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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와처] 팬데믹 이후 개인 저축의 흐름을 통해 본 경기전망
[연준와처] 팬데믹 이후 개인 저축의 흐름을 통해 본 경기전망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06.01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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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저축 2020년~21년 2분기까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증가
2023년 4월말 기준 개인 저축률 4.1%...팬데믹 직전의 절반 수준
미국 가계의 월별 평균 소비 지출 1.5조달러에 향후 5개월간 매달
1000억달러 초과저축이 소비를 뒷받침하면 인플레이션 잡히지 않아

[이코노미21 양영빈] 샌프란시스코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수요(demand) 주도, 공급(supply) 주도 요인으로 분석해 현재 시점에서 인플레이션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매달 발표한다. 수요와 공급으로 분류하기 애매한 것은 모호한(Ambiguous) 항목으로 분류한다.

다음은 전년대비 PCE 근원 인플레이션이다.  

출처=샌프란시스코연준(https://www.frbsf.org/economic-research/indicators-data/supply-and-demand-driven-pce-inflation/)
출처=샌프란시스코연준(https://www.frbsf.org/economic-research/indicators-data/supply-and-demand-driven-pce-inflation/)

아직도 인플레이션에서 수요가 주도한(파란색) 것이 감소되지 않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수요, 공급, 모호를 각각 곡선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출처=샌프란시스코연준(https://www.frbsf.org/economic-research/indicators-data/supply-and-demand-driven-pce-inflation/)
출처=샌프란시스코연준(https://www.frbsf.org/economic-research/indicators-data/supply-and-demand-driven-pce-inflation/)

공급측 요인은 2022년 3월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다. 수요측 요인은 2022년 5월이후 재차 상승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아직은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개인 저축이 현재 얼마나 남았는가를 보면 향후의 소비 여력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개인의 저축 흐름

팬데믹 이후 늘어난 정부 재정보조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비한 개인들의 저축으로 개인 저축 규모는 2020년부터 2021년 2분기까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개인 저축률 추이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series/PSAVERT)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series/PSAVERT)

1970년대부터 2008년까지 경기침체 시기에 개인이 보여준 저축 행동(빨간색)은 2020년의 저축 행동(녹색)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2023년 4월말 기준으로 개인 저축률은 4.1%였고 이 수치는 팬데믹 직전의 8~9%의 절반 수준이다. 팬데믹 이후 급증한 저축을 상당부분 꺼내서 소비 지출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준의 루이즈 로리베이라(Luiz E. Oliveira)와 함자 압델라만(Hamza Abdelrahman)은 5월초에 발표한 글에서 2016년 1월부터 2021년 1월까지의 저축을 토대로 추세선을 만들었으며 2020년 이후는 이 추세선과의 차이를 초과 저축으로 정의했다(https://www.frbsf.org/economic-research/publications/economic-letter/2023/may/rise-and-fall-of-pandemic-excess-savings/ 참조).

그들은 초과저축으로 아직 남아 있는 부분을 5000억달러로 추정했다. 연준의 자료는 연율화된 월별 자료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다시 자료들의 값을 12로 나누어 개인 저축 추이를 보면 다음과 같다. 검은색 점선은 2016년~2019년의 개인 저축의 추세이다. 따라서 개인저축이 이 추세선 위에 있으면 초과 저축(노란색 영역)을 한 것이고 밑에 있으며 이 초과 저축(하늘색 영역)을 인출해서 사용한 것이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5Eb8)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5Eb8)

현재는 5000억달러의 초과저축이 남아 있으며 최근 1년간은 초과저축이 매달 1000억달러씩 감소하는 트렌드를 보여주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대략 5월부터 5개월 동안 매달 1000억달러의 초과저축이 감소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가계의 소비를 보충할 수 있는 연료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연준 저자들의 글은 3월까지의 소비, 저축 데이터만 있었다. 기사에서는 4월 데이터를 반영해서 분석했다).

 

현재 미국 가계의 월별 소비 지출은 다음과 같다. 최근 평균적으로 매달 1.5조달러의 소비지출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5Ee3)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5Ee3)

매달 평균적으로 1.5조달러의 소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5개월간 매달 1000억달러의 초과저축(최근 평균 소비지출의 6.7%에 해당)이 소비를 뒷받침하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론 이런 결론은 최근 1년간의 초과저축 감소경향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그렇다. 만약 시장에 충격이 주는 일이 발생하면 가계의 저축 성향이 다시 증가할 수 있고 가계는 앞으로 좀 더 긴 기간에 걸쳐서 소비를 나눠 하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가계가 팬데믹 이후 쌓아온 초과저축분이 지난 1년간의 감소경향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압박 영향이 적게 된다.  

연준의 저자들은 과거 경기침체와 2020년 경기침체를 가계의 누적 초과저축을 통해 비교하면서 2020년의 경험이 매우 독특했음을 강조했다. 앞서 소개한 개인 저축률의 급증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누적 초과저축의 규모 역시 2020년 경기침체의 특성을 보여준다.

과거 경기침체 시작 이후 누적 초과저축의 추이

출처=샌프란시스코연준(https://www.frbsf.org/economic-research/publications/economic-letter/2023/may/rise-and-fall-of-pandemic-excess-savings/)
출처=샌프란시스코연준(https://www.frbsf.org/economic-research/publications/economic-letter/2023/may/rise-and-fall-of-pandemic-excess-savings/)

이전의 경기침체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초과저축이 점진적으로 조금씩 증가했고 결국에는 정점에 도달한 후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8년 금융위기에서는 4년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초과저축이 증가하는 양상을 띄었다.

 

2008년의 초과저축이 증가했던 시기가 매우 길었던 것은 2008년 금융위기의 충격이 그만큼 심각했고 이로 인한 경기침체가 무려 2년 7개월동안(2007년 12월~2009년 6월) 지속된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

명목 소득과 실질 소득

초과저축 수준을 통해 소비지출을 가늠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명목 가처분소득과 실질 가처분소득의 추이를 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다음은 명목 가처분소득과 실질 가처분소득의 추이를 본 것이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5G3C)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5G3C)

두개의 추세선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물가가 상승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명목 소득(파란색)은 현재 추세선 위로 올라온 상태이지만 실질 소득(빨간색)은 여전히 추세선 아래에 있다.

 

소비지출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을 하면 추세선 아래에 있는 실질소득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저축해 놓았던 초과저축을 끌어 쓸 가능성이 있다.

팬데믹으로 급증했던 초과저축은 대부분 소화했으며 이제 5000억달러 정도 남아 있는 상태다. 그러나 감소한 실질 소득으로 인해 향후에 특별한 위기가 없다면 가계는 초과저축을 사용할 것이고 결국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에 역행하게 된다. 가계의 소비 증가는 시장이 희망하고 있는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또는 금리인하와는 반대로 오히려 6월 또는 7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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