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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장외시장은 여전히 한겨울
[머니] 장외시장은 여전히 한겨울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1.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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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등록 앞둔 기업외엔 찬밥신세… 거래 활성화 위한 제도개선 절실
인터넷 공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뭐가 뛰니까 뭐가 따라 뛴다고 코스닥이 꿈틀거리면서 인터넷 공모에 나서는 기업들이 제법 늘어나고 있지만, 들춰보면 실상은 참담하기만 하다.


“어설프게 공모에 나섰다가 광고비도 못 건지고 나자빠지는 기업들이 수두룩합니다.
분위기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투자자들은 섣불리 덤벼들려 하지 않아요. 사업 아이템이 아무리 좋아도 성장성이 아무리 높아도 마찬가집니다.
” 장외주식 중개사이트인 제이스톡 강대영 이사의 이야기다.


보통 10억원을 인터넷으로 공모하면 컨설팅에 광고까지 1억원 넘게 비용이 든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자칫 자금조달은커녕 오히려 빚만 느는데 그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바람잡는 사람들의 호들갑이 무색하게도 장외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제이스톡 추산에 따르면 올해 들어 70개가 넘는 기업들이 인터넷 공모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이후 한동안 인터넷 공모가 아예 자취를 감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히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올해는 지난해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지만, 그래도 1분기 20개에서 2분기에는 50개 가량으로 조금씩 입질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1분기에는 인터넷 공모에 나선 기업들 가운데 90% 이상이 실패했지만, 최근에는 조금씩이나마 돈을 끌어모으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공모금액을 제대로 맞춘 기업은 아직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은 공모 청약률이 10%에도 못미치거나 결국 증자를 포기하고 청약금을 다시 되돌려주면서 끝내는 사례도 흔하다.
광고비도 못 건지는 인터넷 공모 코스닥이 바닥을 치고 금리도 낮아지고 게다가 인터넷 공모까지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장외시장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거래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시장은 갈수록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명동 사채시장쪽에서는 인터넷 공모에 물려 있는 돈이 대략 1조원, 사채시장과 벤처캐피털을 통해 장외 벤처기업들에 묶여 있는 돈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투자한 기업이 코스닥에 올라가지 않는 이상 돌려받을 도리가 없는 돈이다.
이는 지난 한해 충분히 증명된 사실이다.
앞다투어 벤처 투자에 나섰던 명동 사채업자들이 절반 이상 보따리를 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상황이 이런데 아직도 생판 모르는 벤처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나설 투자자가 있을까. 지금 이대로라면 인터넷 공모는 되살아날 가망이 희박해 보인다.
벤처기업들은 돈을 끌어모을 길이 없다.
딱히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시장의 절망감은 갈수록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기업용 전산 시스템을 만드는 ‘ㅁ’이라는 회사는 지난해 4월 창업투자회사에서 액면가 12배로 10억원을 투자받았다.
그뒤 이 회사는 추가 투자를 받는 데 거듭 실패하다가 9월에 액면가의 5배로 낮춰 겨우 5억원을 투자받았다.
그렇게 일년을 버틴 이 회사는 지금 액면가의 3배로도 자금을 끌어모을 수 없다.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건 엄두도 못 내고 직원들 월급이라도 줘야지 않겠냐며 사장이 직접 자기 주식를 팔러 나섰지만 도통 반응이 없다.
올해부터 흑자를 낼 것이고 아무리 늦어도 2년 안에는 코스닥에 올라갈 수 있다고 설득해보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2년은 너무 까마득히 긴 세월이다.
아무리 성장성 있는 회사라고 한들 팔리지 않는 주식은 결국 휴짓조각이나 다름없다.
장외 주식을 사고파는 인터넷 사이트들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방문객 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고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도 한참 좋았던 시절의 10분의 1에도 못미친다.
다들 코스닥 등록을 앞둔 몇몇 종목에만 관심을 보일 뿐 다른 종목들은 사겠다는 사람은 없고 헐값에라도 팔겠다는 사람만 넘쳐난다.
장외 주식 매매를 중개하는 사채업자들도 조금씩 활동을 시작하고 있지만 매매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통 틔우려면 규제 풀어야 물론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좋은 기업들이 터무니없이 싼값에 나와 있어요. 넉넉 잡고 3년쯤 묻어둘 수 있다면 지금이야말로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라고 봅니다.
잘만 하면 수백배 수익을 가져다줄 종목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 피비아이스톡 임상현 팀장의 이야기다.
임 팀장은 투자위험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시점이라고 본다.
과연 그럴까. 씽크닥 정상태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좋은 기업들이 많지만 이들이 모두 코스닥에 올라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코스닥에 올라가지 못하면 1억원짜리 주식을 1천만원에라도 팔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대박을 터뜨리거나 쪽박을 차거나 둘 중에 하나밖에 없죠? 무턱대고 뛰어들기에는 위험이 너무 큽니다.
” 정 사장은 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장외시장은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양도소득세나 상대매매 등 제3시장을 옭아매고 있는 규정들을 풀어 코스닥 바깥에서도 벤처기업들 주식이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정 사장의 주장이다.
그래야 그동안 벤처기업에 묶여 있던 돈이 흘러나오고 시장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 같아서는 시장이 죽어 있는데 팔리지 않을 물건을 사서 뭐하겠냐는 이야기다.
요즘은 장외시장에서도 당장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쪽으로만 몰리는 분위기다.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예비심사를 청구했거나 청구할 거라고 예상되는 기업들이 그나마 투자자들 관심을 끈다.
강원랜드나 안철수연구소 같은 종목들이다.
당장 코스닥에 올라가지는 않겠지만 그럭저럭 언제라도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삼성SDS나 유니텔 같은 종목들도 꾸준히 거래가 일어난다.
SK텔레콤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신세기통신도 최근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결국 이래저래 당장 코스닥에 올라갈 가망이 없는 벤처기업들 주식은 찬밥 신세다.
유망한 기업들이 시장의 자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말라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장외 시장의 봄은 아직 멀었다.
장외시장 투자 비법
종목 개발해 싸게 사둬라
바닥 없이 떨어지던 신세기통신은 SK텔레콤과의 합병비율이 1 대 10 정도에서 결정될 거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마침내 바닥을 쳤다.
합병이 예정된 내년 1월에 SK텔레콤 주가가 지금처럼 20만원 근처라면 신세기통신은 2만원의 가치가 된다는 이야기다.
6천원까지 떨어졌던 신세기통신 주가는 잠깐 사이에 1만원을 넘어섰다.
내년까지 들고 있을 거라면 지금 들어가도 2배 가까이 뛰어오를 거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신세기통신의 매력은 환금성과 분명한 목표 주가에 있다.
둘다 다른 장외시장 주식들이 갖지 못한 것들이다.
삼성SDS는 어떤가. 5분의 1 토막으로 떨어졌지만 아직도 시장의 평가는 썰렁하기만 하다.
코스닥에 올라 있는 쌍용정보통신이나 현대정보통신 주가에 견주면 아직도 비싸다는 지적까지 있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지 않다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장외시장 주식을 살 필요가 없다.
코스닥에 올라갈 계획이 잡혀 있지 않은 이런 주식들은 그래서 움직임이 더디다.
거래소나 코스닥이 한참 뜨고 난 다음 느지막히 뒤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한때 황제주로 꼽혔던 두루넷이나 온세통신은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모두 액면가에도 훨씬 못미치는 가격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량도 많지 않다.
지난날 황제주의 명성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 주식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강원랜드 정도가 유일하다.
많이 뛰어오른 강원랜드도 적정 주가를 놓고 논란이 많다.
지금 뛰어들기는 부담스럽다.
투자자들은 이제 당장 코스닥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에만 관심을 보인다.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예비심사를 청구했거나 청구할 거라고 알려진 기업들은 예외 없이 주가가 반짝 치솟는다.
얼마 전 코스닥에 올라간 인바이오넷이나 한단정보통신, 에이텍시스템 등은 등록 직전까지 숨가쁘게 물량 주고받기가 이어졌다.
등록을 앞둔 씨큐어소프트나 안철수연구소도 투자자들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물론 개중에는 이미 주가가 오를 만큼 올라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기업들도 많다.
등록 전 장외시장에서 형성된 주가가 등록 직후 단기 고점을 형성하는 경우도 많다.
공모가가 어느 정도에서 결정될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등록예정기업에 뒤늦게 따라가는 건 위험하고 한발 앞서 종목을 발굴하고 싼값에 투자할 수 있다면 제법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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