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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주] 초고속인터넷, 주식시장에서의 대접은?
[첨단기술주] 초고속인터넷, 주식시장에서의 대접은?
  • 신동녘(사이버IT애널리스트)
  • 승인 2000.07.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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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98년 말 5만여명에 불과하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올 4월 말에는 86만명으로 무려 17.2배 증가하였으며, 6월 말에는 다시 2배 가까운 157만명으로 늘어났다.
여기다 공급부족으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대기자가 63만명에 이르고 있어 공급만 원활하다면 연말까지 500만명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이러한 폭발적인 증가세 속에 국민들은 초고속인터넷에 과연 얼마만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을까? 그리고 이 부분이 주식시장엔 제대로 반영되고 있을까?고속인터넷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5조원 필자는 97년에 논문을 준비하면서 그 당시 업계에서 처음 개발을 시도하던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망)과 케이블모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을 통해 그 당시 가장 빠른 33.6Kbps급 전화선 모뎀보다 30배 빠른 1Mbps 또는 300배 빠른 10Mbps의 속도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이 서비스의 이용에 얼마만한 요금을 지불할 것인가를 조사한 적이 있다.
하이텔 이용자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가상적 가치추정기법을 적용한 결과, 국민들이 초고속인터넷에 부여하는 경제적 가치는 1Mbps급일 경우 월 3688억원, 10Mbps급일 경우 월 4154억원이었으며,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4조5천억~5조원의 가치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추정치는 국민이 실제 지불하려는 금액을 바탕으로 경제이론에 따라 과학적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시장규모 산정 방법보다 훨씬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고 있으며, 따라서 고속인터넷이 이 정도의 시장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하겠다.
그러면 이러한 시장규모가 주식시장에는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일까? 초고속인터넷 업체들 중 주식시장에 상장 또는 등록되어 있는 기업은 11개 업체 정도이다.
서비스 업체는 드림라인, 하나로통신, 한국통신공사, 데이콤 등 4개 업체에 불과하며, 나머지 7개 기업은 장비 업체이다.
주가 측면에선 서비스 업체가 장비 업체보다 작은 폭의 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재 유통주식 수가 워낙 많은데다, 앞으로도 서비스 확대에 필요한 적지않은 비용과 과다경쟁, 그리고 여의치 못한 초고속모뎀 공급 등으로 수익을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서비스 업체들의 주가상승에 발목을 잡고 있다.
장비 업체라고 결코 편한 것은 아니다.
ADSL모뎀이나 케이블모뎀의 경우 핵심 칩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시장진입이 쉬워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
따라서 순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외국의 핵심 칩 생산업체가 국내업체들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초고속인터넷모뎀의 품귀현상은 국내업체의 생산능력 부족이 아닌 핵심 칩의 공급부족에 그 원인이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 초고속인터넷 분야는 엄청난 잠재적 시장규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주식시장에서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기초기술 향상에 소홀히 하고 업체간 과당경쟁을 벌인 업체들 잘못이 크다.
그러나 최근 장비업체를 중심으로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한가닥 희망을 준다.
성미전자, 재스컴, 인터링크 등의 장비업체는 기존 고속인터넷모뎀 업체에서 고속 광전송장비 업체로 급속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저수익의 고속모뎀은 난립해 있는 업체들에게 넘기고,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을 요하는 부분에서 수익을 올리자는 전략을 쓰고 있다.
장비 업체가 기술축적도와 수익률이 높은 분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높은 기술축적도를 바탕으로 시장 진입장벽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 초고속인터넷 장비 업체의 옥석을 파악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초고속인터넷의 엄청난 시장규모에 비추어볼 때 옥석이 구분된 기업의 현재 주가는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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