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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커뮤니티는 움직이는 거야
[특집] 커뮤니티는 움직이는 거야
  • 김상범
  • 승인 2000.07.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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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신고는 자유 그러나 성공은 바늘구멍...요지경 같은 커뮤니티 비즈니스 세계
인터넷 비즈니스를 구상한다고 치자. 고민되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어떤 콘텐츠를 담을 것인가. 인터넷 비즈니스는 콘텐츠(Contents), 커뮤니티(Community), 커머스(Commerce)로 이어지는 3C의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콘텐츠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지?

콘텐츠를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는 묘수가 있다.
그것도 내가 직접 만들 필요가 없다.
게시판만 하나 그럴듯하게 꾸미면 된다.
기술적인 노력만 조금 보태면 채팅방도 하나 뚝딱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터만 닦아주면 사람들이 떼로 몰려와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고, 방을 들인다.
그렇게 만든 집에 끼리끼리 모여 문패를 걸고, 가훈을 정하고, 질서를 잡는다.
세상에 이처럼 쉬운 장사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일까. 인터넷 비즈니스를 한다는 사이트치고 게시판이나 채팅방 없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것이 없으면 제대로 된 사이트라고 대접도 못 받는다.
아예 게시판 전문 사이트, 채팅 전문 사이트를 표방하는 곳도 수두룩하다.
사람들은 이들을 ‘커뮤니티 사이트’라고 부른다.
다음카페, 네띠앙, 프리챌, 사이월드, 세이클럽, 아이러브스쿨 등이 요즘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커뮤니티 사이트들이다.
그런데 커뮤니티는 왜 만들지? 커뮤니티를 만드는 궁극적인 목표는 비즈니스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지금도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가 출생신고를 하지만, 제대로 성장한, 이른바 뜬 사이트는 가뭄에 콩나듯 많지 않다.
커머스로 옮아갈 정도의 커뮤니티를 구축한 사이트가 별로 없다는 얘기다.
만들기는 쉽지만 뜨기는 어려운 것이 바로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즈가 매력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가 다른 비즈니스에 비해 마케팅의 필요성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개설 초기 여느 사이트처럼 광고나 마케팅에 돈을 펑펑 쏟아붓지 않아도 알 만한 사람은 알고 찾아오는 게 커뮤니티의 특징이다.
아이러브스쿨이나 오마이러브, 세이클럽 등은 한결같이 초기에 거의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들은 떴다.
만들기는 쉬워도 비즈니스는 어렵다 커뮤니티는 네티즌들의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간다.
그만큼 네티즌들의 입소문이 무섭다.
한번 나쁜 소문이 돌면 변명할 겨를도 없이 무너진다.
거꾸로 좋다는 소문이 나면 무서운 속도로 인기를 끈다.
그러다 그보다 더 좋은 게 있다는 소문이 뜨면 하루 아침에 판도가 바뀐다.
커뮤니티 사이트 운영자들이 회원의 로열티를 높이는 데 생사를 거는 까닭이다.
커뮤니티가 떴다고 해서 비즈니스로 건너가는 길이 탁 트이는 것도 아니다.
커뮤니티는 기본적으로 회원들의 자율성에 의존해 생성되고 운영된다.
여기에 사이트 운영업체가 비즈니스적 관심을 표명하며 어설프게 접근하면 돌연 회원들의 냉담한 반응에 직면하게 된다.
어떤 이는 발길을 끊고, 어떤 이는 한때 몸담았던 커뮤니티를 공격하는 선봉에 서기도 한다.
아이러브스쿨 성공의 비결 가운데 하나로 모교에 장학급 지급이라는 공익적 성격이 꼽히는 이유도 네티즌의 이런 특성을 잘 대변해준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
단단한 기술적 배경이 없으면 커뮤니티 사이트는 세상을 움직이는 공동체에서 그야말로 소수의 친목단체로 떨어진다.
수만명의 네티즌들이 한꺼번에 접속해도 시스템이 탈없이 운영되려면 네트워크 기술은 물론 분산처리 시스템에 대한 기술력의 확보가 절대적이다.
멀티미디어화하는 인터넷의 특성을 살리려면 더욱 그렇다.
입소문을 타고 전파되는 커뮤니티의 홍보는 사이트의 서비스 수준에 대한 네티즌들의 평가에 크게 좌우된다.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선 일차적으로 콘텐츠의 질을 높여야 하지만, 네티즌들이 들어와 아무런 불편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불편함은 네티즌들의 천적이다.
네티즌의 발목잡기는 하늘의 별따기 사이버 세상을 떠도는 ‘외로운’ 네티즌의 눈길 끌기, 한번 다녀간 네티즌 발목 잡기, 네티즌의 심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물건 팔기….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이런 조화로운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골머리를 앓는다.
그럼에도 원조교제 주선, 음란물 유통 등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는 사건 뒤에는 으레 사이트 운영자의 책임론이 드리운다.
21세기 정보화사회, 지식사회의 화두는 혹시 ‘외로움’이 아닐까. 지금도 네티즌들은 ‘나와 닮은’ 사람들을 찾아 끊임없이 인터넷을 헤매고 있다.
이들과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는 비즈니스가 바로 커뮤니티 비즈니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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