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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로] 생활설계사 교보생명 조용신 팀장
[나는 프로] 생활설계사 교보생명 조용신 팀장
  • 장근영 기자
  • 승인 2001.07.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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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상태 진단하는 보험왕 그런데도 조 팀장은 “그냥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단지 열심히 해서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고 보기엔 경력이 너무 짧다.
그는 1998년 8월에 교보생명에 들어왔다.
이제 겨우 3년차밖에 안 된 것이다.
하지만 그에겐 남다른 영업 비법이 있다.
87년부터 ‘영업의 기본기’를 충실히 쌓아온 것이다.
조 팀장은 대학졸업 뒤 국내 한 자동차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자동차 세일즈맨으로서 7년간 근무했으니 나름대로 영업의 노하우를 터득할 만도 했다.
따지고 보면 자동차에서 보험으로 업종만 바뀌었을 뿐 일은 그대로였다.
거기에 현재 연봉 2억원을 버는 비결이 담겨 있는 셈이다.
자동차 세일즈로 닦은 기본기 조 팀장은 자동차 세일즈를 하면서 만난 영업사원들에게서 뭔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발견했다.
그들은 자동차 판매라는 ‘큰 영업’을 한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겉멋이 많이 들어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들은 판매보다 말솜씨나 외모에 더욱 신경을 썼다.
또 자동차 안내장이나 리플릿 등이 영업소로 배달되면, 그것들을 그냥 그대로 썩히고 활용을 안하는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현장으로 고객을 찾아가기보다는 찾아오는 손님을 기다리는 게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조 팀장은 처음부터 선배들의 영업 방식을 부정했다.
직접 자료를 챙겨들고 현장을 돌았다.
공단과 회사 등 가리는 곳이 없었다.
그러고 나니 입사 뒤 불과 4개월 만에 영업소의 최고 인기사원이 됐다.
영업소로 걸려오는 전화의 반 이상이 그를 찾는 전화였던 것이다.
입사 4년차가 되던 해에 그는 한달에 한대 파는 것도 어렵다는 자동차를 20여대씩 팔아치웠다.
한 건설회사에서 분양팀장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그는 과감히 차를 갈아탄다.
하지만 산본 신도시의 분양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그는 또다시 자동차 회사 입사 초기와 같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사무소는 신도시와 너무 동떨어져 있었고, 직원들 역시 걸려오는 전화나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아늑한 사무실 대신 컨테이너를 차려놓고 영업을 하겠다고 우겼다.
분양사무소에는 회사나 직장에서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들르는 경우가 많은 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직원들은 일반 회사원과 같은 생활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점도 그의 눈에 걸렸다.
고객이 필요한 시간에 영업을 하지 않으니 실적이 좋을 리 없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개혁해 나갔다.
물론 자신이 영업시스템을 바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신은 단지 기본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주위로부터 부러운 시선이 모여들 때쯤 그는 자기 사업에 대한 욕심이 났다.
토지신탁에서 융자를 받아 자신이 직접 건물을 짓고 분양사업을 해보겠다는 욕구가 발동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시대가 그를 배반하고 만다.
친구와 동업으로 땅을 매입하고 본격적으로 일을 벌이려 할 때 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진 것이다.
땅은 토지신탁에서 할부로 구입했는데, 정해진 기일까지 이자를 못 갚으면 땅을 압수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당시는 잘 돌아가던 공장도 문을 닫는 판이었는데 새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으니, 그야말로 시기를 잘못 택한 셈이었다.
그는 결국 땅을 다 빼앗기고 집에서 6개월을 허송세월했다.
부와 영예, 그동안 쌓아올린 ‘세일즈 귀재’라는 명성이 주는 자부심 등 모든 것이 날아가버렸다.
돌아다니며 일을 하던 사람이 매일 집에 처박혀 있으니 좀이 쑤셨다.
하지만 운명은 우연에 의해 바뀐다고 했던가. 교보생명에서 전문직을 상대로 하는 능력있는 영업사원을 모집한다는 광고문구를 보다가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불과 3년 전이지만 당시만 해도 생명보험은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다.
또 보험이나 금융 등 생소한 분야에서 과연 자신이 제대로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다.
정밀한 생활설계사 되고파 그래서 입사하게 된 교보생명에서 그는 인천 영업소로 발령받았다.
하지만 막상 찾아가보니 복사기 등 사무용 기기도 제대로 구비가 안 돼 있는 등 부족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곧장 영업소장에게 개선해줄 것을 건의했다.
그런 후 다시 발로 뛰었다.
그는 이번에도 입사 8개월만에 2년 이하 경력자를 대상으로 주는 신인상을 받았다.
단 8개월 만에 그는 입사 2년차 이하 설계사 가운데 최고의 성과를 올린 것이다.
물론 일이 만만치는 않았다.
특히 이번에는 의사라는 전문직종을 상대로 하는 영업이었기에 그들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힘이 필요했다.
신문의 경제기사와 경제에 관한 자료, 보험상품 등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학업량이 그를 기다렸다.
이런 난관들을 넘어 남보다 앞서는 영업실적을 올린 데는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좀더 정밀한 생활설계사가 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명함에 새긴 재무컨설턴트(FC:Financial Consultant)로서 충분한 지식을 갖추는 게 필수라는 걸 그는 안다.
또 보험만이 아니라 금융 전반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예컨대 외국계 보험사들의 진출로 각광을 받고 있는 종신보험의 저축기능, 저축성 보험이 은행의 저축상품과 차별화되는 장점 등의 금융지식을 두루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과거에 비법으로 간직하던 현장 중심의 영업, 충실한 자료, 고객과 신뢰관계 형성이라는 기본기에 이젠 전문지식이라는 까다로운 처방이 새로운 비법으로 추가된 셈이다.
보험설계사가 되는 길
보험영업직 사원들에게 특별히 학력제한은 없다.
요즘엔 취업이 힘들고 돈벌이가 수월한 직장이 없어 대졸자들도 많이 선호한다고 한다.
조 팀장은 보험영업에 적합한 사람은 매사에 적극적인 사람이거나, 적극적이지는 못해도 꾸준하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요즘은 전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육을 잘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 밑에서 일을 배우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말도 아끼지 않는다.
사실 영업소나 각 팀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기는 쉽지 않다.
영업 노하우의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도 감안해야 한다.
연봉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실적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조 팀장은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열심히 일한다는 전제조건만 충족시키면 1년차에 월 평균 200만원, 2년차에 300만~4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고 한다.
올해 새로 들어온 20명을 포함해 조 팀장과 함께 일하는 25명의 팀원들이 가져가는 1인당 평균 월급은 270만원 정도다.
교보생명의 경우 직급이 수습, 일반, 전업 등 8개로 나눠져 있다.
가장 위에는 ‘슈퍼’가 있다.
슈퍼는 조 팀장처럼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에게 부여하는 직급이다.
3개월 동안의 평균 영업실적을 기준으로 이 직급 부여 대상자가 결정된다.
평가항목으로는 신규고객 유치, 기존고객 관리 따위의 양적인 고객관리 외에 어떤 상품에 어떤 고객을 많이 유치하는지가 중요하다.
예컨대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보험에, 단기상품보다는 장기상품에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영업을 위해서는 사교성이 뛰어나거나 적어도 사교적인 체해야 한다.
계약을 해지하려는 고객에게 아부를 떨 줄도 알고, 영업사원을 거부하는 업체에게 제법 거짓말도 할 줄 아는 넉살이 필요하다고 그는 귀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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