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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5천개 가운데 8개만 살아남는다
[브라질] 5천개 가운데 8개만 살아남는다
  • 오진영
  • 승인 2000.07.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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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닷컴 괴담'...광고비 쏟아붓고 적자에 허덕여
처음엔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투자자를 찾기가 어려웠다.
다음엔 기발하다 못해 엉뚱한 발상이라도 인터넷에 사이트만 번듯하게 만들어놓으면 돈이 줄지어 달려들었다.
이젠 들어오는 돈도 없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가뭄에 콩나듯 한다.
남은 건 회사 간판을 내리지 않기 위한, 살아남기 위한 경쟁뿐이다.


이런 정글의 법칙이 브라질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브라질에는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인터넷 이용자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데도 사이트들이 난립해 경쟁이 극도로 과열돼 있다.
책과 CD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사이트가 이미 100개를 넘어섰고, 축구 관련 사이트는 그 숫자가 국내 리그에 출전하는 클럽 숫자보다도 많다.

하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사이트는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결혼식과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10여개 사이트 가운데 수익을 내는 곳은 한군데도 없다고 한다.
PC와 주변기기를 거래하는 사이트는 70여개에 이르지만, 지난 한해 동안 팔린 230만대의 PC 가운데 겨우 4만5천대만이 사이버 공간에서 거래됐다.
브라질에는 현재 570만여명의 인터넷 사용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60만명 정도가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입하는데, 1인당 월평균 지출액은 18달러에 불과하다.
인터넷으로 상품을 구입하는 1300만명의 월평균 지출액이 400달러인 미국에 비하면 40분의 1 수준인 셈이다.
그나마 이들 가운데 절반 가량은 외국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한다.
브라질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이 장사하기 힘들다고 푸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남의 아이디어를 비슷하게 따라해서는 시장에 명함을 내밀기도 힘들다.
인터넷 회사에 창업자금을 대는 투자금융회사 ‘인벤트’의 호베르또 사장은 ‘올 들어 접수한 560개의 사업기획안 가운데 단 2개에만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한다.
선정 기준은 무엇보다도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그만큼 아이디어가 바닥이 났다는 얘기다.
지난 한해 동안 브라질의 닷컴 기업들이 광고비로 쏟아부은 돈은 3억달러가 넘는다.
사이트 운영으로 1원을 벌어들이는 사이에 광고비로 6원을 썼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한다.
유력한 컨설팅 회사 ‘배인 앤 컴퍼니’는 “닷컴 기업 5천개 중 기업화하는 것은 50개이며, 이 가운데 8개만이 이익을 남기고 살아남을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엄청나게 쏟아부은 광고비 덕분에 온라인 기업들이 오프라인 가게를 차리는 역전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의 인터넷 시장도 험난한 약육강식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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