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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내년에 국채 바이백을 하겠다는데 그 효과는?
미 재무부, 내년에 국채 바이백을 하겠다는데 그 효과는?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05.0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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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바이백의 목표는 미 국채 시장의 유동성 향상
미 국채 시장의 유동성 문제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어
양적긴축, SLR규제는 작은 충격에도 국채시장 불안정하게 만들어
바이백이 시장에 영향 주려면 대규모로 진행해야

[이코노미21 양영빈] 미국 재무부가 내년부터 미국 국채 바이백(Buyback)을 실시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바이백은 이미 클린턴 행정부 시기(2000년 1분기에서 2002년 1분기까지)에 진행된 바 있다. 당시는 최초로 재정적자를 재정흑자로 만들었던 시기였으며 재정흑자로 인해 기존의 누적 국가 부채가 감소했던 시기였다. 다음 그림에서 원안이 재정흑자가 있었던 시기였다.

미국 분기별 재정 적자 추이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363Y)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363Y)

2000년 1분기에 시작한 국채 바이백의 목표는 크게 두가지였다. 하나는 재정흑자로 국가 부채규모(size) 자체를 감소시키는 것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재정 부담 감소와 국채 시장 유동성 제고를 위한 국가 부채의 구성(composition)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당시의 바이백 규모는 총 675억달러였다.

국채시장 유동성 감소의 원인

2024년으로 예상되는 국채 바이백의 목표는 미국 국채 시장의 유동성 향상이다. 그만큼 미국 국채 시장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그 동안 국채시장의 유동성에 대해서는 여러 우려가 있었다. 특히 2020년 3월 팬데믹 선언 이후 전세계적으로 현금 확보를 위한 경쟁(dash-for-cash)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서 현금은 물론 달러였다. 달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각국의 중앙은행, 금융기관이 보유한 미국 국채 투매 현상으로 이어졌고 이 때 미국 국채 시장은 심각한 유동성 부족을 겪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가장 풍부하다고 자랑해 왔던 미국 국채 시장의 자존심이 제대로 구겨진 사건이었다.

당시 연준은 중앙은행 달러 스왑 라인, 전례 없는 규모의 양적완화, 각종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서 겨우 이 위기를 극복했지만 여전히 미국 국채 시장의 유동성 문제는 숙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국채시장의 유동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직관적인 지표는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국채 규모 대비 일별 거래량의 비율이다. 다음은 2002년부터 비율을 보여준다.

출처=©FT(https://www.ft.com/content/632411eb-c3fa-4351-a3b6-b0e30bdc0ef7)
출처=©FT(https://www.ft.com/content/632411eb-c3fa-4351-a3b6-b0e30bdc0ef7)

한때 13%까지 올랐다가 금융위기 직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서 현재는 2.6%까지 감소한 상태다. 거래량이 감소한 이유는 첫째, 연준의 양적완화로 민간 보유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한 것에 있다. 둘째, 금융위기 이후 은행은 자산이 국채 같은 무위험 안전자산이라도 보유 한도가 정해지는 SLR같은 규제가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국채시장의 유동성은 국채시장의 매수, 매도 주문의 총액으로부터도 확인할 수 있다. 시장깊이(market depth)는 대량의 주문이 나왔을 때 가격의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다. 가격이 덜 변할수록 시장깊이가 깊게 되며 유동성이 풍부함을 의미한다. 다음 그림의 왼쪽은 2008년 위기 이후 시장깊의 변화를 보여준다.

 

왼쪽의 시장 깊이에 비해서 오른쪽의 시장에 나와있는 국채 전체 규모는 이전보다 훨씬 증가했다. 현재는 연준이 양적긴축(국채는 월 600억달러 감축)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달 600억달러 규모의 국채가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물량은 이전에는 연준이 보유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시장에서 소화돼야 하는 물량이다.  

현재 상황은 국채시장의 유동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양적긴축, SLR규제는 작은 충격에도 국채시장을 2020년처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국채 시장의 유동성을 제고하기 위해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Buyback)은 이런 배경 속에서 등장한 것이다.

재무부의 바이백 방법

미국 국채는 크게 T-Bills(만기 1년 이내), T-Notes(만기 10년 이내), T-Bonds(만기 10년 초과)로 구성된다. 단기 국채인 T-Bills를 제외하곤 T-Notes와 T-Bonds는 6개월 마다 정한 이자(쿠폰, Coupon)를 지급한다. T-Notes와 T-Bonds는 Coupons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T-Notes는 매달 말에 발행하며 T-Bonds는 매달 15일에 발행한다.

T-Bills를 제외한 Coupons는 만기가 길기 때문에 발행일이 오래된 것일수록 시장에서 인기가 떨어진다. 같은 10년 만기 국채라도 3월말에 발행한 것보다 4월말에 발행한 것에 대한 수요가 많다. 가장 최근에 발행한 Coupons는 On-The-Run이라고 부르고 그 외는 Off-The-Run이라고 부른다. On-The-Run 채권이 발행되면 시장은 누구나 최신 채권을 원하기 때문에 전달에 발행한 Off-The-Run 채권보다는 수익률이 낮아진다. 실제 딜러들 중에는 On-The-Run과 Off-The-Run 채권 사이의 수익률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가 성행할 정도로 수익률 차이가 제법 난다.

발행일이 오래된 채권일수록 시장의 수요가 적기 때문에 이러한 Off-The-Run 채권은 보통 만기까지 보유하게 되며(Held-To-Maturity) 이런 채권에 대한 유동성은 급격하게 감소한다. 만약 시장에 충격이 와서 보유한 채권을 매각해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야 할 정도에 이른다면 Off-The-Run 채권을 보유한 측은 큰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한다(유동성이 낮음).

재무부가 실행하는 바이백은 정확한 계획은 안 나와 있지만 크게 두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같은 만기의 On-The-Run 채권을 발행하고 그 자금으로 Off-The-Run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다. 연준의 양적완화가 그 부산물로 은행에게 가장 유동성이 좋은 지급준비금을 공급했다면 바이백은 시장에 가장 유동성이 좋은 On-The-Run 채권을 공급하는 것이다.

둘째, 단기 채권을 발행하고 그 자금으로 장기채권을 매입하는 것이 있다.

재무부의 두가지 바이백 방법

출처=sifma.org
출처=sifma.org

재무부가 단기(3개월만기) 국채를 10만큼 발행하면 국채는 재무부의 부채이므로 대차대조표의 오른쪽(부채)에 기입된다. 단기국채를 발행하여 10의 자금을 확보하면 재무부는 10의 자금으로 민간의 5년 국채를 바이백한다. 5년 국채 역시 재무부의 부채였고 이를 바이백하면 재무부의 대차대조표에서 10만큼 줄게 된다.

바이백의 결과 단기(3개월) 국채는 10만큼 늘었고 장기(5년) 국채는 10만큼 줄었다. 따라서 재무부 국채의 전체 크기는 변화가 없다. 물론 적자 재정을 실행하면 재무부의 부채의 크기는 늘어나게 되지만 여기서는 균형재정을 가정해 가장 파악하기 쉬운 경우를 볼 것이다.

첫째 방법은 만약 재무부가 1년마다 10년 만기 국채에 대해서 바이백을 정기적으로 실행한다면, 재무부는 10년 만기 국채를 1년마다 갱신하는 효과를 보게 된다. Off-The-Run의 수익률은 On-The-Run의 수익률보다 높기 때문에 재무부는 바이백을 할 때마다 높은 수익률로 매입하고 낮은 수익률로 매각하게 된다. 재무부로서는 국채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재정 수입에도 기여하게 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물론 이것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상당히 큰 규모로 바이백이 진행돼야 한다.

둘째 방법은 현재 진행 중인 양적긴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주체는 재무부, 연준, 민간, 은행이 있다. 이 내용은 Fedguy의 블로그(https://fedguy.com/the-marginal-buyer/)를 참조했다.

재무부는 단기국채를 발행해 그 자금으로 Off-The-Run 장기 국채를 바이백한다. 첫번째 방법과 다른 점은 민간이 Off-The-Run 국채를 매각한 대금을 은행에 예금으로 예치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①재무부는 연준에 있는 TGA 계정에서 민간에게 Off-The-Run 국채 매입 대금을 지불한다. ②민간은 이때 연준에 계좌가 없으므로 은행을 통해 거래하게 된다. 그 결과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늘어나고 연준의 지급준비금도 늘어난다. ③마지막으로 발행량이 늘어난 단기국채의 수익률이 오르고 이 것이 ON RRP 금리보다 높게 되면 MMF는 ON RRP를 매각하고 단기 국채를 매입하게 된다.

이 방법은 현재 진행중인 양적긴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양적긴축으로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ON RRP를 줄이고 지급준비금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방법 역시 국채 시장 유동성에 기여하는데 최근 4월에 있었던 1개월 만기 초단기 국채의 수익률이 급격하게 떨어졌던 것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부채한도로 인해 1개월 만기 초단기 국채에 수요가 몰리자 수익률이 급격하게 떨어 졌었는데 다시 말하자면 초단기 국채의 공급이 적었던 것이다.

이 방법의 단점은 현재 국채의 수익률이 역전 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단기국채를 5%에 발행하고 10년 국채를 3.3%에 매입한다면 재정 상황을 악화시키게 된다. 또한 여러 참여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이 있다. 두번째 방법에서는 연준, 은행, MMF, 민간, 재무부의 협조가 필요하다. 특히 민간은 Off-The-Run 장기국채를 매각한 대금을 은행에 예치해야 하며 단기 국채의 수익률이 ON RRP 보다 높아야 한다. 넘어서야 할 문제가 여러 개 있는 좀 어려운 방법이다.  

바이백과 SLR 규제

바이백은 연준이 실행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2008년, 2011년 실행)와 비슷하게 작용한다. Operation twist에서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크기가 변하지 않으며 대체로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단기국채를 발행(매각)하기 때문이다. 차이점은 Operation twist의 주체는 연준이고 바이백의 주체는 재무부라는 점이다.

Operation twist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Operation twist라는 화려한 명칭에 걸맞지 않게 그리 후하지 않다. 재무부의 바이백 역시 Operation twist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재무부의 바이백은 현재까지 나와 있는 발표로 보았을 때 대규모로 진행하지 않은 한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보여 진다. 국채 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국채 시장의 핵심역할을 하는 전문딜러의 포지션 확대에 대한 SLR 규제 때문이다.

SLR 규제는 자기자본/전체자산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SLR 규제의 본질은 은행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자기자본을 충분히 보유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분모의 전체자산에는 가장 안전한 자산인 지급준비금과 미국국채가 포함돼 있어 전문딜러들은 증가한 국채 시장 규모에 걸맞게 시장에서 자기들의 포지션에 이전처럼 많은 국채를 담을 수가 없게 됐다.

2020년 3월 팬데믹 선언 이후 패닉에 빠진 국채시장을 살리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연준뿐만 아니라 전문딜러들이었다. 당시 연준은 SLR의 분모에서 지급준비금과 국채를 차감해서 은행(전문딜러)의 SLR 규제를 1년간 면제해 딜러의 국채 인수 한도를 한껏 올렸다. 또한 연준 자체도 전문딜러와 함께 국채시장의 딜러로 역할을 해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1년후 2021년 4월부터 원래의 SLR로 복귀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문딜러는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최일선(발행시장)에서 인수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유통시장에서 국채가 거래되는데 있어서 유동성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딜러의 딜링 능력 제고 없이는 국채 시장의 유동성 제고는 사실상 힘들다고 볼 수 있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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