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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종목] '인고의 종목’을 찾아라
[추천종목] '인고의 종목’을 찾아라
  • 이원재 기자
  • 승인 2001.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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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건설·신규IT종목에 관심… 전문가들 “여전히 현금비중은 높일 때” 주문
지난주 주식시장에는 한여름 된서리가 몰아쳤다.
종합주가지수 600선 돌파 기대는 이미 무너진 지 오래고, 최소한의 바람막이인 추세선마저 완전히 망가졌다는 탄식이 시장을 가른다.
대세상승 기대는 헛물켜기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
원론적인 얘기지만, 주가는 현실경기에 선행한다.
따라서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려면 더 멀리 있는 경기지표의 향방을 내다봐야 한다.
여기서 그 반대도 성립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가능하다.
주가 움직임을 보면 조금 뒤에 다가올 경기의 향방을 알아낼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번주 증권사 추천종목들을 보면, 아무래도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된다는 기대는 그야말로 구호성 기대에 그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게 한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중에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4분기께부터는 미국을 위시한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국내경기도 함께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 예측을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하반기로 막 접어든 이번주에 투자자들에게 사라고 추천하는 종목들에는, 상승 랠리를 이끌거나 랠리에 올라타면서 대박이 터질 만한 종목들이 아니라 하락장에서 견뎌낼 법한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올라 있다.
동아제약은 드링크 ‘박카스’의 가격인상과 전문치료제의 호조로 영업실적 호조세가 이어진다는 이유로 3개 증권사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대표상품 ‘박카스’의 경우 경기부침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경기방어제품으로 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경기회복이나 대세상승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고육지책으로 나온 추천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속셈은 실적호조 뒤에 덧붙인 ‘신약개발 기대’라는 재료에서 더 분명히 드러난다.
신약개발 등 신기술개발에 따른 ‘대박’의 기대는 시장이 침체기에 있을 때 개미군단에게 희망을 남겨두면서 거래를 이어갈 수 있는 대표적 재료다.
당뇨성 족부궤양 치료제의 신규매출 증가 기대로 추천받은 대웅제약 역시 비슷한 경우다.
이밖에도 삼아약품, 삼일제약, 한미약품 등 제약업종이 전반적으로 주요 매수추천 종목에 올랐다.
제약업종의 경우 상반기 한국,증시를 주도하던 외국인 매수세가 그친 상황에서 개인선호주라는 점도 투자매력으로 작용한 듯하다.
물론 의약분업 이후 전반적으로 업종 전체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추천사유에 들었다.
동아제약과 같이 3개 증권사로부터 추천받은 대림산업은 유화부문 분사로 매출이 줄었지만 차입금 감소로 경상이익은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내심 11일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자사주 소각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는 점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화부문 구조조정과 관련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사주(보통주 137만4천주, 우선주 61만주)를 소각하면서 유통물량 감소로 주가 오름세를 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단 이사회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어쨌거나 역시 경기가 좋아져서 기업실적이 따라가는 형태라기보다는 유통물량과 관련된 재료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추천종목인 셈이다.
건설업종에서는 LG건설도 추천종목에 포함됐다.
건설업종에 대한 선호는 제약주와 마찬가지로 하락기에도 반짝상승할 수 있는 대표적 개인선호 종목으로 분류된 덕이다.
제일제당이 2개 증권사로부터 추천받은 이유는 조금 달리 풀이될 수 있을 것 같다.
음식료업종 많은 분야에서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제일제당은 경기부침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 대표적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즉 경기회복이 더뎌지더라도 실적이 안정을 지키고 있을 만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눈에 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 시장에서 첨단기술주의 반등기미가 감지되면서 대거 추천종목에 올랐던 옥션, 이네트, 신세계I&C 등 전자상거래 관련종목들은 대부분 슬그머니 목록에서 사라졌다.
재상승기대가 한주일 만에 꺾여버린 것처럼 보인다.
대신 IT 경기 침체에도 실적 호조세를 보인 시스템통합(SI) 업체 포스데이타가 등장했다.
포스데이타는 포항제철의 사내 ERP시스템 구축 등 정보화사업에 대한 투자로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어도비 등 소프트웨어 국내총판 인투스도 신사업인 사이버교육 솔루션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면서 추천종목에 올랐다.
XML 솔루션 등 소프트웨어 공급 및 컨설팅 사업을 벌이고 있는 인컴도 등장했다.
전통적 IT 미인주들이 밀려나고 신인선수들이 대거 등장한 셈이다.
지난주의 IT 기대주 가운데서는 엔씨소프트만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지수 관련 대형주 가운데서는 2개 증권사로부터 추천받은 한국전력이 유일하게 추천종목 명단에 포함되면서 지수상승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를 드러냈다.
지난주 증권사 추천종목에서는 이만한 대형종목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제 바닥이 아닐까”라는 기대가 조금은 감지된다.
한편으로는 외국인의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들이 2주째 꿋꿋하게 매수세를 지키고 있는 것에 기대를 걸어볼 만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 분석가들은 “지금은 현금비중을 늘릴 때”라는 충고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가치를 신봉하는 장기투자자라면 정말 터무니없이 저평가된 지수 관련 대형주가 언제 바닥에 다다르는지를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정말로 모험을 즐기는 투자자라면 횡보장세 가운데 순환매의 파도를 타기 위해 증권사 추천을 받은 제약, 건설, IT 등의 테마 움직임을 끈질기게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도저도 아니라면, 그야말로 위험관리에 충실할 때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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