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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지급과 재무부일반계정
연준의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지급과 재무부일반계정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04.25 14: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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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일반계정 1785억불↑…연준 지급준비금 1827억불↓
연준의 TGA는 지급준비금 변화와 정반대로 움직여
재무부, 금융위기 후 자산을 연준의 TGA로 이관해 관리

[이코노미21 양영빈] 4월12일에서 4월19일까지 재무부가 연준에 가지고 있는 예금인 재무부일반계정(Treasury General Account: TGA)이 1785억달러 증가했다. 동시에 연준의 지급준비금은 1827억달러 감소했다. 연준의 부채를 이루는 중요한 두 항목인 TGA는 증가하고 지급준비금은 비슷한 폭으로 감소해서 연준 전체의 부채(자산) 규모는 소폭(전체 8조6천150억달러에서 215억달러) 감소했다.

연준의 긴급 유동성 지원이나 MMF의 급격한 ON RRP 매입 같은 큰 이벤트가 없다면 연준의 TGA 변화는 대체로 지급준비금 변화와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인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Nj1)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MkG)

특히 세금 신고 기한이 다가오면 연준의 TGA는 늘어나고 지급준비금은 TGA가 늘어난 만큼 비슷한 정도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4월 19일은 이러한 현상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재무부는 일반 상업은행에 자산을 예치했다. 세금 보고 기간이 막바지에 이르면 민간은 자신의 예금을 재무부로 보내고 재무부는 받은 세금을 일반 상업은행에 예치한다. 이 과정은 민간의 예금이 재무부의 예금으로 예금주만 바뀌었을 뿐이므로 연준의 입장에서 전체 지급준비금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재무부는 일반 상업은행에 예치했던 것을 연준의 TGA로 이관해 일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금융위기 이전에 재무부가 일반 은행에 예치했던 계좌는 Treasury and Tax and Loan Account(TT&L)라고 불렀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바뀐 TT&L(파란색)과 TGA(빨간색)의 추이는 다음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바뀐 TGA와 TT&L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Nj1)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Nj1)

2008년 금융위기와 연준의 대응

금융위기가 진행되면서 연준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연방기금금리의 안정성이었다. 금융위기 직후 연준은 어마어마한 양의 유동성 공급을 단행했다. 재할인창구를 비롯한 각종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은행권에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급준비금이 넘쳐나게 됐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필요지급준비금(파란색), 초과지급준비금(빨간색), 은행의 신용창조(녹색)의 추이를 보면 다음과 같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Iwh)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Iwh)

필요지급준비금은 그림에서 크기가 너무 작아 잘 드러나지 않는 파란색이다. 이것은 은행의 예금에 대해 은행이 연준에 예치해야(대략 10% 정도) 하는 지급준비금이다. 당시 상황을 보면 연준의 양적완화(QE)에 의해 은행으로 예금이 대규모로 유입됐고 같은 크기로 지급준비금이 생겼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반은행들의 예금이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적극적으로 신용창조(녹색)에 나서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은행의 신용창조는 예금과 지급준비금의 급격한 증가와 관계없이 이전 추세를 유지하면서 증가했다.

 

또한 통화당국에 의해 강제로 보유해야 하는 필요지급준비금을 넘어서는 나머지 지급준비금은 초과지급준비금(빨간색)이라고 부른다. 초과지급준비금은 이전과는 달리 지급준비금보다 훨씬 큰 규모를 유지했다.

금융위기 이전에 초과지급준비금은 연방기금시장에서의 주요 자금원이었다. 연방기금시장에서는 지급준비금이 부족해진 은행은 지급준비금이 남는 은행으로부터 지급준비금을 빌렸다. 지급준비금의 과부족을 해소하는 시장이 연방기금시장이었고 여기서 결정되는 금리가 연방기금시장금리였고 이것이 바로 연준이 통화정책에서 핵심으로 삼는 기준금리다.

금융위기로 인해 연방기금금리가 너무 떨어져 심지어 마이너스에서 금리가 형성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연준은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했다. 연준의 의도는 명백했다. 은행이 남아도는 지급준비금을 연방기금시장에 공급할 때 너무 많은 자금이 공급되면 금리가 떨어지게 된다. 이 경우 은행은 연방기금시장 금리가 지급준비금에 대해 지급하는 이자보다 더 낮아지면 은행은 연방기금시장에 자금 공급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즉 연준이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한 것은 연방기금시장 금리의 바닥(floor)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는 정책의 부작용은 바로 재무부가 일반 은행에 대해서 보유한 예금에서 드러났다. 연준은 재무부의 예금에 해당하는 지급준비금에 대해서도 이자를 지급하게 된 것이며 이 이자의 수취자는 일반 은행이었다. 연준의 양적완화에 의해 납세자의 세금이 일반 은행의 지급준비금 이자 수익으로 바뀌게 되는 것을 막고자 재무부는 기존에 일반 은행에 예치됐던 예금을 연준의 TGA 계좌로 이전 통합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던 금융위기 이전에는 지급준비금과 TGA는 기능적으로 동일한 것이었다. 계좌주인이 민간인가 또는 정부인가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면서 둘 사이에 구분이 생기게 된 것이다.

TGA 계좌의 운명

재무부가 연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예금 계좌인 TGA는 언젠가는 재정지출로 쓰일 자금이다. 정부(재무부)가 세금을 10만큼 걷어 TGA에 예치한 후 정부가 민간 군수 산업자에게 포탄을 발주한 경우를 보자.

정부는 민간군수업체로부터 포탄을 매입하고 대금을 지불한다. 정부 계좌는 TGA로 연준에 있고 민간은 일반 은행 A에 계좌가 있다. 거래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민간사업자의 주거래 은행 A와 연준과 거래가 이어져야 한다.

위의 대차대조표 변화는 거래가 완결된 경우를 보여준다. 처음 세금 증가(+10)은 TGA 증가(+10), 지급준비금 감소(-10), 예금 감소(-10)으로 나타난다. 정부가 민간군수업체로부터 포탄 10을 발주하면 최종적으로 TGA 감소(-10), 지준금 증가(+10), 예금 증가(+10)가 되어 세금을 걷기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게 된다.

과정이 다소 복잡해진 이유는 정부가 예금을 연준(중앙은행)에 예치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세금을 걷으면 일시적으로 예금, MMF 등으로 민간이 보유했던 금융자산의 감소가 발생하고 걷은 세금을 정부가 재정지출로 소비하면 다시 예금으로 바뀌게 되면 원래 상태로 돌아 온다는 사실이다.

TGA 증가, 예금, MMF의 움직임

TGA가 증가한 것은 세금을 납부했기 때문이다. 민간은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거나 예금 또는 MMF등에 있는 자산을 사용해 세금으로 납부하게 된다. 예금, MMF가 감소하고 감소된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곳은 반드시 세금은 아니므로 예금, MMF의 감소 총액이 TGA 증가 총액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세금 납부는 예금과 MMF의 규모에 그 흔적을 남기게 된다.

다음은 최근 예금과 MMF 규모의 변화를 나타낸 그림이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NqP) 재무부(https://fiscaldata.treasury.gov/datasets/daily-treasury-statement/operating-cash-balance)ICI(https://www.ici.org/system/files/2023-04/mm_summary_data_2023_2.xls )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NqP) 재무부(https://fiscaldata.treasury.gov/datasets/daily-treasury-statement/operating-cash-balance)ICI(https://www.ici.org/system/files/2023-04/mm_summary_data_2023_2.xls )

재무부의 TGA 잔고(주황색)는 일별로 발표된다. 미국내 은행의 예금 잔고(파란색)는 일주일 단위로 발표되며 현재까지는 4월 12일까지 자료만 있다. MMF 잔고는 일주일 단위로 발표되면 4월19일 자료까지 제공한다.

4월 12일의 녹색 사각형을 보면 예금과 TGA가 같이 감소한 것으로 보아 4월 12일까지의 일주일간의 예금감소는 세금납부에 의한 것이 아님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4월 19일의 빨간색 사각형을 보면 이전 일주일간 TGA는 1790억달러 증가했고 현재 자료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MMF에서 690억달러 감소가 TGA 증가에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4월 19일의 예금 감소는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4월 28일에 발표되는 연준 H8 데이터에서 어느 정도 흔적이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다음은 4월12일까지 미국내 은행의 예금 감소 추이를 나타낸 그림이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Nr1)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2Nr1)

미국내 은행의 예금은 3월에 있었던 미국 은행위기 때 급격한 감소를 보이 후 잠시 주춤했다가 다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적완화의 부산물로 은행의 예금이 증가한 것과 정반대로 양적긴축에서는 은행의 예금감소를 예상할 수 있다.

양적긴축의 과정에서 크고 작은 반대 방향으로의 움직임이 발생할 수 있지만 QT는 빙하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금리인상이 5월 FOMC에서 고점에 달하고 시장의 바람처럼 곧바로 금리인하가 시작되지 않는다면 시장은 또 다른 약한 고리에서 큰 위기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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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 CHULHO 2023-05-03 00: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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