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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통화정책에서 MMF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
연준 통화정책에서 MMF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04.06 15: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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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은행 총 예금 작년말 이후 5910억달러 감소
MMF로 3970억달러 유입…나머지 민간이 직접 국채 매입
연준, 기준금리 폭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 운용
MMF는 유효연방기금금리의 바닥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지급준비금의 급격한 감소 유발할 수 있어

[이코노미21 양영빈] 미국 은행 위기가 진행되면서 미국 은행의 예금이 감소하고 있다. 미국 예금이 감소하는 것과는 반대로 감소한 예금이 MMF로 이동 중이다.

미국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모든(미국 은행과 해외 은행 모두 포함) 은행 전체의 예금은 2022년 말(12월 28일)부터 5910억달러가 감소했고 MMF로는 3970억달러의 유입이 있었다. 1940억달러는 MMF가 아닌 다른 곳으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2022년 말 대비 미국 전체 은행의 예금 감소와 MMF 잔고 추이(3월 22일 기준)

출처=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enT https://www.ici.org/research/stats/mmfassets
출처=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enT https://www.ici.org/research/stats/mmfassets

은행의예금감소와MMF, 민간의 행동

감소한 은행들의 예금은 다른 곳으로 유입된다. 현재로서 은행 예금의 유입처를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은 MMF이다. MMF로 자금이 유입되더라도 MMF가 역레포나 신규 발행 단기국채에 투자하는 경우에만 예금이 감소하게 된다. MMF가 레포 거래를 하게 되면 MMF로 흘러온 자금은 레포 차입자의 은행 계좌로 가기 때문에 은행 시스템 전체의 예금은 이전의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이 과정을 은행, 민간, MMF, 연준의 대차대조표의 변화를 통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MMF의 거래와 은행 예금의 감소

처음 ①에서는 은행 시스템 전체의 예금은 그대로 유지된다. 예금이 줄었다가 다시 예금이 늘었다. 이 단계는 MMF가 아직 어떠한 행동을 취하기 직전의 상태이다.

②는 MMF가 고객(민간)이 맡긴 자금을 사용하여 재무부가 신규 발행한 단기 국채를 매입한 경우를 보여준다. 이 경우 재무부의 중앙은행 계정(TGA)에 잔고가 늘어나게 된다.

③은 MMF가 역레포(ON RRP)에 투자하는 경우다. 연준의 지급준비금이 감소하고 역레포가 증가한다. ②와 ③의 경우만 은행 시스템 전체의 예금이 감소하게 된다.

일반 민간은 TreasuryDirect란 재무부가 마련한 창구를 통해 최소 100달러 단위로 국채를 매입할 수 있다. 민간(가계)이 새로 발행된 국채를 TreasuryDirect란 창구를 통해 매입하면 정부의 재무부일반계정(Treasury General Account: TGA)이 늘어나고 가계가 보유한 예금은 감소하고 따라서 은행 시스템 전체의 예금도 감소한다(().이 과정은 ②에서 MMF의 역할을 민간이 하는 것과 동일하다.

작년 말부터 3월 22일까지 MMF로의 자금유입 규모는 3970억달러이다. 같은 기간동안 은행 시스템 전체의 예금 감소는 5910억달러로 MMF로의 유입 규모보다 1940억달러가 크다. 이것은 대체로 민간(가계, 기업)이 직접 국채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연준의통화정책과MMF의 역할

현재 연준은 연방기금금리의 폭(현재는 4.75~5.00%)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한다. 연준이 통화정책에서 가장 고심하는 것은 유효연방기금금리가 제시한 범위내에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연준이 FOMC에서 제시한 기준금리 폭을 상회하거나 하회하면 시장은 이것을 연준의 실패로 인식하기 때문에 연준은 유효연방기금금리(Effective Federal Funds Rate: EFFR)가 제시한 범위내에서 움직이도록 2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바로 은행의 지급준비금에 지급하는 금리(Interest On Reserve Balance: IORB)와 주로 MMF가 사용하는 역레포(ON RRP) 금리이다. 현재 IORB는 4.90%이고 ON RRP 금리는 4.80%이다. IORB, ON RRP 금리, EFFR의 최근 움직임은 다음과 같다. 녹색이 ON RRP 금리, 파란색이 IORB, 빨간색이 EFFR이다.

IORB, ON RRP, EFFR 금리의 움직임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epf)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epf)

연준의 의도대로 EFFR이 기준금리 범위 내(4.75~5.00%)에서 안정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현재 MMF가 운용하는 전체 자금의 크기는 3월 29일 기준으로 5조2천억달러이다. MMF는 이 자금의 40%를 ON RRP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ON RRP에서 MMF가 차지하는 비중은 96%에 달한다. 연준의 ON RRP는 사실상 MMF가 독점적으로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MMF는 유효연방기금금리의 바닥(floor)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어 연준 통화정책의 골간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ON RRP와 MMF의 참여 규모

출처=https://www.financialresearch.gov/money-market-funds/federal-reserve-repo-facility-total-utilization-and-mmfs-participation/
출처=https://www.financialresearch.gov/money-market-funds/federal-reserve-repo-facility-total-utilization-and-mmfs-participation/

뉴욕연준의MMF 업데이트

4월 3일 뉴욕 연준에 ‘통화정책의 전파와 MMF 산업의 크기(Monetary Policy Transmission and the Size of the Money Market Fund Industry’라는 제목으로 MMF의 현황에 대한 글이 실렸다.

저자들은 EFFR이 1% 포인트 상승할 때 MMF 잔고는 금리 상승 후 2년간 6% 증가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림으로부터 2020년에는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2008년과는 다르게 MMF 잔고가 크게 감소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은행에 대한 규제 때문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저자들이 보여준 결과가 여전히 적용된다면 향후에도 MMF의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양적긴축은 기존에 연준이 보유하던 국채를 다른 주체가 매입해야 함을 의미한다.

금리 인상은 MMF, 가계, 기업이 이 국채를 매입하게끔 했다. 여기까지는 연준으로서는 바라는 바이다. 그러나 금리인상으로 MMF의 ON RRP 참여가 더욱 많아 진다면 연준에게는 또 다른 악몽으로 다가올 수 있다. 양적긴축으로 급격한 지급준비금 감소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MMF는 연준에게는 통화정책의 필수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급준비금의 급격한 감소를 유발할 수 있어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가 됐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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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2024-03-09 09:47:54
예전에도 이렇게 좋은글을 많이 올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