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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 블루투스 칩 개발 어디까지 왔나
[테크놀로지] 블루투스 칩 개발 어디까지 왔나
  • 박성수(한국전자통신연구원)
  • 승인 2000.07.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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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운용성, 가격 등 해결해야 할 문제 산적...개발, 발표 제품 신뢰성 아직은 안갯속
가까운 거리에 있는 PC와 휴대전화, 프린터, PDA(개인휴대단말기) 등을 비롯한 각종 전자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기술로 ‘블루투스’가 각광받고 있다.
블루투스를 이용하면 이들 디지털 가전기기를 자유롭게 연결해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5달러까지 기격 내려야 한다
그러나 블루투스가 원래 목표한 대로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다음 두가지의 기술적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우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블루투스 스펙에서 정의하는 규격을 잘 만족시켜야 한다.
특히 상호운용성이 보증돼 어느 회사의 모듈을 쓰더라도 상호간의 통신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두번째로 소요되는 부품의 수를 줄이고 부품 단가를 낮춰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5달러 내외의 가격으로 칩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는 20달러 정도가 도달 가능한 가격 수준이다.
블루투스의 전체 구성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두부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림1 참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스펙에 자세히 지정하고 있어,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모듈만 구입했다고 해서 블루투스를 휴대전화나 PDA 등에 사용할 수 없다.
스펙에 지정한 소프트웨어 규격을 만족하는 적절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구입해 장착해야 된다.
하드웨어는 크게 RF부와 베이스밴드부로 나눌 수 있다.
(그림1 참조) RF부는 디지털 신호를 고주파 신호로 바꿔 내보내고, 들어온 고주파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준다.
베이스밴드부는 디지털 데이터를 처리하고 다른 블루투스 기기와의 네트워크 등을 관장한다.
주요 칩 제조회사에서는 블루투스의 부품 수를 줄이기 위해 RF부와 베이스밴드부를 각각 하나의 칩으로 묶거나, RF부와 베이스밴드부를 아예 하나의 칩으로 통합하는 구조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부품을 공급하고 있거나 발표 예정인 주요 칩 제조회사로는 내셔널세미컨덕터, 필립스, 에릭슨, 캠브리지실리콘라디오(CSR), 실리콘웨이브, 필사, 루슨트 등이 있다.
대부분의 칩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발표됐는데, 2000년 상반기에는 샘플 칩 제공 및 양산 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부는 기능을 향상시켜 2001년 상반기에 샘플 또는 양산품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아직까지는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등 블루투스 응용 제품들에 실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내셔널세미컨덕터의 LMX3162는 2000년 2월에 발표된 NEC의 노트북에 장착됐으며, 에릭슨의 RF 모듈도 필립스의 베이스밴드 칩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소비전력 낮추고 또 낮춰라 여러 종류의 칩들 가운데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CSR의 블루코어01이 있다.
이것은 RF 칩과 베이스밴드 칩으로 나뉘어 공급되는 다른 제품과 달리 RF와 베이스밴드, 그리고 호스트와의 연결을 관장하는 제어부까지도 하나의 칩으로 통합해 플래시 메모리와 수정발진기만 추가하면 바로 블루투스 모듈이 완성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CMOS 공정으로 제작돼 다른 칩들에 비해 제조단가가 낮다.
일반적으로 CMOS 공정으로는 선형과 잡음 특성이 우수한 소자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블루투스처럼 고주파 규격이 엄격하지 않은 시스템에서는 CMOS 기술도 충분히 적용 가능함을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칩셋의 개발동향은 모듈로 완성했을 때 제조단가를 줄이기 위해 칩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칩에서 해결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또한 배터리로 동작되는 모든 휴대기기의 공통적인 문제점인 소비전력을 최대한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블루투스가 목표한 대로 모든 컴퓨터 주변장치의 연결 선들을 대체한다면 마우스와 키보드, 헤드셋 등 여러 기기들의 배터리를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동작시간이 짧을 경우 사용자는 상당한 불편을 겪을 것이다.
각 제조회사의 발표자료를 근거로 블루투스용 부품의 소비전력을 보면, CSR의 칩은 대기상태와 음성통화 모드에서 각각 100마이크로암페어와 26밀리암페어를, TEMIC의 RF 칩은 통화모드에서 40밀리암페어를, 필사의 RF 칩은 1.8볼트 전원에 10밀리암페어 이하의 매우 적은 전류를 소모한다.
CSR의 칩 외에는 모두 베이스밴드 칩이 소모하는 전력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소비 전력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종류의 블루투스 지원 칩들이 발표됨에 따라 호환성 또는 상호운용성 문제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블루투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적극적인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가트너그룹의 한 연구원은 “지금은 마치 적외선 LAN 기술이 처음으로 소개됐을 때와 비슷하다.
당시 많은 기업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고, 시연회도 매일 열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이 없어 시들해졌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2월 블루투스에 가입하고, 지난 4월에 열린 WinHEC2000에서 윈도우용 블루투스 소프트웨어 개발 계획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블루투스 부품들이 현재 실장시험 단계를 거치고 있는데, 2000년 하반기부터는 양산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내셔널세미컨덕터의 블루투스 RF 칩은 가장 먼저 양산돼 이미 노트북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많은 외부 부품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블루투스 모듈 전체의 단가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필사의 경우 2000년 1분기 말부터 샘플 칩과 평가 보드 제공이 가능하고, 2000년 중반에나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CSR의 블루코어01을 탑재한 노트북은 2000년 2월 말에 열린 세빗(CeBIT) 전시회에서 시연되었고, 알파 버전의 소프트웨어도 공급되고 있다.
메모리까지 내장한 블루코어02는 2001년 상반기에 양산될 예정인데, 국내에는 이보다 1~2개월 늦게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국책과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업체로는 삼성전자가 뛰어들었고, 일부 대학에서도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노력은 CDMA 휴대전화에서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체험한 결과다.
CDMA 휴대전화의 경우 핵심 칩 국산화가 늦어, 제품생산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퀄컴 등 외국 업체로부터 부품공급 조절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부품 확보에 매달리게 됐고, 부품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에도 한몫을 했다.
자신있게 드러내는 칩이 없다 블루투스 칩의 수요는 휴대전화의 핵심 칩보다도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에까지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 게 현실이다.
사실 지금까지 설명한 외국 칩들의 성능이나 수급계획은 어디까지나 발표일 뿐이다.
일부 제품은 잘 해야 시제품을 보이는 정도에 지나지 않고 있으며, 실제 성능에서도 의심이 갈 정도로 자신있게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블루투스 응용 제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국내 업체들은 샘플 칩은커녕 개발자용 테스트 보드조차도 적시에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테스트 보드를 공급받았더라도 불량품을 공급받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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