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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의 예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나
미국 은행의 예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나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03.28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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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본격화된 기간에 예금 532억달러 감소
최근 은행 위기로 소형은행 예금 유출 발생
반면 대형은행은 666억달러 예금 유입 발생
소형은행에서 유출된 예금 MMF로도 상당수 유입

[이코노미21 양영빈] 일부 미국 지역 은행 위기로 전체 은행의 예금이 이탈하고 있다. 현재까지 연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3월 15일까지 자료다. 은행 위기 직전인 3월 8일의 미국 국내 은행 전체의 예금 총액은 16조2492억달러였고 3월 15일에는 16조1960억달러였다. 위기가 본격화된 기간에 예금은 532억달러 감소했다.

소형은행과 대형은행의 예금 변화

연준이 제공하는 H8에서는 미국 국내은행의 상황을 소형은행과 대형은행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H8에서 소형과 대형의 구분은 자산기준으로 상위 25위까지를 대형은행으로 분류한다. 2022년 말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상위 25위까지의 자산 규모 현황은 다음과 같다.

3조3912억달러 자산을 보유한 제이피모간 은행부터 1704억달러 자산의 BMO HARRIS 은행까지가 연준의 H8에서 대형은행으로(표의 빨간 사각형 이내) 분류된다. 현재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실리콘밸리 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대형은행에 속한다. 또한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총자산 2150억달러) 인수를 합의한 퍼스트시티즌 은행(총자산 1090억달러)은 대형은행에 속하지 않는다.

자산규모 1000억달러 이상 은행

출처=FFIEC(https://cdr.ffiec.gov/public/ManageFacsimiles.aspx, List of Banks in Peer Group)
출처=FFIEC(https://cdr.ffiec.gov/public/ManageFacsimiles.aspx, List of Banks in Peer Group)

예금 인출/유입을 대형은행과 소형은행으로 분류해서 볼 수 있다. 2021년부터 예금 총액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다음과 같다. 빨간색은 소형은행이고 파란색은 대형은행이다. 특이 사항은 대형은행은 2022년 3월 연준의 금리인상이 시작한 후부터 본격적으로 예금 감소가 시작했다는 점이다. 반면 소형은행의 예금은 금리인상이 시작한 후에도 예금 규모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1Shi Seasonally Adjusted H8)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1Shi Seasonally Adjusted H8)

최근 지역 은행의 위기로 예금인출과 유입을 보면 소형은행은 3월 8일~15일까지 1200억원의 예금 유출이 발생했다. 반면 대형은행은 전체적인 감소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동기간에 666억달러의 예금 유입이 발생했다.

예금이 소형은행에서 대형은행으로 이동했고 나머지(532억달러)는 다른 곳으로 흘러갔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은행 시스템에서 유출된 예금이 갈 수 있는 곳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MMF이고 다른 하나는 민간이 직접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경로다. 민간이 국채를 인수하는 자료는 분기별로 제공되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MMF 전체의 최근 잔고 변화는 다음과 같다.

출처=ICI(https://www.ici.org/system/files/2023-03/mm_summary_data_2023_1.xls)
출처=ICI(https://www.ici.org/system/files/2023-03/mm_summary_data_2023_1.xls)

최근 MMF로의 자금 유입은 3월 8일 대비 3월 15일에 1210억달러가 유입됐다. 소형은행에서 유출된 예금이 대형은행외에도 MMF로도 상당수 유입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형은행은 2022년 3월부터 지속적으로 예금이 감소해 최근 늘어난 666억달러를 감안해도 현재 3월 대비 6000억달러의 예금감소가 생긴 상태다.

가계, 기업 등의 각 주체별 거래 현황은 연준이 Z.1에서 제공한다. 그러나 이 자료는 분기별 자료이므로 현재 상황을 보려면 1분기 자료가 나와야 의미 있는 분석을 할 수 있다. 1분기 자료는 6월 초에 나온다.

소형은행과 대형은행의 상황

이번 예금 유출입으로 소형은행은 전체 예금의 2.2%가 유출됐다. 반면 대형은행은 전체 예금의 0.6%가 유입됐다.

또한 재할인창구,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에 의한 연준의 유동성 공급으로 소형은행과 대형은행의 지급준비금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늘었다.

최근 소형은행과 대형은행의 지급준비금/총자산 비율 증가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1Sw5)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1Sw5)

그림에서 녹색 수평선은 2019년 9월 레포시장 위기가 발생했을 때의 지급준비금 비율이다. 지급준비금을 10, 총자산을 100이라고 가정한다면, 연준이 유동성을 10만큼 공급하면 지급준비금과 총자산은 같은 양만큼 늘어나게 된다. 유동성 공급 이후에 은행의 지급준비금은 20, 총자산은 110이 된다. 따라서 지급준비금/총자산 비율은 10%(10/100)에서 18.2%(20/120)로 증가하게 된다. 이번 위기의 결과 이 비율은 소형은행은 5.9%에서 7.2%로, 대형은행은 9.5%에서 11.6%로 증가했다.

2019년 9월 레포시장 위기가 발생했을 당시의 6% 비율은 일종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물론 최근 상황을 보면 소형은행의 비율이 6%를 살짝 하회했고, 정작 문제는 대형은행(자산기준 상위 25위)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던 실리콘밸리 은행과 시그니쳐 은행이 자산기준으로 각각 15위, 30위로 소형은행에 가까웠던 것을 고려한다면 6%라는 비율이 나름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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