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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와처] 미국 정부 재정지출은 GDP를 얼마나 올릴까?
[연준와처] 미국 정부 재정지출은 GDP를 얼마나 올릴까?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4.09.04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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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승수란 정부지출이 GDP를 증가시키는 정도
정부지출 당해에 재정승수만큼 GDP 늘어나지 않아
정부지출은 GDP 수준을 이전과 같이 유지하는데 기여
성장의 주요 동력은 정부지출이 아니라 가계의 소득증가

[이코노미21 양영빈]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 또는 재정적자가 GDP에 기여하는 것을 두고 전문가 리포트, SNS 등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여전히 늘고 있으며 정부 부채가 점점 많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

문제는 재정적자(또는 재정지출)이 GDP 생산에 얼마나 기여를 하고 있는가이다. 이를 보기 위해서는 먼저 용어들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재정적자는 정부수입에서 정부지출을 뺀 값이다. 정부수입은 주로 세금이며 정부지출은 국방비, 사회보장비, 이자지급 등 여러 가지 분야에 걸쳐서 이루어진다.

국민소득항등식(Y = C + I + G + EX -IM)에 나온 G는 보통 정부지출이라고 부르지만 엄격히 말하면 국민소득항등식의 G는 정부의 소비지출과 투자지출을 더한 값이며 일반적인 정부지출과는 다르다. 즉, 정부지출은 G 이외에도 이자지급, 보조금 등 GDP에 직접 기여하지 않는 부분도 들어간다.

G는 정부의 소비지출과 투자지출로 구성되며 바로 그해의 GDP의 한 요소가 된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 민간에 직접 지원했던 현금지원 등은 국민소득항등식에 나오는 G와는 다른 것들이다. G 이외의 정부지출은 예를 들어 민간에 직접 현금 지원한 것은 이것을 민간이 소비를 하느냐에 따라 GDP를 올리는데 기여할 수도 있고 GDP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할 수도 있다.

정부지출이 2조달러 늘었고 GDP는 1조달러 늘었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런 것을 평가할 때 정부가 새로 지출하는 1달러에 대해 GDP는 50센트 늘었으며 정부지출이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정부지출에 의해 현금 지원을 받은 민간은 이 자금을 바로 소비에 쓸 수도 있고 GDP에는 잡히지 않는 대출상환, 저축 등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새로 늘어난 정부지출 1달러가 있었고 GDP는 50센트가 늘었다고 정부지출의 절반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은 매우 문제가 많다. 물론 정부지출로 도로를 건설했는데 통행량이 예상보다 현저하게 적다면 이런 것은 정부지출의 낭비가 된다. 정부지출의 낭비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으며 단순하게 정부지출 증가와 GDP 증가 금액을 비교해서 알 수는 없다.

실제 미국 코로나 당시 정부지출 중에서 현금지원을 보면 가계는 42%를 소비했고 나머지 58%는 대출을 상환하거나 저축에 사용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CAREs Act는 2020년 3월 말부터 2021년 9월말까지 2.2조달러를 가계, 기업에 직접 지원을 했다.

출처=www.nber.org/digest/oct20/most-stimulus-payments-were-saved-or-applied-debt
출처=www.nber.org/digest/oct20/most-stimulus-payments-were-saved-or-applied-debt

정부지출이 GDP를 증가시키는 정도를 보통 재정승수(Fiscal Multiplier)라고 한다. 재정승수는 정부지출 1달러가 가져오는 최종적인 GDP 증가를 나타낸다. 가계는 직접 지원 받은 자금 중 일부를 소비 지출한다. 소비 지출은 누군가의 소득이 되며 그 소득은 또 다른 소비를 증가할 수 있다. 마치 통화승수처럼 수많은 반복의 과정을 거쳐 재정승수는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재정승수=소비성향/(1-소비성향)

소비성향을 42%로 놓고 계산하면 재정승수는 72%로 1달러 정부지출에 소비에 의한 GDP 증가가 72센트 늘어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최종 결과로 바로 그 해에 재정승수만큼 GDP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재정승수만큼 GDP가 늘어나는 것은 여러 번 지출-소득-지출의 순환이 있어야 한다. 최종 기간은 2년이 될 수도 있고 더 많이 걸릴 수도 있다.

GDP 데이터는 분기별로 발표한다. 현재 미국 2분기 명목 GDP는 28.65조달러다. 이 수치는 연율화한 수치며 2분기에 28.65조달러 GDP를 생산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분기에 생산한 것은 28.65조달러의 1/4인 0.67조달러다. 연율화는 이 수치대로 향후 1년간 GDP를 생산한다면 앞으로 1년간 생산할 GDP가 28.65조달러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방법 1

정부지출(또는 정부재정적자)는 매달 데이터가 있다. 이 데이터는 연율화한 데이타가 아니다. 따라서 연율화한 GDP와 비교할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지출(재정적자)를 연율화하기 위해서는 GDP 데이터가 2분기라면 정부지출(재정적자) 데이터는 4, 5, 6월 데이터의 합으로 2분기 값을 구할 수 있다. GDP 데이터는 연율화한 값이므로 4, 5, 6월 데이터의 합에 4을 곱해서 GDP 데이터와 비교하면 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분기별 정부지출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분기의 사정에 따라 정부지출은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분기별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음은 분기별 합에 4를 곱해서 연율화한 정부지출이다.

자료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nMD)
자료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nMD)

방법 2

방법 1에 비해 비교적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정부지출(재정적자)의 12개월 이동합(rolling sum)을 연율화한 GDP와 비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2분기 GDP가 28.65조달러인 상태에서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정부지출(재정적자)의 합을 연율화한 GDP와 비교한다. 이 방식은 보다 실시간에 가까운 과거 1년간의 정부지출(재정적자)과 연율화한 GDP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방법1과 방법 2는 연율화한 GDP에 대해 정부지출을 어떻게 연율화할 것인가에서 차이가 있지만 개념적으로는 동일한 방법이다. 두 가지 방법은 GDP가 유량이고 부채가 저량인 것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GDP와 정부지출(재정적자)의 12개월 이동합은 둘 다 연율화된 값이고 동시에 유량의 성질을 지니고 있기때문에 서로 비교하는데 무리가 없다.

다음은 12개월 이동합으로 본 정부지출과 GDP의 움직임이다.

자료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nMD)
자료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nMD)

앞의 두 차트를 비교해보면 방법 1에서는 2020년 6월(2분기)의 정부지출이 10.6조달러였다. 반면에 방법 2에서는 같은 시점의 정부지출이 6.1조달러였다. 방법 1이 2020년 4, 5, 6월의 합에 4을 곱한 것이었고 2분기의 정부지출이 다른 때보다 매우 높았기 때문에 방법 1의 2분기가 매우 크게 나왔다. 12개월 이동합은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매달 정부지출은 더해서 구한다. 따라서 2019년 7월부터 2020년 3월까지의 값들은 보통 시기와 비슷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4, 5, 6월의 크게 증가한 정부지출이 있었지만 방법 1이 구한 것 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위 차트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2020년 이전에 정부지출은 매우 안정적으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었다. 2015년부터 2020년 1분기까지 정부지출은 3.63에서 4.6으로 0.97조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동안 GDP는 18.1에서 21.7로 증가해 3.6조달러 늘었다. 둘째, 정부지출은 2021년 최대(7.6조달러)에 도달한 후 그 뒤로는 2022년 중반까지 감소했고 그 이후부터는 크게 변하지 않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기간에 정부지출은 0.2 늘었지만 GDP는 3.7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급격히 늘어난 정부지출이 가져온 재정승수는 2022년이면 거의 사라졌다는 가정을 하면 2022년부터는 정부지출은 0.2 증가해 크게 늘지는 않았다. 같은 기간 GDP는 3.7조달러나 증가한 것으로부터 이 기간의 GDP 증가는 재정지출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워진다.

2022년 이후 정부지출의 증가에 비해 GDP 증가가 크므로 정부지출의 증가가 GDP 증가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 흔히 말하는 정부지출(재정적자)에 의해 GDP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말들이 있다. 그러나 위 차트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정부지출 증가폭이 매우 작았고 결국 정부지출은 GDP의 수준을 이전과 같이 유지하는데 기여했을 뿐이다. GDP의 증가는 다른 요인에 의해 이루어졌을 것이다.

X(이전 트위터)에서@BobEUnlimited는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 사라진 이후 미국 경제의 성장 동인을 정부지출보다는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함을 강조했다. 경제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가계의 대출을 생각할 수 있다. 가계는 은행 등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그것을 그 즉시 소비하거나 투자(주택 구매 등)를 하게 되므로 가계의 대출 증가는 GDP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음은 가계의 GDP 대비 대출의 흐름을 보여준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oxQ)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oxQ)

GDP 대비로 본 가계의 대출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코로나 당시 잠시 급증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지금도 여전히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것은 가계의 대출이 최근 GDP의 증가의 주요 원인이 아님을 보여준다.

노동자들이 받는 보상을 보자. 보상에는 임금 외에 사업주가 부담하는 사회보장보험 등이 포함된다. 이것은 GDP를 경제주체의 소득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본 것이다. 다음은 GDI를 구성하는 여러 항목 중에서 가장 큰 것들을 본 것이다. 2022년 3월말을 기준으로 본 것이다.

자료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oyE)
자료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oyE)

GDI 중에서 성장이 가장 컸던 것은 역시 노동자 보수였다. 이러한 자료들은 최근 GDP의 성장의 원인이 정부지출(또는 재정적자)이라는 속설과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보통 재정우위(Fiscal dominance)로 표현하는 것이지만 실제 데이터를 조사해보면 재정우위 보다는 소득 주도(Income-driven)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제 받은 임금과 정부지출을 비교해 보자.

자료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ozw)
자료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ozw)

GDP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GDP를 구성하는 각 부분 성장의 합이 0보다 커야 한다. 2022년 3월말에 비해 GDP는 성장했으므로 정부지출 성장, 소비성장, 투자성장 등의 합이 0보다 커야 한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정부지출과 투자의 움직임은 소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훨씬 약하다.

따라서 현재 상태에서 성장의 주요 동력은 정부지출(또는 재정적자)이 아니라 가계의 소득증가(정부의 직접 지원이 없는 상태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oEb)
자료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toEb)

소득주도(Income-driven) 성장이 가지는 의미는 과거와는 달리 경제의 성장이 신용 창출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소득을 통한 성장이므로 상당히 견실하다는 점이다. 신용창출에 의존한 성장이었다면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 성장이 쉽게 영향을 받지만 소득주도 성장은 그에 비해서 훨씬 지속적이고 건강하다. 이것은 가까운 미래에 미국 경제의 경기침체가 발생하기 어려움을 의미한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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