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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 네오위즈
[기업공개] 네오위즈
  • 이원재
  • 승인 2000.07.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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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클릭' 수익성에, '세이클럽' 성장성 날개달까
상반기 매출 165억원...MS와의 원클릭 특허분쟁 결과 주목
네오위즈 www.neowiz.com는 전화모뎀으로 피시통신 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원클릭’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세이클럽 www.sayclub.co.kr도 운영하고 있다.


공모 때부터 ‘사상 최고 주가’라는 영예로워 보이는 이름표에, ‘사상 최고 거품 주식’이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함께 달고다녔다.
결국 신규등록 뒤 사흘 만에 상한가 행진이 무너지더니, 이제는 공모가 3만5천원을 예사로 밑돌고 있다.
공모청약에 참여한 일반투자자들은 가슴을 치고 있다.

네오위즈의 최상온 경영기획실장은 항변한다.
“네오위즈가 공모가 거품의 대표주자라니오. 주당가격만 보고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가 있습니까? 발행주식 수가 적어서 생긴 일입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2500억원을 채 넘지 못합니다.
공모가 거품 논란에서 거론된 다른 종목들에 견주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죠.”
  • 공개포인트 1. 공모가 알려진 만큼 ‘거품’은 아니었다 사실 액면가 100원짜리 주식을 3만5천원에 공모한 데서 논란이 시작됐다.
    주당 액면가를 5천원으로 환산하면 무려 1주당 175만원이 된다.
    사람들이 놀랄 만도 했다.
    그러나 이런 반응은 네오위즈의 자본금이 7억5천만원, 발행주식 수가 750만주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 나오는 것이라고 최 실장은 강조한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625억원이었다.
    높은 주가는 주식 수가 적기 때문에 생긴 환상이고, 기업가치로 따지면 이 정도 시가총액에 머물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주식시장에 올라온 다른 종목들과 비교해보자. 전자상거래업체 옥션은 액면가 500원에 공모가 4만원에 청약을 받았다.
    액면가 5천원 기준으로는 주당 40만원이다.
    하지만 공모가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총액은 5천억원으로, 네오위즈의 두배에 가깝다.
    그런데 네오위즈가 이미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인 반면, 옥션은 매출성장세가 높긴 하지만 여전히 적자기업이다.
    액면가 500원에 공모가 15만원을 제시하면서 네오위즈보다 조금 일찍 코스닥 시장에 등록한 한국정보공학도 비슷한 시기에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휘말렸다.
    그러나 한국정보공학의 시가총액도 공모가 기준 3750억원 수준으로 네오위즈보다는 1천억원 이상 컸다.
    이런 점에서 주가보다 시가총액으로 평가해달라는 네오위즈의 항변은 이유있어 보인다.
    게다가 이미 100% 무상증자를 결의한 상황이다.
    어차피 배정기준일인 8월1일 이후에는 주가가 반값으로 떨어지게 된다.
  • 공개포인트 2. 수익성 초고속통신 서비스에 흔들리는 원클릭 서비스 네오위즈에게 ‘황제주’라는 명칭을 안겨준 사업은 전화모뎀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원클릭 서비스다.
    지난 97년 6월 회사를 세운 뒤, 준비기간을 거쳐 98년 4월부터 시작한 이 서비스는 지난해 비로소 꽃을 피웠다.
    지난해 네오위즈의 매출액은 85억원, 올 상반기에는 165억원이었다.
    매출액의 거의 100%가 원클릭쪽에서 일어났다.
    사용자들에게 접속 프로그램이 담긴 무료CD를 배포한 뒤, 접속한 사람들에게 분당 20원씩의 접속료를 전화요금 고지서를 통해 부과하는 방법으로 돈을 거둬들였다.
    매출성장보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수익성쪽이다.
    지난해 경상이익은 44억원, 순이익은 34억원, 올 상반기에는 경상이익 55억원, 순이익 45억원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들조차도 매출성장률은 높지만 수익률은 그다지 높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를 기약하는 처지다.
    네오위즈는 수익성의 고지를 먼저 탈환한 뒤 밑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다.
    네오위즈에게도 고민은 있다.
    전화모뎀 인터넷접속은 국내에서는 이미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사업이다.
    ADSL, 케이블모뎀 등 초고속인터넷 접속 서비스가 가정에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엘지투자증권 이왕상 선임연구원은 “원클릭 서비스의 대상고객은 한달에 서너시간 정도 인터넷을 사용하는 ‘라이트 유저’(light user)들로, ‘헤비 유저’(heavy user)들을 대상으로 하는 초고속통신과는 시장이 다르다”며 “초고속통신 성장이 어느 정도 타격은 주겠지만 수익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신영증권 박세용 연구원은 “전화모뎀 인터넷접속은 어디까지나 과도기적인 시장”이라며 수익의 지속성에 의문표를 달았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최근 연구자료도 시사점을 준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미국 가정에서의 전화접속 인터넷 사용자는 모두 2500만명인데, 2002년에는 5천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고속통신망 사용자 수는 98년 50만명에서 2002년 1500만명으로 더욱 가파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인터넷 전화접속 비중은 줄지만, 인터넷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화접속 사용자 수도 따라서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 공개포인트 3. 원클릭 특허분쟁 길고 지리한 싸움의 초입 수익성과 관련한 또 하나의 변수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벌이고 있는 특허분쟁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98의 후속 운영체제로 나올 윈도우 밀레니엄 에디션에 전화접속 인터넷 서비스인 ‘한클릭’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그것도 현재 분당 20원인 원클릭보다 훨씬 싼 분당 3원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네오위즈는 특허권을 내세우며 맞섰다.
    지난 4일 “원클릭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및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에 “한클릭 탑재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
    네오위즈의 특허권 취득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분쟁 결과는 아직 알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선 특허권이 정확히 비즈니스 모델 특허라고 할 수 없다.
    특허청 박정학 심사관은 “네오위즈의 원클릭 서비스 특허는 사업방법에 관한 것이 아니며,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기 위한 장치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화모뎀을 통한 인터넷접속 방법 전체에 대한 독점권이 아니라 일부 기술에 대한 독점권이라는 얘기다.
    그나마 아직 이의신청 절차가 남아 있다.
    특허취득 뒤 석달 동안 이의신청 기간이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가 ‘특허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확정된 뒤에도 다른 전화모뎀 인터넷접속 서비스들의 특허침해 여부를 가리는 데는 더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결국 이번 특허분쟁은 몇년에 걸친 길고 지리한 법정공방이 되든지, 아니면 네오위즈와 마이크로소프트 사이에 극적인 가격협상으로 매듭을 짓게 될 전망이다.
    어느 쪽이든 기업수익 신장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결론으로 보인다.
  • 공개포인트 4. 성장성 세이클럽과 지불솔루션쪽의 수익모델은? 네오위즈 스스로도 전화모뎀 인터넷접속만으로는 높은 성장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사실은 그래서 시작한 사업이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인 세이클럽이다.
    세이클럽은 현재까지는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오위즈쪽은 “동시사용자 수가 4만여명에 이르러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알렉사닷컴의 조사 결과 6월 국내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페이지뷰 기준 1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인터넷 사이트들과 마찬가지로 수익모델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회사쪽이 잡은 올해 목표매출액 460억원 가운데 세이클럽 광고매출은 2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회사조차도 온라인 광고수익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최상온 실장은 “장기적으로는 확보한 회원을 바탕으로 유료 콘텐츠 사업을 벌여 수익을 내겠다”고 말했다.
    물론 세이클럽에만 ‘목숨을 건’ 것은 아니다.
    네오위즈는 앞으로 유료 콘텐츠 판매가 커뮤니티의 성장성을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관건이라고 보고 지불솔루션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9월께부터 현재 개발중인 솔루션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오히려 더 성장성이 있어 보이는 것은 원클릭 서비스의 해외진출이다.
    나성균 대표는 최근 원클릭 서비스의 수출을 모색하러 중국 등 아시아 국가를 차례로 방문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아직 전화모뎀 인터넷조차 시작단계에 불과해 충분히 성장성이 있다는 계산이다.
    성장성에 대한 네오위즈의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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