계를 바꾸면 득과 실이 있는데 잃어야 할 것은 인플레이션이다. GDP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올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통계 방식은 귀속임대료를 GDP에 포함시키지만 물가에는 포함하지 않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미국과 중국의 혼합형이라고 볼 수 있다. GDP 성장의 좋은 면을 취하고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부정적인 면을 버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현재 귀속임대료를 우리나라 물가에 포함한 보조적인 물가지수를 만들어서 발표하고 있지만 아직은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귀속임대료를 물가에 포함할 때 현재 수준에서 대략 2% 정도의 인플레이션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다.

통계는 작성하는 방식과 일관성 모두 중요하다. 그 어느 것도 놓쳐서는 안되는 통계의 중요한 덕목이다. 정치인들의 입맛에 맞춘 통계가 아니라 국민 실생활을 제대로 보여주는 통계가 필요하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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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국 2023-12-16 02:32:13
대단한 기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