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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자격증 박사’의 자격증 취득 비법
[직업] ‘자격증 박사’의 자격증 취득 비법
  •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 승인 2001.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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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을 13개나 갖고 있고 대학교수도 됐는데 왜 그렇게 자격증을 또 따려 하느냐.” 주위에서 이런 질문을 던질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하는 얘기가 있다.
자격증 따는 것은 등산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이다.
등산을 하는 사람에게 “왜 산에 오르냐”고 물으면 “산이 있으니 산에 오른다”고 답한다.
이와 비슷하게 전공과 관련된 자격증이 있거나 새로 생기면 따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이제는 자격증 따기가 취미처럼 굳어져 교수가 된 지금도 자격증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처음부터 자격증을 따겠다고 목표를 정한 것은 아니었다.
전공이 경영학이었기 때문에 대학 시절 공인회계사 시험공부를 하는 선배나 동기, 후배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분위기에 휩쓸려 똑같은 공부를 하게 됐다.
하지만 곧바로 공인회계사 시험공부가 재미도 없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경영학은 적성에 맞았지만 공인회계사 시험은 회계학에 치우쳐 있어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공인회계사 시험공부를 그만 두고 뭔가 다른 일을 해야겠다며 길을 모색했다.
마침 대학 3학년 때인 1982년 국가자격으로 판매사(지금 판매관리사) 자격증이 새로 생겼는데 괜찮을 것이라는 신문기사를 보게 됐다.
시험과목을 꼼꼼히 살펴보니 경영학 가운데 마케팅을 조금 공부하면 붙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공부도 재미있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이 자격증이 그다지 쓸모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는 자격증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자격증도 자기 적성에 맞는 것을 골라 공부하면 쉽게 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판매사는 단번에 쉽게 합격했지만, 그다지 내세울 만한 것이 못됐다.
그래서인지 추가로 다른 자격증을 따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판매사에 이어 대학 4학년 때 경영지도사 시험에 도전했다.
하지만 공부가 부족해 합격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군대를 가게 됐고, 공군 장교로 근무하며 대학원을 다니느라 자격증 시험을 볼 틈이 없었다.
전역을 하고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약간의 시간여유가 생겨 88년 경영지도사를 비롯해 3개의 자격증을 손에 넣었다.
다시 6년 동안 경제신문 기자로 일하면서 6개의 자격증을 더 땄다.
지난해 교수가 된 이후에도 3개의 자격증을 더해 자격증이 모두 13개에 이른다.
현재 갖고 있는 자격증은 제1회 판매관리사를 비롯해 경영지도사, 기술지도사(정보처리), 인터넷정보검색사(87년 1회), 인터넷전문검색사(87년 1회), ITQ워드프로세서(한글), ITQ인터넷(넷스케이프), ITQ인터넷(익스플로러), 번역사(영어 1급), 정보관리사(1급), 정책분석평가사(1급), 행정관리사 등이다.
자격증 목록을 보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공인 경영정보나 전자상거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공 자체가 경영학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각각의 자격증들은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연구하고 기업들을 자문하는 데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낸다.
여러가지 자격증이 있겠지만 후배들에게도 전공과 IT(컴퓨터)를 접목시킬 수 있는 자격증을 따라고 권하고 싶다.
전공 관련 자격증은 필수로 생각하고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추가로 획득해 다른 전공자들과 차별화를 시도하라는 것이다.
예컨대 인터넷정보검색사는 전공에 관계없이 누구나 따두면 전공실력을 강화하거나 일상생활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인터넷정보검색사 2급은 자격시험 중에서도 아주 쉬운 편에 속한다.
2급을 따고 나면 조금 더 공부해 1급과 전문검색사 시험에 응시해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97년 인터넷정보검색사 시험이 처음 도입되자 1회 때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고, 같은 해에 전문검색사까지 땄다.
인터넷전문검색사 자격증을 남들이 인정해주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기자 생활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고 전자상거래로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는 데도 보이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
IT(컴퓨터) 관련 자격은 계속 새로운 것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인터넷 관련 공부를 계속해 자격증을 따는 것은 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격증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해서 시간이 넉넉한 직장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바쁘고 불규칙한 직장일 때문에 학원 다닐 짬을 낼 수가 없었다.
때문에 대부분 책을 사 독학을 하는 편을 택했다.
굳이 학원이나 비싼 수험서를 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고시처럼 1년 이상 걸리는 어려운 시험이 아니라면 웬만한 자격증 시험은 좋은 수험서를 한두권 골라 몇달 공부하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
물론 컴퓨터 관련 자격은 이론만으로는 합격할 수가 없다.
이럴 경우 방송 강의를 듣거나 인터넷에서 유료로 하는 강의를 들으면 굳이 학원을 가지 않아도 된다.
컴퓨터 관련 자격은 평소 틈틈이 직접 실습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
또한 요즘에는 인터넷에 있는 자격증 정보 사이트 등을 통해 좋은 정보를 거저 얻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헬로라이센스 www.hellolicense.com 등에 들어가면 전문가들이 자격증에 대해 무료로 상담도 해주고 많은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실 ‘자격증 준비’가 쉬운 일은 아니다.
사실 내 경우도 단박에 쉽게 자격증을 딴 것은 몇개 되지 않는다.
경영지도사, 번역사 등은 2~3번 만에 얻은 것들이다.
하지만 시험을 자주 보면 출제자의 의도 같은 게 엿보인다.
그만큼 요령이 생기는 것이다.
어차피 남과 구별되게 능력을 돋보이고 싶다면 자격증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다.
시간이 없어 자기계발을 못한다는 건 핑계일 뿐이다.
미래를 위해 자격증 한두개쯤은 준비해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물론 단기적인 득실을 따진다면 득이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격증이 하나하나 모이다 보면 개인의 부가가치, 이른바 몸값을 높일 수 있다.
자격증 하나로 취업과 미래가 보장된다는 안일한 생각만 버리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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