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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안정수준 지급준비금을 사수하라!
최소안정수준 지급준비금을 사수하라!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05.24 15: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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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LCLoR 적정 규모로 GDP의 8% 정도 제시
현재의 GDP로 계산해보면 대략 2.2조달러에 해당
9월말 9070억달러 규모의 지급준비금 감소 예상
양적긴축과 LCLoR 사수라는 상충된 정책 동원중

[이코노미21 양영빈] 2019년 9월 레포시장 위기에 대응해 연준은 시중에 긴급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다. 당시는 연준이 처음으로 양적긴축(QT)를 진행하고 있는 시기였고 첫 양적긴축인 만큼 매우 조심스럽게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감축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9년 9월 18일 예상치 못하게 지급준비금이 감소하자 연준 통화정책의 시발점이 되는 단기자금시장의 금리가 급등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준이 행한 긴급 유동성 지원과 더불어 1차 양적긴축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연준은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나온 중요한 기준이 최소안정수준 지급준비금이라는 개념이다.

연준 전문가인 죠셉 왕은 최근 블로그(https://fedguy.com/probing-lclor/)에서 최소안정수준 지급준비금에 대한 향후 전망을 내 놓았다.   

최소안정수준 지급준비금(the Lowest Comfortable Level of Reserves, LCLoR)

최소안정수준 지급준비금(LCLoR)은 연준이 생각하는 은행권이 금융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최소 수준의 지급준비금 규모다. LCLoR의 적정 규모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연준은 대략 GDP의 8% 정도를 제시한다. 현재의 GDP로 계산해보면 대략 2.2조달러에 해당한다.

지급준비금 규모는 연준의 행동에 의해 대부분 좌우된다. 그러나 연준의 대차대조표에 영향을 주는 MMF, 재무부, 민간의 행동 역시 지급준비금에 영향을 주게 되므로 연준은 이들의 행동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2019년 9월의 레포시장 위기는 민간이 급증한 세금을 납부하면서 벌어졌다. 당시 민간은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은행계좌에서 재무부 일반계정(TGA)로 이체를 했고 이는 TGA 급증과 지급준비금 급락을 야기했다.

현재 지급준비금과 TGA 추이는 다음과 같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4Lm9)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4Lm9)

현재 지급준비금은 3.2조달러이고 LCLoR인 2.2조달러보다 1조달러 많은 상황이다. TGA는 680억달러이며 재무부가 9월의 목표로 정한 6000억달러보다 5320억달러 적다(재무부의 회계연도 기준은 10월말이 회계연도의 시작 달이므로 Q4 FY2023의 마지막 달은 9월말이 된다).

재부무의 9월 말 기준 TGA 잔고 목표

출처=재무부(https://home.treasury.gov/system/files/221/TreasuryPresentationToTBACQ22023.pdf)
출처=재무부(https://home.treasury.gov/system/files/221/TreasuryPresentationToTBACQ22023.pdf)

양적긴축과 TGA, ON RRP 효과

현재 연준은 매달 750억달러 규모의 양적긴축을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기준으로 양적긴축을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9월말이면 3750억달러의 연준 대차대조표 감소가 있게 된다. 지급준비금이 그 만큼 감소하게 된다. 또한 부채한도가 타결되어 재무부가 계획한대로 9월말에 TGA 잔고가 6000억달러가 되면 TGA에서만 5320억달러의 지급준비금 감소를 예상할 수 있다.

TGA와 양적긴축을 모두 계산하면 9월말 기준 9070억달러 규모의 지급준비금 감소를 예상할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연준이 예상한 LCLoR에 상당히 근접한 수치다. TGA는 잔고가 쌓이더라도 재정지출을 위해 쓰이는 계좌이고 재정지출을 하게 되면 다시 은행으로 자금이 들어와 지급준비금을 채우긴 하지만 이 과정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TGA 계좌가 재정지출로 쓰이기까지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LCLoR 관리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돼 재무부 예상대로 9월까지 TGA 잔고가 늘어나고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 될 시점의 TGA 잔고가 0이라고 가정하면 대략 1개월에 1500억달러의 TGA 잔고가 늘어나게 된다.

연준의 지급준비금 감소를 유발하는 요소에는 MMF의 ON RRP 투자가 있다. ON RRP에는 MMF가 95%를 투자하고 있고 사실상 절대 다수를 점한다. ON RRP, TGA, 지급준비금은 연준의 부채이며 연준 전체 대차대조표의 크기에 변화가 없으면 이 세 항목 중 하나의 증가는 적어도 다른 하나의 항목의 감소를 가져오게 된다.

MMF 추이

MMF 잔고는 미국내 은행 위기 발발 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서 현재는 4500억달러가 증가한 5.3조달러에 달한다.

출처=https://www.ici.org/research/stats/mmf
출처=https://www.ici.org/research/stats/mmf

이렇게 늘어난 자금은 아직까지는 ON RRP에 투자되고 있지는 않고 있다. ON RRP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투자처가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유동성 문제가 생기면 은행은 최종적으로는 연준에 문을 두드린다. 연준이전에는 주로 연방주택담보대출은행(Federal Home Loan Banks, FHLB)에 도움을 요청한다.

FHLB는 은행에게 자금을 대출하기 위해서는 MMF처럼 현금이 많은 곳에서 자금을 대출 받는다. 아직까지 ON RRP의 추세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은 최근 은행의 유동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이에 대해 FHLB가 문제가 된 은행들에게 긴급 자금을 대출했고, 동시에 FHLB는 대출 자금을 최근 규모가 급증한 MMF로부터 조달했기 때문이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4LpM)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4LpM)

따라서 은행위기가 잠잠해지면 FHLB가 MMF로부터 빌리는 자금이 감소하게 되고 MMF는 남는 자금을 ON RRP에 투자하면 지급준비금의 감소가 예상된다.

부채협상 타결과 재무부의 단기국채 신규 발행 계획

현재 재무부는 부채협상 타결을 전제로 올해 추가로 신규 발행할 국채에서 단기 국채인 T-Bills을 다음과 같이 4월부터 9월까지 1조달러 규모를 계획하고 있다.

출처=재무부(https://home.treasury.gov/system/files/221/TreasuryPresentationToTBACQ22023.pdf)
출처=재무부(https://home.treasury.gov/system/files/221/TreasuryPresentationToTBACQ22023.pdf)

재무부는 이미 3월까지 단기국채를 3710억달러를 발행했다. 다음은 단기국채 순 발행량이다. 재무부의 계획에 의하면 향후 6개월간 1조달러에 해당하는 단기 국채가 순 발행 예정이고 이것은 시장에 단기 국채 공급이 크게 늘어남을 의미한다.

출처= https://www.sifma.org/resources/research/us-treasury-securities-statistics/
출처= https://www.sifma.org/resources/research/us-treasury-securities-statistics/

재무부의 단기국채 공급은 단기국채 수익률을 올리게 되고 MMF의 자금 중 일부가 ON RRP 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아진 단기국채 매입에 나설 유인을 제공한다.

이런 경우에는 ON RRP 잔고가 줄어들고(지급준비금 증가), 이 자금을 국채 매입에 사용하면 TGA가 증가한다(지급준비금 감소). 따라서 재무부가 대규모로 단기국채 발행을 해서 ON RRP 금리보다 단기 국채의 수익률이 오르게 되면 지급준비금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중립적이게 된다.

중기적으로는 TGA 잔고는 결국은 재정지출을 위해 사용되고 최종적으로는 은행의 예금으로 돌아와 지급준비금을 높이게 된다. 연준이 생각하는 LCLoR을 하회하지 않으려면 MMF가 ON RRP에 투자한 자금을 인출해서 재무부의 단기 국채를 매입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시장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와서 LCLoR을 하회하게 되면 2019년 9월처럼 단기 유동성 공급을 재현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당시의 단기 유동성 공급을 두고 파월은 “Not QE”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것을 QE로 받아들였으며 이것은 최근 있었던 은행위기에서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확대되자 또 반복됐다.

연준은 양적긴축을 하면서 LCLoR을 사수하려는 서로 상충하는 두가지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LCLoR 사수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ON RRP에 투자된 자금이 국채 매입으로 전환돼야 한다. 그러나 ON RRP를 줄이기 위한 인위적인 방법(예를 들어 ON RRP 투자 한도 설정, ON RRP 금리 인하 등)은 연준의 단기자금시장 금리 안정화를 훼손하므로 연준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현재 연준의 상태는 긴 장대를 들고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연준이 들고 있는 장대의 왼쪽은 양적긴축이고 오른쪽은 LCLoR 사수라고 할 수 있다. 이 둘의 평형이 깨지는 순간이 양적긴축의 축소 내지 중단 시점이 될 수 있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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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욱 2024-06-24 15:31:46
기사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한 가지 궁금한 내용이 있는데 지급준비금이 증가하면 왜 시장의 유동성이 증가하는 건가요? 저는 단순하게 연준에 돈을 더 많이 맡겨야 하니까, 대출해줄 수 있는 돈이 적어질 거라 생각을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