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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리더] 한국통신프리텔 이용경 사장
[디지털리더] 한국통신프리텔 이용경 사장
  • 박종생
  • 승인 2000.07.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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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 분야의 1등이 되겠다"
취임 100일 맞은 새내기 경영인...'디지털 인생'의 또 한번의 도전
한국통신프리텔 이용경(57) 사장은 ‘새내기’ 경영자다.
이 사장은 30여년 동안 연구소밥만 먹다 지금부터 100일 전 한국통신프리텔이라는 대형 디지털 기업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지천명의 나이인 그에게 새내기 경영자라는 표현이 어색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레임 같은 게 엿보였다.


24대 1의 공개경쟁 뚫고 발탁
이 사장은 올 3월30일 한국통신프리텔 사장 공개경쟁에서 2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은 기간 동안 굵직한 일들과 승부를 경험했다.
그는 어느샌가 한솔엠닷컴 합병, IMT-2000 사업자 선정 등 국내 정보통신 업계 빅이벤트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정신없이 바쁘고 초조해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그는 상당히 여유있고 자신에 찬 모습이었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을 해요. 그래서 저도 일하는 재미가 상당히 있어요. 해볼 만하다는 생각입니다.
재미있어요.” 취임 100일을 맞는 소감을 묻자 그는 재미있다는 말을 연발했다.
이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일까. 그는 한국 정보통신산업의 중심에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 이 사장은 이른바 ‘KS마크’를 달았다.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를 거쳐 미국 유학(버클리대 공대)까지 마쳤다.
미국에선 교수, 벨연구소 연구원 등을 지냈다.
그곳에서 그는 세계 처음으로 장거리 통신을 위한 반도체 레이저 상용화사업, 그리고 대서양 횡단 해저 광케이블에 들어가는 반도체 레이저 개발사업을 했다.
이만하면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이력이다.
그렇지만 그의 자산은 이런 경력에만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보다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자세와 낙관주의가 그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자기 인생에 세번의 전환점이 있었다고 했다.
그 전환의 고비마다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이 실패를 막아줬다.
물론 거기에는 운도 따랐다.
첫번째 전환점은 전자공학과의 만남이었다.
그는 196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당시는 화공과가 이름을 날릴 때였다.
한국비료, OB맥주 등이 대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던 시절이어서 이쪽이 인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좋아하던 선배가 전자공학과에 진학한 뒤 “미래에는 빵도 전자로 찐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전자공학과 진학을 결심했다.
전자공학은 그가 입학하고 2~3년 뒤 박정희 정부가 경제개발에 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뜨기 시작했다.
아이디어 사업화 위해 CEO의 길 택해 두번째는 미국 유학 때였다.
유학비용으로 아버지가 준 1천달러가 다 떨어지자 그는 교수에게 돈을 좀 지원해 달라고 했다.
교수는 돈 대신 프로젝트를 줬다.
당시 막 산업화하기 시작한 광통신 관련 프로젝트였다.
그는 이런 우연한 기회에 광통신에 접하게 됐고 이것으로 박사학위 논문까지 따게 된다.
광통신은 그 뒤 꿈의 통신으로 불리며 각광을 받게 된다.
세번째는 지금의 자리인 한국통신프리텔 사장이 될 때다.
그전까지만 해도 그는 한국통신연구소에서 유선쪽에 관심을 쏟았다.
그러나 그는 과감하게 ‘무선’쪽에 노크했다.
“연구소에 있으면서 연구결과를 사업화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그래서 CEO가 돼서 직접 아이디어를 사업에 적용해보고 싶었습니다.
” 그는 욕심이 아주 많은 경영자다.
“한국통신프리텔을 이동통신 업계, 특히 무선인터넷의 진정한 1인자로 만들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갖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전임 이상철 사장의 리더십 아래 고속성장을 해왔습니다.
주로 가입자를 늘리는 방식이었죠. 세계 최단시일 안에 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해 기네스북에도 오를 정도였으니까요.” 그는 전임자와는 다른 임무를 맡았다고 생각한다.
“우선 급성장 위주의 회사를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회사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인 비전을 정립해야 하는 게 제 임무라고 봅니다.
” 이 사장이 제시하는 비전은 무선인터넷이다.
여기에 IMT-2000이 들어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무선인터넷의 강자로 부상하기 위해 몇가지 일을 이미 했거나 구상중이다.
우선 취임하자마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무선팀을 강화했다.
그는 “한국통신프리텔의 무선팀이 제일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번째는 단말기 개발이다.
그는 무선인터넷이 발전하려면 단말기가 쓰기 편해야 한다고 믿는다.
회사가 어려워지더라도 단말기 개발팀은 꼭 끌고갈 작정이다.
세번째는 무선인터넷에 들어갈 콘텐츠 확보다.
그는 최근 다음, 천리안 등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 9개와 제휴한 ‘인터넷월드’를 개통했다.
직접 휴대전화를 켜더니 시연까지 하며 자랑한다.
그의 무선인터넷에 관한 단상 하나. “무선인터넷의 비즈니스 모델은 공짜 서비스의 영향으로 수익모델이 불분명한 유선인터넷과는 다르다고 봐요. 무선인터넷은 돈을 많이 내는 무선전화 사용자들이 이용합니다.
그래서 유료화에 대한 고객들의 저항이 적다고 봅니다.
” 무선인터넷은 수익을 창출하면서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 기업들이 휴대전화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가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아직은 때가 이르다’는 표정을 짓는다.
“결국 누구든 돈을 벌어야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투자하는 것 아니겠어요. 지금은 안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고객들로부터 받은 돈을 이동통신회사와 콘텐츠 제공업체가 나눠가져야 할 것입니다.
” IMT-2000과 관련해서는 약간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사업자 선정기준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정부가 여러가지 고민을 해서 한 거니까 가능성있는 쪽으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출연금이 조금 부담이 될 것 같다”며 살짝 속내를 비친다.
기술표준 문제에 들어가니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정부가 동기식을 강요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럽단다.
그는 “한국통신의 공식입장은 비동기식으로 간다는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한국통신의 대주주인 만큼 동기식을 주장하면 거절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격변의 통신환경을 헤쳐낼 것인가? 이 사장은 불도저식 경영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보다는 합리적인 경영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어느 정도 안정적인 성장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그같은 경영 스타일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정보통신 업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경영자의 뚝심과 과감함 또한 소중하다.
그런 점에서 이 사장은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운명의 여신은 이번에도 그의 편일까.
현안에 관한 몇가지 코멘트 “IMT-2000과 관련해 비동기식으로 간다는 게 내부방침이다. 그러나 정부가 동기식을 권유한다면 정부가 대주주인 만큼 거절하기 힘들 것이다.”(IMT-2000 기술표준과 관련해)“한솔엠닷컴과의 합병은 내년이 돼야 가능할 것이다. 합한다고 해서 합해지는 것이 아니다. 우선 한솔엠닷컴을 안정화시키고, 틀을 미리 짜야 원만한 합병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한솔엠닷컴과의 합병시기와 관련해) “나스닥엔 올해 가려고 했지만 경영환경이 급변했다. 지금으로서는 나스닥에 굳이 가지 않더라도 자금운용에 어려움이 없다. 내년에 검토할 계획이다.”(나스닥 상장 시기와 관련해) “망을 공동으로 구축하자는 것은 실현성이 약하다. 아키텍처가 같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말은 그럴 듯한데 실제로 하려고 보면 어렵고 경제적 이점도 없어 보인다.”(LG텔레콤의 공동망 구축 제안과 관련해) 이용경 사장의 프로필 1.최근 주요 일정: 무선인터넷 사업 관련 의사결정과 제휴, CEO로서 대외 홍보, IMT-2000 사업준비, 냉각기에 접어든 시장에서 마케팅 강화 방안 협의 2.최근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 (12제자를 통하여 세계를 변화시킨 예수의 최고경영자로서의 속성을 분석한 책) 3.최근 관심 가진 뉴스: 정보통신부의 IMT-2000 사업자 선정방안 4.북마크: 한국통신프리텔의 무선인터넷 포털 퍼스넷 www.ⓝ016.com을 비롯해 기술, 뉴스, 경영, 쇼핑 등 100여개. 한국통신프리텔이 최근 내놓은 ‘나(Na)’ 브랜드 사이트(na.ⓝ016.com)에 자주 들러 사업현황도 점검하고, ‘Na-X’(나크로스) 등의 메뉴에서 N세대들의 사이버 생활을 엿보기도 함. 정보를 위해 CNN www.cnn.com, 월스트리트저널 interactive.wsj.com, 뉴욕타임스 www.nytimes.com 등 국내외 주요 언론사 사이트를 두루 활용. IT업계의 세계적인 흐름을 읽기 위해 AT&T www.att.com, BT www.bt.com 등 해외 유력 IT회사의 사이트도 자주 방문하는 편임. 짬이 날 때는 롯데백화점 www.lotte.com, 현대백화점 www.e-hyundai.com 등 백화점 사이트에서 e-쇼핑을 즐기기도 함. 5. 가장 존경하는 경영자: 잭 웰치 6. 경영철학: 고객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검토를 통한 결정과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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