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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SVB 사태 이후 유동성 공급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미 연준, SVB 사태 이후 유동성 공급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03.20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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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위기 대응 위해 긴급 유동성 공급 중
재할인창구, 레포, BTFP 전체 규모가 중요해
BTFP, 재할인 창구보다 금리•만기 조건 우월
중앙은행간 유동성 스왑 1일 기준으로 줄여

[이코노미21 양영빈] 사방에 지뢰가 널려 있다. 언제 어디서나 지뢰가 터질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연준을 중심으로 이번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연준은 미국 내 은행과 해외 중앙은행에게 유동성을 공급한다.

유동성을 공급할 때 둘다 레포 거래 성격을 띤다. 국내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할 때는 은행이 보유한 자산(국채, 대출채권 등)을 담보로 한다. 해외 중앙은행에 공급하는 기구인 중앙은행 유동성 스왑(Central bank liquidity swap)은 해당 국가의 통화를 담보로 한다.

대차대조표를 통해 각각의 유동성 공급을 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은 거래의 초기 단계만을 보여 준 것이고 거래 만기가 도래하면 모든 것은 대차대조표에서 사라지게 된다.

연준, 미국내 은행에 유동성 공급

연준이 미국내 은행에 공급하는 유동성은 크게 재할인창구(Discount Window: 현재는 Primary Credit으로 명칭이 변경됨), 레포 대출,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이 있다.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가 발생하고 새로 만든 유동성 창구가 BTFP인데 아직은 사용 실적이 120억달러 규모로 저조하다. 이 세가지 유동성 공급 기구가 사용된 것을 2008년부터 누적해서 보면 다음과 같다. 이 차트는 연준이 미국내 은행에 공급하는 유동성을 보는 것이므로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재할인창구, 레포 대출, BTFP를 각각 떼어내서 볼 것이 아니라 함께 전체 크기를 봐야 제대로 된 단기 유동성 공급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연준의 단기 유동성 공급 현황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1w64)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1w64)

최근에 연준의 유동성 공급은 3000억달러에 달한다. 위 그림에서는 기타신용공급(Other Credit Extensions)이라는 항목을 누락했다. 기타신용공급은 1430억달러 규모였고 실리콘밸리 은행, 시그니쳐 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FDIC)가 설립한 브리지 뱅크에 대출된 자금이다. 이 자금은 담보와 FDIC가 지급 보증하는 것이므로 연준의 전통적인 단기 유동성 공급에서는 제외했다. 문제가 된 은행들이 다른 은행에 인수되면 곧 회수될 자금으로 보인다.

이번 국내 은행 단기 유동성 공급의 특징으로 BTFP와 재할인창구 이용 금액의 차이를 들 수 있다. BTFP와 재할인 창구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BTFP와 재할인창구 비교

BTFP는 금리와 만기 조건에서 재할인 창구에 비해서 우월하다. BTFP가 반드시 1년을 만기로 하는 것은 아니고 만기를 1년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담보인데 연준이 공개시장조작(OMO)에 사용할 수 있는 담보 조건이 다르다. 재할인창구는 은행이 보유한 회사채도 담보로 사용할 수 있다면 BTFP는 회사채는 담보에서 제외된다. 즉 BTFP를 사용하려면 은행이 국채, MBS 등을 보유해야 한다.

이번 BTFP와 연준 재할인창구 이용은 대부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2022년 4분기말 기준으로 보유한 채권은 320억달러, 기업에 대출한 것이(회사채) 1670억달러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이 이미 담보로 내건 금액은 90억달러로 보유한 채권을 담보로 BTFP를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230억달러라고 할 수 있다. 이 수치는 2022년 12월말 기준이므로 그 뒤로 상황이 악화돼 담보로 사용할 여력이 많이 줄었다고 추정하면 이번에 퍼스트리퍼블릭이 BTFP를 119억달러를 사용하고 조건이 더 나쁜 재할인 창구에서 1480억달러를 융통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음은 이번 단기 유동성 공급의 만기분포이다.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재할인창구 물량과 브리지 뱅크로 공급된 물량이 대부분 만기가 15일 이내라는 점이다. 물론 재할인창구 물량은 언제든지 연장할 수 있는 것이지만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2주안에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의지가 엿 보인다.

출처=연준(H 4.1 https://www.federalreserve.gov/releases/h41/20230316/)
출처=연준(H 4.1 https://www.federalreserve.gov/releases/h41/20230316/)

연준의 해외 중앙은행 유동성 스왑

해외 금융시장의 달러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면 연준은 중앙은행간 달러 스왑을 한다. 과거의 움직임은 다음과 같다.

역대 연준과 해외 중앙은행 유동성 스왑 거래 추이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series/SWPT#)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series/SWPT#)

19일 연준은 급하게 중앙은행간의 유동성 스왑을 기존의 7일 기준에서 빈도수를 늘려 1일 기준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있었던 해외중앙은행과 연준의 달러 스왑 거래를 보면(https://www.newyorkfed.org/markets/desk-operations/central-bank-liquidity-swap-operations) 목요일에 결제를 하고 만기는 7일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거래 빈도수를 1일 기준으로 한다는 것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 중앙은행의 달러 유동성 수요가 3월 23일까지도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 만큼 달러 유동성에 대한 요구가 절실함을 보여 준다고 볼 수 있다.

두개의 차트를 통해 앞으로 진행될 미국과 전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이코노미21]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 본부. 사진=위키백과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 본부. 사진=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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