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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 알고리즘 조작해 ‘블루’에 승객 몰아줘...과징금 257억
카카오T 알고리즘 조작해 ‘블루’에 승객 몰아줘...과징금 257억
  • 임호균 기자
  • 승인 2023.02.14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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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택시를 비가맹택시보다 우선배차
가맹택시 ‘블루’ 수 늘리기 위해 조작
수익성 낮은 단거리 배차는 제외·축소

[이코노미21 임호균] 카카오T를 이용할 때 ‘일반’은 거의 잡히지 않는 반면 ‘블루’는 잘 연결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가격이 비싸니까 잘 잡히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회사가 운영하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회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57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 수를 늘리기 위해 카카오T앱의 일반 중형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일반호출)에서 자신의 가맹택시 기사를 우대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 3월 20일부터 2020년 4월 중순경까지 예상 픽업시간이 가까운 기사에게 배차하는 로직을 운영하면서 가맹기사가 일정 픽업시간 내에 있으면 가깝게 있는 비가맹기사보다 우선 배차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가맹기사가 6분 이내 거래에 위치할 때 0~5분 거리에 있는 비가맹기사보다 우선 배차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또 수락율을 이용한 우선배차 행위도 비가맹기사에게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설계됐다고 판단했다. 평균 수락률이 가맹기사는 약 70~80%, 비가맹기사는 약 10%로 카카오모빌리티 쪽은 두 그룹간에 수락률 차이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의도적으로 이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기사에게는 수익성이 낮은 1km 미만 단거리 배차는 제외하거나 축소했다고 봤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가 있었던 기간 동안 가맹기사는 비가맹기사보다 월 평균 35~321건의 호출을 더 수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 평균 운임 수입은 비가맹기사보다 1.04~2.21배 더 많았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점유율이 2019년 14.2%에서 2021년 73.7%로 확대되는 등 택시가맹 서비스 시장에서 카카오T블루의 지배력이 크게 강화됐다고 판단했다.

유성욱 시장감시국장은 “택시가맹 서비스 시장에서 카카오T블루의 지배력이 강화되면 경쟁사업자가 배제되거나 배제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택시가맹 서비스의 다양성이 줄고 가맹료 인상, 가맹호출 수수료 인상 등으로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21]

카카오모빌리티 화면 캡쳐
카카오모빌리티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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