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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사람이 자산" 부쩍 늘어난 '복지'구인
[직업] "사람이 자산" 부쩍 늘어난 '복지'구인
  • 오철우
  • 승인 2000.07.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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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지식 산업에선 우수한 인재가 곧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자산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고급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벤처기업들의 복지후생 ‘공약’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최근 인력 채용에 나선 벤처기업들의 구인광고를 보면 이런 흐름을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다.
‘보약 제공’에서 ‘연 1회 배낭여행’, 심지어 ‘집들이 비용 지원’까지 선거판을 방불케 하는 공약들이 쏟아진다.
핫마트 www.hot-mart.com를 운영하는 퓨처웍스는 최근 자기계발비와 체력단련비는 물론 개발팀에게는 분기별로 보약을 제공하겠다는 채용공고를 냈다.
지금까지 밤샘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에게 비공식으로 제공해온 보약을 아예 복지제도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 남태균(24) 사장은 “예전부터 보약을 냉장고에 쌓아두고 직원들에게 체력보강용으로 제공하곤 했다”며 “사람을 중시하는 우리 회사만의 독특한 직장문화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겨난 제도”라고 말한다.
이 회사에선 나이 적은 직원이 나이 든 여성 직원에게 스스럼없이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가족적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보약제공’부터 ‘집들이 지원’까지 인터넷 통합메시징솔루션(UMS) 전문업체인 웰컴넷 www.wellcommnet.com도 최근 전직원 10명에게 한방 검진과 함께 보약을 달여줬다.
전자상거래 보안 솔루션 업체인 미래산업 소프트포럼 www.softforum.co.kr은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구인공고를 냈다.
UMS 솔루션 업체 브리지텍은 직원들에게 1억~2억원짜리 생명보험을 들어주고 있다.
휴식을 제공하는 벤처도 늘고 있다.
인터넷게임 플랫폼 개발업체 하나소프트 www.hanasoft.net는 직원들에게 여름철 휴가와는 별개로 1년에 한번씩 연봉 재계약 시기에 즈음해 15일간 안식휴가를 주고 있다.
인적 자원이 가장 중요한 벤처기업에서 휴식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투자라는 경영자의 판단 때문이다.
무선인터넷 개발업체 모빌토크의 홍승우(35) 사장은 젊은 시절 배낭여행을 즐겨했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직원들에게 한달간 자기계발 휴가로 배낭여행을 지원하겠다고 구인공고를 통해 약속했다.
또 1년에 한두번씩 해외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세미나에 의무적으로 참가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홍 사장은 “재충전의 시간이 있어야 벤처가 도약할 수 있다”며 “상반기에 일이 바빠 시행하지 못하고 미뤄둔 약속인 만큼 하반기엔 꼭 시행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복지후생 정책만을 보고 고급 인력이 당장 몰리지는 않지만, 다른 업체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회사는 주5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 개발업체 유니모테크놀로지 www.unimo.co.kr는 직원들의 경조금과 동호회 지원금은 물론 집들이 비용까지 보태준다.
이 회사 최돈오(41) 총무부장은 “20·30대 직원들이 많은데 결혼하거나 아이 돌을 맞을 경우 집들이 비용을 따로 지급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복리후생제도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런 벤처기업들의 독특한 복리후생제도는 대기업과는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직장문화를 형성하면서 벤처기업의 생명력을 높이는 구실을 하고 있다.
‘사람 중심’의 직장문화가 벤처기업들 사이에서 서서히 퍼져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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