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62.7%↓, 유전자재조합의약품 34.2%↑
[이코노미21 박원일]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규모가 3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영향이 줄어들어 백신 관련 생산은 하락했지만,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한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생산은 크게 증가하는 등 품목별, 업체별 등락은 상이했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3년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 발표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규모가 전년대비 5.3% 증가한 31조4513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1998년 첫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 기록이다.
시장규모는 생산금액에 수입금액을 더하고 수출금액을 차감해 계산한다. 지난해는 수입과 수출이 전년대비 각각 5.8%, 5.5% 감소한 10조7061억원, 9조8851억원이었으나, 생산이 처음으로 30조를 넘은 30조6303억원을 달성함에 따라 시장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의약품 시장의 특징은 △생산실적 역대 최대, 수입점유율 하락 △원료·일반 의약품 생산실적 5년 내 최고 △코로나 엔데믹으로 상위권에서 백신 이탈 △바이오의약품 성장, 바이오시밀러 강세 △방역물품 외 의약외품 생산 7.1% 증가 등으로 요약된다.
의약품 생산은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30조6303억원을 달성하며 GDP 대비 1.37%, 제조업 대비 5.64% 비중을 차지했다. 수입이 5.8% 감소함에 따라 수입점유율은 전년(38.1%) 대비 4.1%p 감소한 34.0%로 조사됐다. 수출도 5.5% 감소했지만 수입 감소폭이 더 컸던 탓에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전년(9092억원) 대비 882억원 줄어든 8210억원이었다.
의약품은 원료의약품-완제의약품으로 구분되고, 다시 완제의약품은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으로 구분된다. 지난해는 이중 원료의약품(3조7682억원)과 일반의약품(3조8482억원)의 생산실적이 5년 내 가장 높았다. 원료의약품은 전년대비 11.5% 증가하며 전체 의약품 대비 12.3% 비중을 차지했고, 일반의약품은 7.3% 증가하며 완제의약품 대비 14.3% 비중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영향이 크게 약화되며 엔데믹화 됨에 따라 코로나 백신 2개 품목과 독감 백신 1개 품목이 완제의약품 생산실적 상위 10위권에서 이탈했고, 이로써 업체 생산실적 순위도 전년의 모더나코리아에서 셀트리온으로 1위가 바뀌게 됐다.
한편, 지난해에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실적이 코로나 백신 수요 하락에 따라 7.7% 감소한 4조9936억원으로 나타났다. 백신 생산이 62.7% 감소한데 비해 유전자재조합의약품 및 독소/항독소 품목은 각각 34.2%, 28.0% 증가했는데, 특히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은 처음으로 생산 2조원대에 진입했다. 이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의 63%를 차지하는 바이오시밀러 수출을 위한 생산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파악된다.
의약외품의 경우는 방역용품(마스크, 소독제 등) 생산이 크게 하락해 전년대비 21.4%나 감소했으나, 이를 제외한 의약외품 시장규모는 7.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실적 상위 5개 품목은 치약제, 자양강장변질제, 생리용품, 마스크, 반창고 등의 순이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정과제인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위해 적극적인 규제 외교를 바탕으로 국제 규제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수한 K-의약품등이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생산·수출 규제 지원 등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