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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와처] “이거 맞아?”...무역수지 적자와 이에 얽힌 편견들
[연준와처] “이거 맞아?”...무역수지 적자와 이에 얽힌 편견들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4.05.24 14:5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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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1. 무역수지 적자 증가→실업률 증가
편견2. 대 중국 관세 인상은 무역수지 적자를 줄여줄 것
편견3. 무역수지는 상대 교역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의 결과

[이코노미21 양영빈] 자타가 공인하는 G2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바이든 대통령의 선제적 관세 인상으로 다시금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개선 요구와 미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관세 인상을 단행했다.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본질은 보호무역주의로 회귀임에 틀림없다. 이미 사려 깊은 언론과 학계에서는 보호무역주의의 폐해에 대해서 많은 지적이 있었지만 매우 강력한 의미를 내포하는 “무역수지 적자”라는 표현 앞에서 정치 논리가 경제 논리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는 대니얼 그리스월드(Daniel Griswold)의 2023년 발표한 글,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브라이언 라인볼드(Brian Reinbold), 이원(Yi Wen)의 2018년 글과 미국의회연구서비스(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의 2020년 글을 같이 참조했다.

(자세한 자료와 논점은 다음 글을 참조

대니얼 그리스월드: www.cato.org/policy-analysis/balance-trade-balance-power

미국의회연구서비스: sgp.fas.org/crs/row/IF10619.pdf

세인트루이스 연준: www.stlouisfed.org/publications/regional-economist/third-quarter-2018/understanding-roots-trade-deficit)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the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사이에 체결한 자유무역 협정으로 1994년부터 정식으로 발효됐다. 1992년 대통령 선거 토론에서 기업가 출신인 로스 페로는 NAFTA로 인해 일자리가 멕시코로 이동하고 미국 내에서는 어마어마한 실업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로스 페로의 트레이드마크로 유명한 “거대한 흡입 소리(Giant sucking sound)"라는 표현이 이때 나왔다.

당시의 미국 무역수지(Balance on Trade, 서비스를 제외한 상품의 무역 수지)의 추이를 보자.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o7y5)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o7y5)

1985년 미국 달러 환율 절하를 골자로 하는 플라자 협의가 타결된 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1991년 중반에 -1.14%까지 감소했다. 그 이후 무역적자는 다시 증가했으며 1994년 발효된 NAFTA 이후 무역적자는 이전보다 더욱 늘어나기 시작해 2000년을 앞둔 당시 경제 문제 논쟁의 주요 주제가 됐다. 무역적자와 관련된 단골 메뉴는 무역적자 증가가 실업률을 늘린다는 주장이다.

편견1. 무역수지 적자 증가→실업률 증가

해외의 싼 상품을 구매하면 같은 종류의 상품을 생산하는 국내 제조업체는 도산하고 그 결과 실업이 증가한다는 것이 “무역수지 적자 증가→실업률 증가”의 기본적인 논리구조다.

무려 2만개의 상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스무트-홀리 관세법, 1971년 닉슨 행정부의 10% 일괄 관세,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와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의 한결같은 주제는 “무역수지 적자 증가→실업률 증가”라는 나름 직관적인 논리에 기반한다.

과연 무역수지 적자의 증가가 실업 증가로 이어졌는가를 과거 데이터로 검증해 보자. 다음 그림에서 파란색(왼쪽 축)은 무역수지 적자를 GDP로 나눈 값이다. 노란색(오른쪽 축)은 실업률을 나타낸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o7AJ)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o7AJ)

그림을 보면 대체적으로 무역적자가 커질 때(파란색이 하향) 실업률이 감소(노란색이 하향)하거나 무역적자가 감소할 때(파란색이 상향) 실업이 증가(노란색이 상향)한 경우를 보여준다. 과거 데이터로 본 것은 무역수지 적자 증가→실업률 증가라는 논리가 그럴 듯하지만 사실은 괴담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것은 그 정반대가 성립하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빨간색 상자는 무역적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실업률은 감소하고 있는 시기다. 즉 이 시기에는 무역수지 적자와 실업률에 큰 관계가 없다. 2010년 이후 현재까지의 움직임은 무역수지 적자 폭과 실업률 사이에 의미 있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시기다.

따라서 무역수지 적자 그 자체는 실업률 등 경제 전체의 성과와 효율을 판단하기 어려운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경제의 성과를 실업률과 연관 지어 본다면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가 아니라 교역량 즉 수출+수입이 오히려 더 좋은 기준을 제공한다.

다음은 교역량(=수출+수입, 파란색)과 실업률(빨간색)의 관계를 보여준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o7BP)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o7BP)

수출과 수입을 더한 교역량이 늘어나면 실업률이 감소하고 교역량이 줄면 실업률이 증가하는 패턴이 더욱 명확해 진다. 또한 교역량이 급감하는 시기와 경기침체(회색 영역) 시기가 자주 일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런 사실은 무역에서 수입을 그저 마이너스 부호가 붙은 안 좋은 것으로 해석하는 대다수 견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편견2. 대 중국 관세 인상은 무역수지 적자를 줄여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의 관세 인상은 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었다. 중국이 미국의 최대 무역수지 적자를 일으키고 있고 따라서 중국에 대한 양국간 관세(bilateral tariff)를 인상하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니얼 그리스월드는 가상의 3국 무역 체제를 예를 들어 양국간 관세의 불합리성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독일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를 수입하고 기계를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를 보자. 독일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무역수지 적자가 나고 미국에 대해서는 무역수지 흑자가 나는 상태다. 이때 미국이 독일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면 이것은 국제적인 비교우위와 선호를 무시한 엉뚱한 정책이 된다. 무역은 두 나라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내가 필요로 하지만 비용이 비싸거나 비교우위가 떨어지는 분야는 수입을 하게 된다. 이런 교역은 장기적으로 그 나라 경제를 성장시키고 고용을 증진하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무역수지를 양국간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국민경제 전체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실례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에 대한 관세가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대니얼 그리스월드는 다음 차트를 통해서 보여준다.

출처=www.cato.org/trade-policy-analysis/americas-maligned-misunderstood-trade-deficit
출처=www.cato.org/trade-policy-analysis/americas-maligned-misunderstood-trade-deficit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부과로 재임기간에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400억달러 가량 적자폭이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무역수지 적자는 1670억달러 증가했고 이것은 주로 멕시코, 스위스, 베트남 등에서 증가했다. 멕시코, 베트남은 잘 알고 있듯이 중국이 우회수출 기지로 사용하는 주요 국가다.

무역수지 문제를 양국간 문제로 좁게 이해하고 양국간 관세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미 한물간 이론이고 현실은 정반대의 결론을 증명하고 있다. 양국간 관세로 해결할 수 없게 되면 남는 선택지는 일반 관세뿐이다. 일반 관세는 과거에 2번의 세계대전을 일으켰을 정도로 경제뿐만 아니라 인류의 삶에 엄청난 후과를 가져왔었다.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브라이언 라인볼드와 이원은 산업화를 다음처럼 세 단계로 나눈다.

(1) 1차 산업혁명: 노동집약적 대량생산

(2) 2차 산업혁명: 자본집약적 대량생산

(3) 복지 혁명(the welfare revolution): 서비스 지향적인 산업으로 전환

라인볼드와 이원의 핵심 문제제기는 국가마다 산업화 단계가 다른 시기에 벌어지고 국가마다 비교우위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동시기에 어느 나라는 3단계를 진입했는데 어느 나라는 2단계에 있는 경우가 있다.

1960년대 미국의 복지혁명이 진행되면서 미국의 제조업체는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동했다. 1980년대 일본의 복지혁명이 진행되면서 아시아의 용이라고 불리는 임금이 싼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동했다. 이 지역은 당시 노동집약적 대량생산으로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다. 1990년대는 아시아의 용이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국으로 이전했으며 중국이 노동집약적 대량생산의 바톤을 넘겨 받았다.

현재 중국은 노동집약 단계에서 자본집약 단계로 이동 중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같은 하이테크 영역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은 국가 간에 또는 경제단위 간에 비교우위가 고정돼있지 않고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비교우위는 경제단위 사이에 교역의 필요성을 만들게 된다. 교역의 결과 무역수지 적자/흑자는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된다. 경제의 심층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보지 못하고 단순히 양국 간의 무역수지 적자에만 몰입한다면 장기적으로 오히려 경제 발전에 도움이 안될 가능성이 높다.

편견3. 무역수지는 상대 교역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의 결과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관세 부과의 근거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든다. 2022년 국가, 대륙별로 미국의 무역수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출처=https://www.census.gov/foreign-trade/Press-Release/ft900_index.html
출처=https://www.census.gov/foreign-trade/Press-Release/ft900_index.html

미국이 흑자를 내고 있는 나라 또는 대륙은 남아메리카다. 남아메리카에서도 브라질은 개방성이나 불공정 무역 관행이 크며 동시에 단일 국가로 가장 큰 무역흑자가 발생하고 있는 나라다. 유럽, 일본, 캐나다, 대만, 한국 등은 전체 무역수지 적자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나라들의 특징은 상당한 개방성 및 공정 무역을 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무역에서 불공정성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 등 산업정책 일반을 포함할 수 있다. 또한 정당한 보조금과 경제적 자국 이기주의(Economic Nationalism)는 사실상 구분하기가 불가능하다. 둘을 구분할 수 있다 하더라도 국제적인 공통 대응은 더욱 어렵다. 정부가 특정 산업을 보조하는 정책을 포함한 산업정책은 정부에게도 큰 부담이 된다.

중국 정부가 산업정책으로 반도체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초기에는 많은 부정부패와 연루됐건 것을 기억할 것이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산업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막대한 시장 규모와 이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더 큰 원인으로 뽑고 있다. 이것을 단순히 중국정부의 보조금 지원으로 망해야 할 기업이 버티고 있고 이것이 전세계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시장을 중국 기업이 주름잡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중국은 80년대의 일본이다. 80년대에 미국의 정치가들이 선거를 위한 정치적 논리로 급부상하는 일본의 경제를 미국의 가장 큰 위협 요소로 본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상황을 보면 일본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가장 큰 나라였다. 역설적으로 당시에 이런 대일 무역수지 적자가 더 커졌던 것은 일본이 80년대에 자본자유화를 했던 것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 자본자유화의 결과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미국으로 투자가 진행됐고 이것은 무역수지 적자(=EX-IM)의 다른 표현인 일본의 대미 투자(금융자산 획득)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진행됐던 것이다.

무역수지의 또 다른 측면:

국민소득 항등식에서 경상수지는 다음처럼 정의된다.

S(저축) - I(투자) = EX(수출) - IM(수입)

이식의 우변인 경상수지 만을 바라본 관점은 하나만 본 것이다. 경상수지 적자가 나쁜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경상수지 적자를 통해 들어오는 해외의 투자 자금 유입을 보지 못하게 한다. 흑자국에서 적자국으로 유입되는 투자는 결국에는 적자국 산업 투자에 도움이 된다. 이것은 적자국 고용을 늘리고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물론 이런 상황은 브레튼우즈체제 해체 이후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인 것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변동환율제외에도 미국 산업이 여전히 끊임없는 혁신,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고 있는 배경도 큰 작용을 한다.

미국 산업이 혁신과 창조적 파괴를 게을리 하고 있었다면 해외부문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굳이 감수할 이유가 없다. 해외부문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감수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미국의 모자라는 투자를 해외부문이 나서서 보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만큼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미 250년전에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현재의 보호무역주의와 흡사했던 당시의 중상무역을 겨냥해 "무역수지에 관한 교조(독트린)처럼 불합리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담 스미스가 250년전에 설파한 것은 무역수지 흑자/적자 자체에 얽매이지 말고 교역을 중요하게 보라는 것이었다. 교역을 통해 진보된 기술을 받아들이고 고용과 생산을 증진하는 것이 국가 경제에 훨씬 유리하다는 가르침이다.

달러가 누려왔던 기축통화의 지위와 무역수지 적자의 동전의 다른 면인 해외의 미국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계속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역수지 적자를 양국간 문제로 한정하는 것은 그 동안 계속 실패했던 정책을 반복하는 행위일 뿐이다. G2 사이의 문제는 G2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으로 G2 사이에 낀 나라에 해당한다. G2의 갈등은 다른 나라들에게 둘 중 하나 만을 선택해야하는 실존적 문제로 까지 확대된다.

임박한 선거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정치공학적 논리가 경제 논리를 압도하게 되면 결국에는 지구인들에게 피해만 입히게 될 것이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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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2024-05-24 20:31:12
무역수지를 핑계삼아 대선에 이용하자는 것도 크지만 더큰것은 가장큰 시장을 중국에내주고
자칫 기축통화권을 잃을까하는 미국의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더 커보입니다
양기자님이 더 잘 아시겠지만 제조업이 전무한 미국이 매년 수천조에 달하는 국채이자를
기축통화권 없이 무슨수로 감당을 하겠습니까...
미국이 제일 두려워 하는것은 중국의 민주화 아닐까 합니다(물론 당분간 실현 불가능하겠지만)
만약 중국이 진짜 민주화 된다면 달러의 진짜주인인 거대 유대자본가들이 마음을 고처 먹을
수도 있기때문이조 ,,,

좋은 글 항상 잘보고 잘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찬희 2024-05-24 19:00:59
좋은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