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범위 0.0%~0.1%로 상향조정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 0.1% 지급
25년간 은행의 실물경제 대출 127조엔 증가에 그쳐
이번 금리 인상 성장보다는 인플레이션 대응 목적
BOJ, QQE에서 ‘질적 완화’를 뺀 QE로 전환
[이코노미21 양영빈] 2016년 이후 일본중앙은행(BOJ)의 기준금리(콜 시장 금리)는 -0.1%~0.0%였다. 2024년 3월19일 드디어 기준금리를 0.0%~0.1%로 인상해 8년여에 걸친 일본의 마이너스 기준금리는 역사의 종언을 고했다.
2016년 이후 8년 동안의 BOJ의 통화 정책은 QQE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QE와는 조금 다르다. QQE의 정식 명칭은 양적, 질적 완화정책(Quantitative and Qualitative Monetary Easing)이다. 일반적으로 QE는 양적완화로 중앙은행이 민간(은행 포함)의 국채를 매입하는 것을 일컫는다. ‘질적’이라는 수식어는 QE에 장기국채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Yield Curve Control를 의미한다. BOJ은 과거 8년간 무제한적 장기국채 매입을 통해 장기국채 금리의 상한선을 넘지 못하게 하는 ‘질적’ 완화 정책도 병행했고 이를 통틀어 QQE라고 부른다.
BOJ의 통화정책 변경 주요 골자
1. 기준금리 범위를 0.0%~0.1%로 상향 조정
2. 상향된 기준금리 범위 내에 위치하도록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 0.1% 지급
3. QQE에서 ‘질적 완화’ 부분적 중단, QE(양적완화)는 지속
4. 양적완화에서 ETFs, REITs 매입 중지,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1년후 매입 중지
2016년 이후 일본의 QQE 평가
BOJ가 QQE를 실행한 것은 장기불황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경제가 불황에서 호황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내고 소요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대출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8년간의 QQE가 성공적인가는 그 동안의 기업 대출, 일본 평균임금 등을 보면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다음은 BOJ가 전세계 최초로 QE를 실행한 후 2023년 12월까지 은행의 대출을 보여준다.
무려 2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은행의 실물경제 대출은 처음 시작했을 때 469조엔에서 현재 596조엔으로 127조엔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 동안 BOJ가 어마어마한 규모로 QE, QQE를 한 것을 생각한다면 은행의 실물경제 대출은 굉장히 초라한 규모에 그쳤다.
국가별 비교에는 PPP를 통한 비교가 비교적 현실적이다. OECD에서 제공하는 근로자 평균임금을 1991년부터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의 근로자의 평균임금(주황색)은 PPP로 계산했을 때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진 것이 없다. QE, QQE는 실제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실패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PPP로 봤을 때는 이미 2014년 한국이 일본을 앞 질렀고 그 차이는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1991년의 평균 임금 수준을 100으로 놓고 보면 더욱 심각해 진다.
근로자 평균임금을 보면 일본과 이탈리아는 30년간 그대로 제자리 걸음을 한 것이다.
3월19일의 금리 인상은 일본 경제의 성장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번 금리인상에서 눈에 띄는 것은 2016년 이후 진행한 QQE의 한 축인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지급 방식이 바뀐 점이다.
2016년 이후 QQE에서 이자지급은 +0.1%, 0.0%, -0.1%로 나뉜다. BOJ는 역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하면서 발생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거 8년간 필요지급준비금을 제외한 나머지 지급준비금을 3개로 나눠 금리를 지급했으며 2024년 1월 말 기준으로 금리를 지급하는 지급준비금은 각각 206조(+0.1%), 281조(0.0%), 25조(-0.1%)이다. 이번 조치로 281조, 25조의 금리가 +0.1%로 바뀐 것이다. 대략 계산하면 300조에 대해 0.1%의 금리가 생기므로 대략 1년에 3000억엔의 추가 수입을 예상할 수 있다.
일본의 은행들은 과거 8년간 콜시장의 평균 금리는 -0.1%~0.0% 사이에서 형성됐으므로 금리가 -0.1%인 자금을 콜시장에서 대출한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무담보 익일물 콜 시장의 금리의 추이다.
최근까지 무담보 익일물 콜 시장의 일 평균 거래량은 10조엔에서 그치고 있다. 이것은 은행들이 -0.1%의 금리를 받는(또는 0.1% 손실이 발생하는) 지급준비금을 콜 시장에서 운용하고 있었음을 추정케 한다. 은행들에게 -0.1%보다는 -0.05%의 손실이 더 좋은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위 그림에서 추정할 수 있는 것은 2016년 이후 실시한 QQE에서 BOJ의 중요한 목표는 바로 기준금리가 0.0%를 넘는 것을 용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QQE에서 0.0%는 BOJ 입장에서는 시장이 넘지 말아야할 선이었던 것이다.
3월19일의 조치는 이제는 QQE의 금리 정책의 중요한 변환을 예고한다. 일부(대략 5%) 지급준비금에 부과했던 마이너스 금리가 없어지면 은행은 굳이 콜 시장에서 자금을 운용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것은 QQE 기간에서는 기준금리 상단이 상한으로 작용했다면 향후에는 기준금리 상단이 하한으로 역할을 바꾸게 될 것을 의미한다.
3월19일 조치는 따라서 앞으로 BOJ가 추가로 금리인상을 하는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QQE에서 QE로 전환
QQE에서는 장기국채 수익률 1%를 상한으로 설정해 필요하다면 무제한적 국채 매입을 통해 이를 실현했다. 이번 조치로 BOJ는 QQE를 중단하고 QE로 전환했다. QQE에서 ‘질적 완화’가 빠진 것이다.
다음은 BOJ에서 발표한 ‘질적 완화’ 제외 부분이다.
급격한 수익률 상승에는 언제든지 BOJ가 개입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BOJ는 장기국채를 앞으로도 매입하지만 1% 수익률 상한선을 없앤 것이다. 부분적인 ‘질적 완화’ 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양적완화도 약간 수정했는데 이전까지 BOJ는 ETFs, REITs, 회사채, 기업어음 등을 직접 매입하는 기이한 행보를 보였다. 이번 조치로 ETFs, REITs 매입은 중단되고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향후 1년의 시간을 두고 매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BOJ가 보유한 ETFs는 37조엔, REITs는 6560억엔이며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8.5조엔이다.
3월19일 조치가 미국 국채 매입에 미칠 영향
현재까지 일본은 공식적으로 미국국채 최대 보유국가다. 기준금리를 조금 올린 것으로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국채를 덜 매입하는 일은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34%이고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75%이다. 일본 투자자는 일본의 싼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투자자는 환위험을 헤지해야 하므로 헤지 비용을 수반한다.
다음은 2023년 초반까지 본 환위험을 헤지했을 때 일본 투자자들이 직면한 기대 수익률(검은색, 왼쪽)이다.
환위험 헤지를 하는 일본 투자자라면 미국 국채는 이미 2022년 9월부터 매력을 잃었다. BOJ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 조치는 0.1%를 올린 것이다. 아직은 이 정도 인상 폭으로 미국국채에 대한 수요 감소를 논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또는 환율의 급격한 변동이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기존의 헤지를 하지 않은 엔캐리 트레이드가 갑자기 대규모로 청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아직은 이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BOJ의 행보에 따라 환위험을 헤지한 미국국채의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한다면 미국국채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겠지만 아직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BOJ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 등의 조치는 아직은 첫걸음에 불과하다. BOJ의 특성상 변화는 최소한으로 제한하면서 통화정책을 펴나가겠지만 이런 변화가 누적된다면 전세계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클 것이다.
Fed 뿐만 아니라 BOJ의 행보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이코노미21]
1) 미국채에 투자한 엔캐리트리이드 자금중 헷지를 한 비중이 많은지 아님 언헷지 비중이 많은지
확인할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2) 지인들중 몇분이 일본에 살고 있는데 ,,생활하는게 좋다고 하나같이 이야기 하더라고요
말씀하신데로 구매력기준 수십년간 급여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인데 왜 생활하는게 큰불편이
없는지 이해가 잘되질 않네요 ;;;
항상 감사드립니다
평안한 주말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