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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증시] 나스닥 여름 랠리 가능할까
[해외증시] 나스닥 여름 랠리 가능할까
  • 김영호 대우증권
  • 승인 2001.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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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기업실적 악화, 반도체 가격 약세 지속돼 당분간 게걸음할 듯
정말 지루한 장세다.
나스닥지수가 2000포인트를 기준으로 상하 10%의 중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월가는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만 무성할 뿐 특별히 상승 추세로의 반전을 주장할 수 있는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를 통한 경기조절 능력에 대해서도 점차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공격적인 금리인하 기조가 어느새 마무리 국면에 도달했지만 대부분의 월가 경제학자들은 경기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발표된 지표들은 비교적 양호했다.
5월 제조업 주문이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2.5%(전월대비)를 기록했고, 6월 자동차 판매도 5월에 비해 늘어났다.
5월 개인 소비지출은 월가의 컨센서스인 0.3%보다 낮은 0.2%를 기록했지만 경기둔화 속에서 소비가 여전히 견조함을 과시했다.
특히 6월 전국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가 44.7로 시장의 예상(42.3)뿐 아니라 5월 실적(42.1)에 비해서도 크게 개선되었다.
NAPM 비제조업 부문의 경제활동 지수는 3개월 만에 50을 웃돌았다.
이 지수가 50을 상회하면 경기과열 국면, 하회하면 냉각국면으로 판단된다.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는다면 이런 지표들을 경기회복의 작은 조짐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 주식시장의 반응은 그렇지 못했다.
나스닥, 다우, S&P500 등 3대 지수 모두 횡보하거나 하락했다.
시장의 관심이 거시경제 변수보다는 2분기 기업실적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 악화가 성장주뿐 아니라 가치주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다우와 S&P500 지수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내부적인 움직임들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과거 나스닥지수가 상승세로 반전되는 초기에 시장을 주도했던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 악화와 반도체 D램 가격의 약세 등으로, 반도체 업종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없다.
게다가 그동안 반도체 주가를 지탱해온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마저 7월 들어 다시 위축되는 모습이다.
결국 당분간 반도체를 시작으로 한 업종간 순환 흐름과 이에 의한 나스닥지수의 상승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경기회복이 얼마나 지연될 것이며 주식시장이 이런 경기회복 지연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향후 경기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만약 연준의 금리인하가 효과를 보이면서 3분기에 GDP 성장률 기준으로 경기의 바닥이 형성된다면 하반기 미국 주식시장은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1948년 이후 GDP 성장률이 저점을 형성한 이후 12개월 동안 S&P500 지수는 평균 19.1% 상승했기 때문이다.
나스닥시장이 게걸음을 지속하면서 우리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매도공세는 전체 시장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나스닥시장의 움직임을 통해 한국 시장을 조명해 볼 때 상승추세로의 반전 시기는 예상보다 늦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의 여름 랠리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실적 사전경고가 일단락되고 이번주 후반부터는 미국 기업의 2분기 정기실적이 발표되면서 나스닥지수가 박스권 하단에서 상단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나스닥지수의 중기적인 상승추세 반전을 확인하기 전에는 단기적이고 기술적인 매매로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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