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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와처] 연준의 재할인 창구와 FHLBs
[연준와처] 연준의 재할인 창구와 FHLBs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4.05.10 17: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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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 효과로 은행들은 재할인 창구 사용을 회피
은행의 35% “재할인 창구보다 FHLBs 창구 이용”
FHLBs의 특성은 연준의 최종대부자 역할을 잠식
FHLBs(연방주택대출은행)은 정부가 후원하는 사기업

[이코노미21 양영빈] 2023년 3월에 있었던 3개 대형은행 파산은 연준의 재할인 창구를 다시금 주목하게 했다. 당시 연준은 기존의 재할인 창구의 주요 통로였던 Primary Credit 외에 Bank Term Funding Program(BTFP)를 급조해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당시 연준이 재할인 창구(Primary Credti+BTFP)를 통해 지원한 유동성 상황은 다음과 같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nRRH)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nRRH)

은행위기가 발발하자 은행들은 먼저 Primary Credit 창구를 활용했다. 은행위기 이후 2달이 안돼 은행들은 전통적인 재할인 창구인 Primary Credit을 바로 상환함과 동시에 BTFP 창구를 사용했다. BTFP가 대출 조건이 여러모로 좋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상황을 평가하면서 최근 미국 하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재할인 창구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토론의 주제는 재할인 창구의 풀기 어려운 문제인 낙인(Stigma) 효과, 적격 은행에 대출, 재할인 창구 현대화, FHLB의 역할 등이었다.

낙인(Stigma) 효과

낙인 효과는 은행들의 재할인 창구를 사용을 회피하려는 가장 큰 이유다. 예금자나 투자자는 재할인 창구를 사용한 은행들을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 볼 수밖에 없다. 2003년 연준이 재할인 창구를 개혁했을 때까지는 재할인 창구의 낙인 효과 주범은 연준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은행이 재할인 창구 사용에 대한 문의만 하더라도 담당자는 두 곳에서(연준과 은행내 인사팀)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연준은 재할인 창구 사용을 억제하려 했고, 인사팀은 해고를 의미했을 정도로 재할인 창구는 은행 내외부에서 모두 터부시됐다.

현재 재할인 창구를 사용하면 2년 뒤에 은행의 명단과 금액이 발표된다. 문제는 이것으로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준은 전체 지역 연준의 통합된 대차대조표와 각 12개 지역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매주 수요일 기준으로 발표하고 있다. 빨간색 타원은 작년 은행위기가 발생했을 때 샌프란시스코 연준의 대차대조표에서 보유증권+재할인창구+레포+은행대출을 더한 값을 보여준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nRSP)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nRSP)

비록 2년간 익명성이 보장되지만 지역 연준별로 발표되는 대차대조표를 보면 그 지역 은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떤 은행에 문제가 생겼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의 제도 하에서는 익명성은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FHLBs와 연준의 최종대부자 역할

FHLBs의 특성은 연준의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역할을 잠식한다.

낙인 효과는 은행들이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창구를 찾아 떠나게 했다. 다른 창구는 바로 연방주택대출은행(Federal Home Loan Banks, FHLBs)였다. FHLBs는 3개월에 한번 대차대조표의 일부를 발표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 발표하는 연준보다는 익명성이 보장된다. 하원 청문회 발표에 의하면 35%의 은행이 재할인 창구를 사용하기 보다는 FHLBs 창구를 이용할 것이라고 한다. FHLBs는 금융시장 안정성을 주요한 과제로 삼는 연준과는 달리 이윤을 극대화하는 정부가 후원하는 사기업(private government-sponsored enterprises)이다. 또한 정부가 후원하는 성격을 가진 FHLBs는 은행이 파산했을 때 연준이나 예금보험공사(FDIC)에 앞서 해당 은행의 자산을 처분할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특징은 FHLBs가 문제가 된 은행들에게 적극적으로 대출을 하고 따라서 과도한 레버리지를 갖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한다. 연준의 최종대부자 역할을 FHLBs가 일부 가져간 것이다.

낙인 효과와 FHLBs의 새로운 등장은 금융시장 안정성을 주요 목표로 하는 연준에게는 재할인 창구 활용 독려가 쉽지 않은 숙제임을 의미한다.

유동성 문제(illiquid)와 지급불능(insolvent) 문제

연준의 최종대부자로써의 역할은 건실하지만 유동성이 문제가 된 은행에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은행이 영업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지급불능에 빠진 경우는 그대로 파산하게 두는 것이 원칙이다. 재할인 창구는 바로 이러한 유동성 문제를 겪는 은행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2023년 3월 은행위기가 보여준 것처럼 Primary Credit과 BTFP를 통해 유동성을 지원했지만 결과는 3개 대형은행의 파산이었다.

규제 당국이 문제가 된 은행들의 신용등급 같은 지표들을 제때에 평가하지 못했다. 하원 청문회 자료에 의하면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쳐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모두 파산 직전까지 은행 건전성 지표에 문제가 없었다.

은행의 재할인 창구 사용 준비 수준도 문제가 됐다.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쳐은행은 연준의 재할인 창구를 사용할 수 있는 전제였던 담보물을 연준에 맡기는 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파산 당일 날 담보물을 맡기려고 했었고 시그니쳐은행은 담보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을 맡기려고 했다. 이 문제는 연준이 은행들로 하여금 재할인 창구를 사전에 테스트하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자료에 의하면 재할인 창구 신청 은행은 전체 4824개 은행 중 3900곳으로 늘었고, 담보물 제공은 1996개 은행이 2.6조달러를 약속(pledge)했다.

2008년 연준이 재할인 창구와 기타 대출로 공급한 유동성이 4400억달러, 2023년 3월 은행위기에는 3500억달러 규모였으므로 이 정도 담보 규모라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연준의 최종대부자 역할 제고

하원 청문회 토론은 주택대출을 위해 만들어졌던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난 FHLBs의 은행 대출 행태와 정작 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종대부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연준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뤘다.

아마도 앞으로는 연준 인사들이 강조했던 바와 같이 FHLBs의 유동성 지원 역할은 감소하고 연준의 재할인 창구가 좀 더 활성화 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물론 연준이 원하는대로 가기 위해서는 낙인 효과 문제를 연준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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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호 2024-05-23 16:10:43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궁금한점이 있는데요, 시중은행들이 연준에 Reserve balance 계정을 가지고 있듯, FHLB도 연준에 계정을 가지고 있나요?

이유진 2024-05-11 20:50:34
좋은내용 감사드립니다(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