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시장에서 우리나라 국채 제값을 받을 수 있게 돼
유예기간 1년 뒤인 내년 11월부터 실제 지수에 반영
[이코노미21 임호균] 한국이 4수 만에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다. 세계 3대 채권지수인 WGBI는 연기금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핵심 지수다. 선진 채권 대열 합류로 국채시장에서 우리나라 국채가 제값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WGBI 편입으로 75조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 시장지수 산출기관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2024년 10월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며 한국을 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LSEG) 자회사인 FTSE 러셀의 WGBI는 26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된 선진채권지수로 블룸버그-버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지수,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와 함께 세계 3대 채권지수로 꼽힌다. 그동안 국내총생산(GDP) 10위 국가 중 편입되지 않은 건 한국, 인도뿐이었다.
실제 지수 반영은 시장참가자 준비를 위한 유예기간 1년 뒤인 내년 11월부터 시작된다.
한국의 WGBI 편입은 2022년 9월 관찰대상국 지위에 오른 뒤 네 번째 도전 끝에 성공했다. WGBI 편입엔 국채 발행잔액(액면가 기준 500억달러 이상), 신용등급(S&P 기준 A- 이상), 시장접근성(레벨2) 3개 요건이 필요하다. 한국은 관찰대상국 지정 때부터 정량조건인 국채 발행잔액과 신용등급은 충족했으나 정성조건인 시장접근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에 불편이 있었다는 의미다.
정부는 올해 제3자 외환거래 허용·외환거래시간 연장 등 외환시장 구조개선, 국제예탁결제기구 국채통합계좌 개통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접근성을 높였다. 정부는 또 도쿄, 런던 등 현지 국채 투자기관을 여러번 찾아가 제도 변화와 관려한 설명회를 열고 피드백을 반영했다.
한국 편입비중은 2.22%로, 편입국 중 9번째로 큰 규모다. 2조5000억 달러로 추정되는 WGBI 추종자금 중 560억달러(75조원) 규모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금융연구원은 WGBI 편입으로 500억~600억달러가 들어오면 0.2~0.6% 금리인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인하로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국채시장 개방도가 높아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으로부터 영향이 커지는 측면도 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