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발행 물량 조정해 선거에 유리하게 한다는 주장은 아냐
재무부가 TGA 잔고 풀어 여당에게 이롭게 한다는 것 근거없어
[이코노미21 양영빈] 미 재무부는 지난 10월 30일에 3분기(7, 8, 9월) 국채 발행계획인 QRA를 발표했다. 항간에는 선거를 앞두고 재무부가 TGA 계정 인출, 국채 발행 등으로 여당 후보의 당선을 돕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어 재무의 실제 행동을 살펴 볼 때가 됐다.
다음은 재무부가 지난 10월 말에 발표한 국채 발행계획이다.
그림의 노란색 영역은 실제 3분기에 결제가 되는 금액(10억달러 기준)을 나타낸다. 2년, 5년, 7년물 Notes와 20년물 Bonds는 입찰은 6월에 했지만 실제 결제는 7월에 됐으므로 결제 기준으로는 3분기에 속한다. 재무부가 발표하는 국채 입찰 자료를 조사해보면 7, 8월은 재무부의 계획대로 그대로 실행됐다. 또한 10월 발행 계획도 다른 달에 비해 크게 많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재정 지출의 근간이 되는 국채발행은 예년에 비해 비슷한 수준이므로 적어도 국채 발행과 관련해서는 재무부가 의심을 살 일은 없다.
위 그림의 재무부 입찰(결제) 금액은 연준이 보유한 물량 중에서 롤오버하는 국채 물량을 뺀 값이다. 그러나 정작 재무부에게 중요한 것은 국채 순발행(=신규발행-만기도래) 금액이 된다. 3분기의 순발행 금액의 추이를 보면 다음과 같다.
위 그림에서 화살표 시작점은 일주일 전에 예상한 단기국채(Bills)와 장기국채(Coupons)의 경로였다. 맨 끝의 사선 처리한 막대는 QRA에 근거해서 예상한 9월말 단기국채와 장기국채의 순발행 금액이다. 이미 입찰이 확정돼 9월 17일 결제가 되는 것까지 고려하고 9월 17일까지 만기도래하는 국채 물량과 재무부 바이백을 고려하면 9월 17일 기준으로 단기국채 순발행은 $277Bil, 장기국채 순발행은 $318Bil이 된다. 따라서 앞으로 9월말까지는 장기국채 순발행은 +$110Bil가 되고 단기국채 순발행은 -$96Bil이 될 예정이다. 물론 이 수치는 9월말까지 예정된 $12.5Bil의 재무부 바이백의 성과에 따라 오차가 생길 수 있다.
현재까지 재무부는 이미 예고한대로 국채발행을 하고 있어 적어도 국채발행 물량을 조정해서 선거에 유리하게 하고 있다는 주장은 기각할 수 있다.
시중에서 유력하게 힘을 얻고 있는 가설 중에 재무부가 TGA 잔고를 풀어 여당 선거에 이롭게 할 것이라는 것도 있다.
다음은 재무부 TGA잔고 추이를 보여준다. 9월 11일 기준으로 TGA 잔고는 7250억달러다.
재무부가 10월 말에 발표한 3분기말, 4분기말 TGA 잔고는 각각 8500억달러, 7000억달러다. 따라서 재무부 계획대로다면 앞으로 남은 9월 동안 재무부는 국채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재정지출을 줄여 남는 자금을 TGA 계좌에 쌓아 놓아야 한다. 그리고 12월 말의 TGA 잔고는 7000억달러를 예상하고 있으므로 4분기에는 1500억달러를 TGA 계좌에서 인출해서 재정지출에 보태게 될 것이다.
다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바이든 후보와 경쟁을 했던 2020년 11월 선거 직전 9, 10월의 TGA 추이를 보여준다.
당시는 트럼프 재선에 빨간 불이 켜졌던 시기로 매우 다급했던 때다. 그러나 TGA 잔고를 보면(빨간 상자) 큰 변화가 없었음을 볼 수 있다. 상식을 파괴하기로 유명한 트럼프 조차도 TGA 잔고를 동원해 대선에 유리하게 만들지 않았던 것이다.
TGA 잔고보다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재정지출이다. 흔히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재정지출이 있곤 한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해의(2004, 2008, 2012, 2016년) 재정지출 또는 재정적자를 통해 과잉 재정지출의 정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다음은 대선이 있던 해의 월별 재정적자를 보여준다.
대통령 선거 직전인 9월, 10월의 재정적자가 다른 달에 비해서 특별히 많다고 할 수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위 차트에서 2020년은 제외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평균 흐름을 벗어나는 많은 재정지출과 재정적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재무부가 QRA에 예고한대로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특별한 자연재해나 전쟁 같은 사건이 없는 한 재무부는 시기별 필요에 의해 재정집행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 될 수 있다. 즉 역대 대선 직전에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재정집행을 특별히 많이 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
아마도 올해 9월, 10월도 특별히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 특히 9월은 세금납부가 몰리는 달 중의 하나다. 전통적으로 4월, 9월은 재정흑자를 보인다. 따라서 현재 TGA 잔고는 7250억달러지만 9월 말까지 재무부 목표인 8500억달러를 채우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10월에 재무부가 재량적으로 얼마나 TGA를 사용할 것인가는 알 수는 없다.
그러나 9월 말 예상 잔고인 8500억달러의 상당한 부분을 인출해 재정지출에 쓰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행정부 각 부처의 필요에 따라 재정이 쓰이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고 TGA가 갑자기 줄어든다면 야당 후보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